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춘천 KBS 공개홀의 모습입니다. 행사 2시간 전부터 길게 늘어선 줄. 열정락서가 열리나보군요. 열정락서를 취재하기 위해 이번에는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열정락서가 회가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많은 청년들이 참가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었는데요, 오늘 있을 인천편도 매우 기대가 됩니다. 


대학생이 대다수였지만, 고등학생들도 보이고, 어르신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열정락서가 단순히 대학생에 국한된 축제가 아니라 전세대에 걸쳐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하는 젊음의 축제가 된 듯한 느낌인데요, 이번 열정락서에는 김난도 교수님과 삼성 SDS의 고순동 대표님, 그리고 갈갈이 박준형님이 멘토로 나오게 됩니다. 


열정락서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기념 촬영장.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즉석해서 사진을 인화해주니 좋은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등록을 하신 분은 맛있는 간식을 받아가실 수 있는데요, 이번에는 떡으로 만든 블루베리 컵케잌이었어요. 


앞의 데스크에 등록을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열정의 젊은이들입니다. 날씨도 쌀쌀했는데 추운 날씨를 뚫고 달려온 뜨거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이번 열정락서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김난도 교수님.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많은 청춘들을 위로해주고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 김난도 교수님. 오늘도 매우 기대가 됩니다.

 
안에는 열정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좌석이 모자라서 계단에도 모두 앉고 나중에는 공개홀 바깥에서 TV로 시청을 하시는 분들까지 생겨났어요. 열기가 정말 엄청나죠?


사회자는 반가운 얼굴, 안상태씨네요. 제가 본 사회자 중에 사회를 가장 잘 보는 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원활한 진행과 빠른 순발력, 공감대를 유도하는 방법이라든가 최신 트렌드 파악 등을 제일 잘 하는 사회자인 것 같아요. 열정락서에서 두번째 뵈었는데요, 두번 모두 최고의 사회를 보여주셨습니다. 

 
이번 열정락서의 오프닝은 "좋아서 하는 밴드"와 함께 했습니다. 밴드 이름 없이 활동하다가 어떤 분이 밴드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길레 그냥 나온 말이 "좋아서 하는 밴드"라고 나왔다는 자유롭고 경쾌한 밴드, 좋아서 하는 밴드의 무대가 이어졌는데요, 왼쪽부터 안복진, 조준호, 백가영, 손현씨에요. 발랄하고 경쾌한, 그리고 아기자기한 자유로움이 느껴졌습니다. 


이 분은 누구일까요? 얼굴도 하얗고, 키도 훤칠하고, 스타일도 좋고, 선한 인상의 이 분은...

 
예, 바로 김난도 교수님입니다.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의 교수님이자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이시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더욱 이슈가 되었던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교수님 역시 청춘을 유지하고 계시더군요. 연락처도 트위터 하나 남겨두는 센스. 강의 동안에 "뭥미"를 연발하는 센스까지 보여주선 청춘 김난도 교수님의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거창고등학교의 십계명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학창시절 때 나왔던 것인데, 저도 이 십계명을 마음 속에 깊히 간직하고 살아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청년들의 고민은 어떤 길로 가야 하는가에 있다고 합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기도 하다네요. 어디로 갈지는 선택에 대한 질문이고, 선택은 어떤 기준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듯, 자신의 기준을 먼저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창고등학교의 십계명을 먼저 기준으로 보여주셨어요. 또 한가지 보여준 기준은 스티브잡스의 Stay hungry, Stay foolish였습니다. 

김난도 교수님은 어떤 기준을 잡고 어떤 길로 가라고 말하고 계신가요? 배고프고 멍청한 길. 그 길을 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월급이 적고, 단두대가 있고, 부모와 아내가 모두 반대하는, 그리고 승진의 기회도 없는 황무지로 가라고 하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기 위해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씩 다들 가지고 계시죠? 3살 된 제 아들도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있는 세상이니 보편화되었다고 볼 수 있을겁니다. 김난도 교수님이 아시는 한 어르신께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시길레, 잘 사용하고 계시냐고 물어보았도 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보니 어플리케이션이 하나도 깔려 있지 않았다고 해요. 왜 어플을 설치 안하셨냐고 물어보니 통화만 하고, 잘못하면 망가질까봐 설치하지 않았다고 했답니다. 제 주변에도 5,60대의 어르신들이 종종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시는 것을 보는데요, 잘 활용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희 부모님만 보아도 어플리케이션이 없는 통화만 되는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십니다. 이유는 망가질까봐, 잘 모르니까, 어려울 것 같아서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어찌되었건 그 스마트폰은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전화기나 마찬가지겠죠. 

