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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의 '집으로'편은 정말 최고의 방송이었던 것 같다. 큰 웃음과 자연스런 감동까지 주었던 1박 2일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패밀리가 떴다'와 비슷한 컨셉으로 진행되었지만,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던 1박 2일의 '집으로'편은 두메 산골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가 일도 도와주고, 게임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어르신들을 여행 보내는 것만 아니라면 '1박 2일이 떴다'라고 해도 좋을 만큼 '패밀리가 떴다'의 컨셉과 비슷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아니 패떴에 기대했던 모습을 1박 2일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정말 친손자같이 할머니와 말트고(?) 지낸 멍충이와 순길이는 TV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캐릭터였다. 보통 방송에서는 어르신들께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 하지만, 정말 친손자와 같이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는데 MC몽과 이승기는 마치 거산댁 할머니의 친손자처럼 보일 정도로 행동함으로 더욱 자연스런 웃음과 감동을 이끌어 내었다.


'패밀리가 떴다'는 도착하기 무섭게 최대한 격을 갖추어 어르신들을 쫒아내기 바쁘고, 어르신들이 돌아오시자마자 떠나가 바쁘다. 어르신들이 시킨 일들도 패떴의 게임을 위해서 만들어진 작업처럼 느끼질 정도로 어색하며 일도 대충 하다가 게임만 주구장창한다. 패떴 멤버들은 누구나 다 농사일에 귀신들이다. 어르신들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웬만한 일들은 어떻게 알아서 다 할 줄 안다.

반면, 1박 2일에서 어르신과 함께한 '집으로' 특집은 장작을 피우는 것부터 일일이 하나씩 다 어르신들이 가르쳐주며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게임으로 진행되었다. 최신 유행하는 러브라인을 강조한 게임이 아닌, 대한민국 남녀노소가 다 아는 스피드게임과 방과 방 게임을 통해 어르신들 위주로 게임이 진행되었다.

이런 1박 2일의 모습은 무한도전의 모습과 비슷해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1박 2일이 나왔을 때만 해도 무한도전의 아류작이 아니냐는 말들이 많았다. 1박 2일의 시작이 무한도전의 서바이벌을 보고 시작했기 때문에 컨셉이 비슷한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1박 2일은 무한도전과 완벽한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제 더욱 무한도전과 닮아가고 있다.


무한도전과 닮아가는 것은 바로 이미지이다. 무한도전의 이미지는 시청률로 판단할 수 없다. 무한도전이 가진 내공과 시청자들의 충성심은 절대적이다. 무한도전이 재미없을지라도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내며 응원과 격려를 해 준다. 김태호 PD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름이 잘 알려진 PD가 되었고, 사람들은 프로그램 안에 그가 보내는 메세지를 읽으려 노력한다.

무한도전이 지금과 같은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동안 믿음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실패를 했으면 실패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시청자와 약속하면 어떡해서든지 지켜내고 만다. 게다가 매번 신선한 시도로 그 안에 메세지를 담으며 웃음과 동시에 감동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한도전이 달력을 판다고 하면 서로 사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한도전이 파는 것들은 모두 좋은 곳에 쓰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필요 없어도 살 정도로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드 파워는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

1박 2일의 이미지는 점점 무한도전과 닮아간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기 시작했으며,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추구한다. 오히려 1박 2일은 더욱 시청자에게 다가감으로 아예 프로그램 자체에 시청자를 끌어들었다. 그래서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며 리얼한 모습을 이끌어내었다. 그 안에 메세지까지 담고 있다. 그리고 그 메세지가 효과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이번 1박 2일 '집으로'편을 통해서 아마도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하며 전화를 한 통씩 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영향력이 1박 2일의 이미지가 신뢰도를 점점 높여주며 1박 2일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1박 2일의 앞으로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이미 1박 2일만의 차별화를 끌어내었고, 이미지도 좋아졌다. 시청자들의 충성심도 높아졌으며 기대치를 항상 채워주고 있다. 1박 2일이 이런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리얼"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리얼은 신뢰로 이어지고 신뢰는 충성도와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더욱 신선한 재미와 자연스런 감동으로 시청자와 함께 변화해나갈 1박 2일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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렸을 적에 빠삐용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설날이나 명절 때면 한번씩 틀어주곤 하기도 했다. 더스트 호프먼과 스티브 매퀸이 주연했던 빠삐용은 주인공 앙리 샤리엘의 가슴에 나비 문신이 있어서 빠삐용이라 불리웠었다. 간직하고 보고 싶은 명작 영화 중 하나이다.

빠비용은 프랑스어로 나비라는 뜻이다. 그리고 같은 이름의 영화가 곧 개봉할 예정이다. 하지만 옛날 빠삐용과 헷갈릴까봐 그랬는지 빠삐용이 아닌 버터플라이라는 이름으로 개봉된다. 빠비용, 버터플라이는 모두 나비라는 뜻이다.

위드블로그의 협찬으로 시사회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오랜만에 아버지와 함께 중앙시네마로 향했다. 시사회를 보고 난 느낌은 "잔잔한 미소"였다. 아버지와 나는 영화관을 나오면서 기분 좋은 잔잔한 미소를 지었고, 매서운 겨울 바람이었지만, 오는 내내 가슴이 훈훈하였다.

할아버지와 꼬마 그리고 철학

버터플라이는 프랑스 영화이다. 프랑스 영화는 자칫하면 무한한 지루함으로 빠져들 수 있지만, 버터플라이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잔잔한 감동 속으로 끌고 들어감으로 편안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빠른 진행과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10분정도 우려먹을 수 있는 장면도 순식간에 넘어가버린다.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라 생각한다.

버터플라이는 할아버지와 꼬마의 이야기이다. 할아버지는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 만큼 오랜 세월과 경험이 묻어있다. 세상을 관망하고 지나온 세월을 영화처럼 되뇌어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반면 꼬마는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하고 호기심이 가득하다. 순수하고 창의적인 질문으로 하나씩 세상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인생의 끝부분과 첫부분이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바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과정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그것을 철학이라 한다. 프랑스 영화에는 이런 철학적 메세지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때로는 난해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프랑스 영화의 매력이기도 한 것 같다.

꼬마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그에 대해 답변을 해 준다. 때로는 이상한 답변을 해 주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인생이 담겨져 있다.

버터플라이, 즉 나비는 못생긴 애벌레에서 시작하여 움직이지 못하는 번데기가 되었다가 아름다운 성체인 나비가 된다. 그리고 나비는 며칠밖에 살지 못한다. 가장 아름다운 때는 가장 짧은 시기이기도 한 것이다. 버터플라이가 어떤 메세지를 던져주고자 하는지 내가 알 턱이 없지만, 그저 마음이 가는데로 느끼기에는 매 한순간 한순간을 아름답게 살라는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할아버지와 꼬마 아이의 노래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귓가에 아직도 울리는 멜로디에 귀 기울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버터플라이는 그런 영화인 것 같다. 잔잔한 미소같은 영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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