젊음을 젊음에게 주기 너무 아깝다

스마트폰의 어플을 깔지 않고 통화만 하는 어른들을 보면 답답하고 왜 스마트폰을 샀나 싶은 마음이 들듯, 김난도 교수는 젊은이들을 보면 "저 청춘 나 주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스마트폰같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젊음인데 그냥 통화하는데에만 사용하고,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젊음을 바라보면 그 젊음이 답답하고 저 젊은 그냥 나 주지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어플을 찾고, 그 젊음을 최적화하는 것. 최선의 나 자신이 되는 것이 바로 젊음이고 성공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최적의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서 젊음을 최적화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정체성"으로 답하십니다. 많은 대학생들이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들 토익 점수를 높히기 위해 영어 학원을 다니고 학점과 학력에 치중하는 삶을 살고 있죠. 이에 대해 왜 죽도록 노력해서 남과 똑같아지려고 하는가라고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오리가 되지 말라!

오리는 물에서 수영도 곧잘 합니다. 육지에 나오면 뒤뚱거리긴 해도 잘 걷죠. 깜짝 놀라키면 날기도 합니다. 스펙은 정말 죽이죠. 최고의 스펙을 가지고 있는 것이 오리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나는 것에 대해 뽑으려 한다면 독수리를 뽑을 것입니다. 헤엄 치는 것에는 돌고래를 뽑겠죠. 육지를 걷는 것에는 말을 뽑을 겁니다. 오리가 되려 하지 말고 독수리가 되고, 돌고래가 되고 말이 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이죠.

보통 이런 브랜드를 갖지 못하고 오리가 되는 이유는 불안해서입니다. 불안하니까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다가 남들이 좋다는 것 따라하다가 오리가 되고 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내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각이 없기 때문이죠. Be yourself. 당신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고민만으로는 자신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동사를 잘못 쓴 것이라고 하는데요, 자신은 찾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 만드는 것, 쌓아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경험과 학습과 성장이 정체성을 갖는데 필요한 것이죠. 꼭 해외에 나가는 것만이 경험과 성장을 시켜주는 것은 아닙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느라 여행 갈 시간도 없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죠. 

똑같이 편의점에서 일해도 한명은 시간이 언제가나 하고 시계만 쳐다보고 있을 수 있고, 또 한명은 아침의 소비자와, 점심의 소비자, 저녁의 소비자들의 소비 스타일을 분석할 수도 있죠. 편의점 손님이 줄면 왜 손님이 줄게 되었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편의점을 바라보며 그것을 노트에 적어둔다면 그것이 바로 정체성이고 브랜드의 밑걸음이 되며 젊음을 젊음답게 사는 것이라 말합니다. 

링컨이 길을 걸어가는데 한 노인이 앉아서 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합니다. 하지만 그 톱은 날이 매우 무디었죠. 그래서 잘 잘리지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링컨은 그 노인에게 가서 톱의 날이 무디니 날을 갈고 다시 잘라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노인은 지금 일이 바빠서 빨리 해야 한다며 톱을 계속 켰다고 합니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이 있듯, 이런 것이 바쁘지만 실제로는 게으른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두고 김난도 교수님은 분주 속의 나태라고 하고 있습니다. 

링컨은 그 이후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하죠. 나무를 베는데 8시간이 주어졌다면, 6시간은 도끼를 가는데에 시간을 사용하겠다고 말이죠. 우리의 도끼는 충분히 날카로운지 질문을 하였는데요, 도끼가 무딘 이유는 마음이 조급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한발 떨어져서 더 중요한 정체성을 찾고 브랜드를 만들어 나간다면 훌륭한 도끼를 만들어 빠른 시간에 나무를 벨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의 전성기는 언제일까요?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았는데 평균 29세가 나왔다고 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꽃은 가장 빨리피는 매화가 아니라 후에 피는 장미이듯, 인생의 전성기를 너무 빨리 잡지 말라고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전성기는 언제였을까요?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였을까요? 노벨상과 대통령이 되었을 때 였을까요? 

인생을 시계로 놓고 본다면 80세의 평균수명으로 계산했을 때 1년에 18분이라고 합니다. 전 33살이니 오전 9시 54분이네요. 여러분의 인생 시계는 몇시인가요? 


두번째 멘토이신 삼성 SDS의 고순동 사장님이 나와셨습니다. 스마트 시대의 강자를 꿈꾸라는 주제로 강의가 시작되었어요. 


글로벌 ICT환경의 변화와 대응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셨는데요, ICT란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약자라고 하는데요, 유용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다루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정보는 곧 힘을 상징하는데요, BC 40,000년 전에 그려진 라스코 동굴 벽화를 보면 매우 정교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당시에 이런 그림을 그리며 사냥을 하기 전에 제사를 지냈다고 하는데요, 그림을 그리며 제사를 지내는 제사장에겐 엄청난 파워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다음엔 B.C 3000년 전에 문자가 발명이 되죠. 문자의 발명은 곧 역사의 시작이고, 정보의 축적이 됩니다. 또한 지배계층의 전유물이 되기도 하죠. B.C 700년 경에는 스파르타에 스키탈레라는 암호가 발명됩니다. 글씨가 세겨진 가죽을 나무에 말면 글씨가 되는 엄호였는데요, 스파르타는 이런 정보의 전략적 활용을 매우 잘했다고 하네요. 

1500년대에는 금속활자가 발명되었는데, 구텐베르그의 인쇄술 덕분에 정보의 대량 복재가 가능해졌고, 지식의 대중화와 과학혁명의 촉발 그리고 종교 개혁이 일어났었죠. 이 덕을 제일 많이 본 사람이 바로 마틴 루터라고 합니다. 이후 1940년데 군사적인 목적으로 ENIAC이란 컴퓨터가 발명되죠. 정보의 디지털화가 시작되고, 정보의 무한복제와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집니다. 이후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정보의 바다가 되지만 정보의 유기적 연계가 중요해지죠. 그리고 이젠 Mobile, Cloud, Social, Green, Open이라는 키워드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유기적 연계, 즉 정보의 가공은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이런 패러다임의 쉬프트는 Smart & Convergence라고 고순동 사장님은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 기술이나 성능이 똑똑하게 하나로 융합된 것이란 뜻이죠. 이는 산업, 기기, 학문,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를 맞이하여 무엇을 준비하여야 할까요? 우선 일하는 방식이 변화되었다고 합니다. 소통이 중요시 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죠. 지식 중시도 중요하지만 재능 중시가 더 중요해진 시대가 된만큼, 자기가 제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즐기고 다른 사람이 잘하는 것을 존중하는 것이 이 시대를 맞이하여 준비해야 할 것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갈갈이 박준형씨가 나왔어요. 오랜만에 봐서 더 반갑네요. 나오자마자 갑자기 뭐든지 해야 한다며 술마시고 취해서 쓰러져서 피자도 만들어보고 나이트클럽에 가서 부킹도 목표를 정해서 40번씩 해보기도 하고, 발 가는데로 여행도 가보라고 하고, 양다리에 문어다리도 걸쳐보라고도 하고, 애인을 과감하게 차 버려보기도 하라 합니다. 경험을 위해서 말이죠. 처음엔 긴가민가했습니다. 과연 그것이 좋은 경험이 될까? 과연 그렇게 살도록 종용해도 되는 것일까? 하지만 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를 한번 들어볼까요?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가수는 누구일까요? 박준형씨의 말로는 김현철씨라고 합니다. 주영훈씨라고 합니다. 이소라의 '난 행복해'는 거미가 불렀고, 얼마 전에는 울랄라세션이 불렀죠. 그런데 이 노래의 작사, 작곡은 김현철씨가 했습니다. 김현철씨 곡이죠. 그래서 이소라가 불러도, 거미가 불러도, 울랄라세션이 불러도 모두 김현철씨의 통장에 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주영훈씨도 마찬가지겠죠? 

앞으로는 컨텐츠 제작자가 돈을 버는 시대가 되었는데요, 창조적인 컨텐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승리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창조적"은 어디서 나올까요? 그것이 바로 경험해서 나온다고 말하고 있죠. 연필로 글을 쓰다가 지우개로 지우는데 지우개가 자꾸 없어지자 연필 뒤에 지우개를 부착시켰다는 이야기는 잘 알고 있죠? 이 이야기처럼 우선 지우개를 잃어버려 불편했던 경험이 필요한 것이죠. 그리고 그 불편했던 경험은 아이디어가 되고 그것은 창조적인 컨텐츠가 됩니다. 


주위의 모든 것을 즐기고, 느끼고 불편함을 인식하는 자각이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필요하다고 박준형씨는 말하였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을 조금 다르게 해야 한다네요. 성악가는 동요를 불러도, 발라드를 불러도 똑같은 방법으로 노래를 하죠. 연극배우도 목소리만 들어도 이 사람이 연국배우인지 알 수 있는데요, 이것은 그 목소리가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가 아니라 가장 멀리 낼 수 있는 목소리, 가장 멀리 전달할 수 있는 목소리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성악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가 아니라 가장 멀리가는 목소리라는 것이죠. 전통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고정관념을 만들어 성악은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라고 인식하게 합니다. 이런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것, 그것이 불편함을 인식할 수 있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고, 그 불편함을 인식했을 때에 떼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경험을 많이 해 보아야 한다고 극단적인 예를 들며 말했던 것이죠. 

열정락서 춘천편을 들어보았는데요, 이번에도 김난도 교수님을 비롯하여 김순동 사장님과 박준형씨까지 많은 설렘과 열정을 가져다 주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번 열정락서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인식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고,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등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으며 정체성을 갖는다면 시간이 조금 걸릴지 모르지만, 도끼의 날을 갈아 나무를 쓰러뜨리듯 더 빠르고 멋진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불안이 가장 큰 적인 것 같습니다. 옆에서 도끼질을 시작하며 꽝꽝 소리가 나니 나도 불안해서 정체성이고 뭐고 우선 도끼질부터 시작하는 것이죠. 열정이란 불같은 성질의 것만이 아닌 더 뜨겁게 되기 위해 기다리는 지혜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열정락서 멘토들의 말처럼 오리가 되지 말고, 자신을 인식하며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정보의 가공을 해 나간다면 땀흘리는 멋진 젊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전주 비빔밥과 전주 국제 영화제로 유명한 전주에서 열정락서가 열렸다. 전주의 젊은이들은 또 얼마나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을지 기대하며 전주로 이동을 하였다. 가는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았다. 정오인데도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하여 어둑 어둑했다. 급기야는 소나기가 오기까지 했다.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오기에 열정락서를 듣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올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해보니 그건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줄이 건물 안으로도 모자라 건물 밖으로 나와서 건물을 감쌀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었으니 말이다. 다들 설레는 마음으로 열정락서에 참여하기 위해 우산을 쓰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열정락서에 참가 확인을 하려는 줄과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친구들과 함께 열정락서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번 전주의 열정락서에는 한국경제의 정규재 논설위원과 SERI의 류한호 전무 그리고 가수 윤상씨가 멘토로 나와서 청년들에게 열정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역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포토 월이었다. 폴라로이드로 직접 찍어서 기념품으로 사진을 주니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수도 있을 것 같다. 


행사장 안은 금새 가득차게 되었다. 2층까지 사람들로 가득 찼으니 1200여명 정도의 사람들이 열정락서를 듣기 위해 온 것이다. 


첫 무대는 옥상달빛의 공연이 있었다. 옥상달빛은 5000장의 초판 앨범을 매진시키며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디 뮤지션이다. '수고했어, 오늘도', '없는게 메리트', '옥상달빛'등 다양한 노래를 들려준 옥상달빛. 그녀들의 노래는 유독 청춘과 아픔에 관한 내용들이 많고, 순수하고 경쾌한 멜로디로 풀어나가 마치 열정락서를 음악으로 들려주는 듯 했다. 


아름다운 옥상달빛의 공연이 끝나고 사회자인 오종철씨가 나와 본격적인 열정락서가 시작되었다. 첫번째 멘토는 한국경제의 정규재 논설위원 실장의 강의였다. 


먼저 정규재 논설위원은 키 이야기로 시작했다. 보다시피 정규재 논설위원의 키는 작다. 하지만 그의 아들은 키가 180cm가 넘는 큰 키라고 한다. 재미있는 점은 요즘 우리 나라 가족을 살펴보면 할아버지가 제일 작고, 아버지가 좀 더 크고, 자녀는 더 크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 집만 보아도 할아버지보다 아버지가 더 크시고, 아버지보다 내가 더 크다. 내 자녀는 나보다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 유라시아 동쪽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키가 제일 크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유라시아 동쪽 나라 중에 가장 키가 작은 나라는 북한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할아버지의 키가 제일 크고, 아버지가 좀 더 작고, 자녀가 제일 작다는 것이다. 경제의 규모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 나라이고, 이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10여년 전 대학교 1학년 때 난 아프리카에 1달간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미리 공부하고 갔지만, 문화적 충격을 적잖이 받았다. 학교와 선생은 있는데 책이 없어서 교육을 못하고, 병원과 의사는 있는데 약이 없어서 치료를 못하고 있었다. 그곳에 책을 가져다 주고, 의료품을 전달해 주며 우리나라에서의 삶은 너무도 풍족하고 허영스러웠다는 것을 절감하고 왔다. 가까이에서 보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지만, 좀 더 떨어져서 보면 5천만명의 사람들이 2만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7번째 나라인 것이다. 

우리나라가 큰 나라라는 이야기와 더불어 양극화에 대한 정규재 논설위원의 의견이 이어졌다. 자본주의의 결과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한다. 잘 사는 사람은 더 잘 살게 되고, 못 사는 사람은 더 못살게 되는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는 양극화가 아니라도 그는 주장한다. 우리는 공정한 시스템을 원한다. 일을 열심히 하면 그만큼 잘 살게 되고, 일을 하지 않는다면 못살게 되는 것. 그것이 공정한 시스템일 것이다. 세계가 양극화가 되고 있다면 중국이나 인도는 점점 더 못살게 되어야 할 것이고, 미국과 유럽은 훨씬 더 잘 살게 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하루에도 수천만명씩 중국과 인도에서 신중산층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반면 오후 2시가 퇴근 시간인 그리스는 재정위기에 처해있다. 


경제 성장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고, 그것은 경쟁을 통해 일어난다. 이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경쟁을 두려워 하지 말자". 경쟁을 안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경쟁을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는가가 더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공정한 시스템에서 투명한 경쟁을 통하여 성장해 나가는 것이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청춘은 아름답다는 말은 이미 청춘이 지난 사람들이 그 시절을 되돌아보며 추억할 때나 쓸 수 있는 말이라고 한다. 청춘은 아름답지 않고 괴롭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 이유는 정해진 목표가 없기 때문에 더 괴롭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라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갔다. 더불어 그는 청년의 때에 북경에서 상해까지 걸어가보라고 제안한다. 정규재 논설위원은 지금도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간다고 한다. 자기소개서에 면접관조차 신경쓰지 않는 스펙만 나열하는 것보다 북경에서 상해까지 걸어갔다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은 아마도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건 도전과 열정 그리고 한걸음씩 걸어가는 성실함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 



두번째 멘토, SERI의 류한호 전무의 강의가 이어졌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류한호 전무는 High-quality 프로가 되자라는 주제로 강의를 시작했다. 서글 서글한 이미지와 부드러운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던 류한호 전무는 "품질"에 대한 이야기로 운을 띄웠다. 20여년 전에 삼성에선 신경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여 류한호 전무는 품질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질"이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한 철학책을 보았는데 거기에 "질"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었다고 한다. "원목적에 의한 응합성" 어려워보이지만 풀어보면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원목적은 Original function, 즉 고유 기능을 의미하고, 응합성이란 충실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원래 목적에 충실한 것이 고질(高質,high quality)이다. 안경의 본래 목적은 잘 보이는 것이고, 잘 보이는데 충실한 안경이 고품질의 안경이듯 말이다. 

그렇다면 원목적에 충실하지 않은 것은 저질(低質)일 것이다. 더불어 변질과 악질도 있다. 변질은 원목적이 교묘하게 바뀌는 것인데, 과일을 깎는 과도가 살인을 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을 때 변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악질은 원목적 자체가 나쁜 것을 의미한다. 마약이나 범죄조직이 이에 속할 것이다. 그 책에선 모든 사회 구성원이 포지셔닝이 High Quality면 그것이 모여 High Society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고 한다. 
 


류한호 전무는 간단한 공식을 통해 기업의 원목적과 기업의 생존 부등식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좋은(High-quality) 기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업의 원목적 공식은 CS+E이다. CS는 Customer Satisfy, 고객 만족이고 E는 Efficiency, 효율성이다. 기업의 원목적은 고객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기업의 생존 부등식은 V>P>C이다. V는 Value이고, P는 Price, C는 Cost이다. 가격은 원가보다 높아야 하고, 가격보다 더 나은 가치를 가지고 있을 때 기업은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원가보다 가격이 더 낮으면 적자가 계속 발생하여 기업을 지속시킬 수 없고, 가격보다 가치가 더 낮으면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기에 또한 기업을 지속시킬 수 없다. 이는 개인에게도 적용이 되는데 급여보다 더 나은 일을 해야 하고, 그 일은 더 나은 가치를 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생의 질은 어떻게 평가되고 원목적은 무엇일까? 그건 청소년 때와 비교해보면 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아이였을 때는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책임을 잘 지지 않는다. 변덕이 죽 끊듯 하고, 자신의 주장만 고집한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허용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학생이라면 이제 성년이 된 것이고, 자신이 말한 것에 책임을 지고, 생각한 것을 실행에 옮기며 다른 의견도 경청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류한호 전무도 정재규 논설위원과 같이 청년의 시기는 힘든 시기라고 말한다. 인생의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싸이클 경기나 마라톤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곳이 오르막길이듯 지금 한걸음 한걸음이 무겁고 힘들지만 여기서 승부가 결정되기에 힘들더라도 힘을 내서 한걸음씩 내 디디라고 응원하고 있다. 

성공한 프로 직업인들의 공통점을 들여다보았을 때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있었고, 평생학습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며 고객만족을 실현하다보니 인연의 도미노가 일어나 성공의 가도를 달리게 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처음이 가장 어렵지만 목표는 조금 높게, 경력이 쌓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는 원칙을 지켜 나갔을 때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과를 반으로 잘랐을 때 그 안에 씨가 몇개 들어있는지는 누가나 쉽게 알 수 있지만, 사과 씨 안에 사과가 몇개 들어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듯, 청년의 시기는 씨와 같아서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지 누구도 알 수 없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High Quality의 청년이 되라고 격려하였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 경쟁을 하지 않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에 대한 류한호 전무의 답변은 블루오션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내면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본다면 그곳에 블루오션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남의 꿈을 카피하면 그곳은 피 터지는 레드오션이 될 것이고, 자신의 꿈을 찾는다면 그곳은 행복한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세번째 멘토는 가수 윤상씨였다. 요즘 위대한 탄생에서 독설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윤상씨의 이야기가 기대되었다. 


우선 그는 독설가에 대한 오해부터 풀며 시작했다. 위대한 탄생 시즌2의 PD인 서창남 PD가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한다. 그래서 만만한 자신을 악역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고 한다. 독설가로 명성을 떨치며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었다는 윤상씨는 편집 때문이라 말하였다. 실제 상황에선 당시 오디션에 임했던 참가자가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심사위원들을 깔아보듯 행동했고, 이런 태도에 대해 독설을 했는데, 편집은 참가자가 얌전히 노래하는 것만 나오고 자신은 독설 작렬하는 모습만 나와서 자신도 놀랐다고 한다. 요즘 근거없는 자신감에 가득찬 청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그는 말한다. 자신을 어필하기 위한 자신감은 좋지만, 그것이 내실이 없이 자만으로 나오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청년의 때에 음악을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음악은 몸의 반응이고, 국경이 없는 언어이고 들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음악을 듣기가 힘들어진다고 한다. 젊을 때 많은 음악을 듣고 느끼는 것이 중요한데 때로 가사가 영어로 되어 있다고 고민하고 있다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멜로디가 좋으면 가사는 좋을 수 밖에 없고, 가사가 좋으면 멜로디도 좋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천곡으로는 존레논의 "이메진"을 꼭 한번 들어보라고 추천했다. 


모든 강의가 끝난 줄 알았는데 스페셜 게스트가 소개되었다. 바로 가수 임정희씨였다. 불후의 명곡2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임정희씨는 멋진 노래로 첫 무대를 장식했다. 시원한 가창력에 객석을 들썩 거리게 만드는 무대매너로 분위기를 후끈 달아올렸다. 


스페셜 게스트인만큼 사회자 오종철씨의 이야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7년동안 연습생으로 있으면서 겪었던 아픔들과 미국 진출의 실패로 인한 아픔, 후배들을 먼저 데뷔시키는 속앓이등 허심탄회한 그녀의 이야기에 간절했던 당시 상황이 느껴졌다. 이젠 실력파 가수로 인정받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임정희, 그녀의 간절함과 아픔이 있었기에 지금의 임정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정규재 논설위원과 류한호 전무, 가수 윤상과 임정희씨의 이야기까지 모두 들어보았다. 이번 열정락서에서 그들이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내실 있는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이 아니었나 싶다. 요즘 '잉여인간'이라는 말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인가보다. 스펙 쌓기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돈이 되지 않는 행위에 투자하는 사람을 '잉여' 혹은 '잉여인간'이라고 부르며 자학하고 자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좀 더 검색을 해 보니 맨날 TV보고 게임하고 음악만 들으며 지내는 것이 잉여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 잉여가 많다는 것은 오히려 반길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스펙쌓기에만 혹은 돈을 벌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류한호 전무의 말처럼 레드오션이 아닌 블루오션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서로 똑같은 길을 가려고 몰리면 치열한 경쟁만이 생기기 때문이다.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선 잉여가 되어야 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을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TV보는 것이 잉여란 말인가? TV를 정말 열심히 보고 좋아하여 글을 쓴다면 대중문화평론가도 될 수 있고, 연예부 기자가 될 수도 있다.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열심히 한다면 프로게이머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을 보는 것만 좋아한다면 게임 해설가가 될 수도 있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음악평론가가 될수도 있고, 뮤지션이 될 가능성도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검증받을 수도 있다. 다만 이렇게 되기에는 "열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열정은 자신이 잉여라고 자학하는데에서는 절대로 오지 않는다. 오히려 자학과 자괴감과 염세적인 마인드는 절망과 좌절만을 안겨줄 뿐이다. 

정규재 논설위원, 류한호 전무, 가수 윤상과 임정희씨가 이야기한 내실 있는 자신감. 그것이 잉여를 열정으로 이끄는 원동력이고 중요한 비밀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스펙 쌓는데 연연하지 말고 젊음의 자신감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성실함으로 열정을 쌓아나가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열정락서 참여하기 (http://cafe.naver.com/passiontalk)  
반응형
반응형


열정樂서 대전편에 이어서 (청년이여, 열정을 가져라! 열정락서, 대전편) 서울대에 다녀왔다. 이제 열정락서에 가는 것 자체가 기대되고, 어떤 열정을 받아올 수 있을지에 대해 흥분되었다. 11월 4일 금요일 서울대 문화관 강당에서 열정락서가 열렸다. 멘토로는 삼성전자 윤종용 고문과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 가수 인순이와 야구선수 오승환 선수였다. 평소 만나고 싶었던 멘토들이 나와서 더욱 설레이고 기다려졌다 


열정락서 시작 시간에 맞춰서 왔더니 이미 다들 입장해 있었다. 밖에는 다양한 질문들로 질문판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오늘 멘토가 멘토인만큼 궁금한 점도 많았던 것 같다. 


안으로 들어가니 빼곡하게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가득찬 강당에서 청년들의 열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사회는 애정남 최효종이었다. 요즘 대세인 것을 증명하듯 최효종의 사회는 좌중을 폭소케 했다. 애드립이 넘쳐나는 최효종의 센스는 분위기를 후끈 달아올리는데 충분했다. 


대전편에 이어서 슈스케2의 김지수 공연이 이어졌다. 대전편에서도 나왔었는데 다시 들어도 감미로운 김지수의 노래는 이 가을에 딱 어울리는 것 같았다. 

김지수의 공연을 보면서 청년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너무도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슈퍼스타K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치열한 경쟁 속에 스스로 살아남아 실력을 인정받는 프로그램이고, 이런 냉철하고 냉혹한 경쟁은 진정한 실력가를 가려내기에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된다. 하지만 사회는 슈스케보다 더 냉정하고 냉혹하다. 슈스케보다 더 심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살아남는다고 하여도 TOP11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기는 힘들다. 또한 슈스케에서 보았듯 TOP에 든 사람들도 또 다른 경쟁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리얼 슈퍼스타K와 같은 우리 청년들은 과연 어떻게 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까? 그리고 이미 그 경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에 대해 집중하며 멘토들의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열정락서 참가 신청http://cafe.naver.com/passiontalk


첫번째 멘토는 삼성전자의 윤종용 고문이었다. 삼성전자의 핵심멤버로서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전세계에 삼성전자를 알린 윤종용 고문. 그에게선 어떤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까? 




특이하게도 강의의 결론을 미리 이야기하였다. 미래는 도전과 창조라는 결론을 미리 내리고 시작한 윤종용 고문은 통찰력과 선견력을 강조하였다. 지식을 넘어서는 건 지혜이고, 지혜를 넘어서는 건 선견력과 통찰력인데, 과연 우리는 어떻게 선견력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되었다. 


그게 내 놓은 해답이었다. 격물치지(格物致知). 지식을 얻기 위해선 이 세상에 수많은 정보들을 체계화 하는데에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선견력과 통찰력은 어디서 올까? 우리는 보통 지식의 단계를 획득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외우고, 스펙을 쌓는다. 사회에 진출해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혜를 익히게 되지만, 선견력과 통찰력은 누구나 쉽게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는 선견력과 통찰력을 역사에 대한 인식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인류의 보고인 역사는 우리의 짧은 생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보다 더 큰 시야를 가져다 준다. 역사에 대한 인식은 현재 인식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나아가 미래 인식을 해 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삶의 시야가 넓어져 선견력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그의 말에 역사를 그저 따분한 이야기로만 흘려 들었던 기억들이 정신을 번뜩 들게 해 주었다. 


인류의 발전은 도구의 발명과 과학기술의 혁신이 동시에 왔을 때 이루어진다고 거듭 강조하였는데, 40여 페이지가 넘는 프리젠테이션의 대부분은 이를 입증하는 역사적 자료였다. 30분간의 시간동안 수백년간의 이야기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지만, 윤종용 고문은 핵심을 전달해주려 격물치지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설명해주었다. 


격물치지는 대학에서 나왔다고 한다. 한자가 가득해 어려워 보이지만 내용은 어떻게 하면 격물에 다다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씌여진 것이었다. 격물은 사물의 이치를 파고 들어 완벽하게 그 사물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즉, 미래는 도전과 창조이고, 그것은 선견력과 통찰력에서 온다. 그리고 선견력과 통찰력을 얻기 위해선 역사인식을 해야 하고, 그것은 격물치지에서 온다는 것이다. 격물치지는 과거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까지 볼 수 있는 선견력과 통찰력을 가져다준다는 그의 말은 이 시대 청년들에게 경쟁은 남과의 경쟁이 아닌 자신과의 경쟁임을 깨닫게 해 주고 있었다. 


윤종용 고문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라고 한다. "The future is not to be predicted; It is to be created" 미래는 예측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창조되는 것이라는 그의 마지막 말은 미래를 위해 앉아서 고민하지 말고 앞으로 달려나가라는 말처럼 들렸다. 직업을 창조하라는 제일모직 정구호 전무의 말이 오버랩이 되었다. 염려와 고민과 불안 속에 떨며 움츠리지 말고, 청년답게 당당하게 열정으로 무장하여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라는 그의 조언에 힘을 얻었다. 


Q&A 시간이 이어졌다. 윤종용 고문의 질문판에 붙어 있던 대다수의 질문은 어떻게 하면 삼성에 입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들이었다. 어떤 스펙을 가져야 들어갈 수 있냐는 질문에 윤종용 고문은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스펙은 기계에나 있는 것이고, 사람에게 스펙은 없다는 것이었다.스펙을 따지는 회사는 저질 회사이고, 삼성은 스펙이 아닌 지혜를 원한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시원한 답변이었다. 우리 시대 청년들은 스펙에 목숨을 건다. 그건 그의 말대로 저질 회사가 스펙으로 사람을 뽑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그들의 열정을 토익 점수 1점 올리는데 올인한다. 방학을 반납하고 스펙을 올리기 위한 봉사 활동과 인턴십을 하고, 스터디를 하며 정보를 공유한다. 하지만 그것은 악순환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해서 사회에 입성하면 또 다시 경쟁이 시작되고, 회사 안에선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또 다시 스펙을 쌓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은 그의 말대로 자신의 열정을 지혜와 선견력 그리고 통찰력을 얻는데 쏟는데에 있는 것 같다. 윤종용 고문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스펙에 목숨 걸지 마라!"



두번째 멘토는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인 김영세 대표. 그가 가져다 줄 열정의 에너지가 매우 기대되었다. 

 
등장하자마자 팝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감성의 시대라고 말하며 인간의 우뇌, 감성이 세상을 리드한다는 그의 말은 왜 노래로 강의를 시작했는지 알려주는 듯 했다.

 
그가 강조한 단어이다. Individuality. 우리 말로는 개인역량주의다. 한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란 말이다. 그는 이 단어를 통해 스티브잡스와 SNS가 떠오른다고 한다. 한사람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 스티브잡스. 그리고 인터넷 공간에서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SNS. 이것이 Individuality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들이 아닌가 싶다. SNS를 '나홀로 다함께'라는 우리 말로 해석하며, 그는 우리는 개인역량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그것을 쉽게 인정하거나 이에 대해 토론해보려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과거엔 경쟁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인간 중심 시대라고 한다. 문화와 감성, 창의, 배려에서 오는 인간 중심 시대는 R&D 센터에 대해 Research and Development가 아닌 Romance & Dream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왼쪽의 수도꼭지는 수도꼭지로서의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긴 하지만, 오른쪽의 수도꼭지는 왼쪽보다 100배 이상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이젠 Market Share가 아닌 Mind Share의 시대라고 말하는 그는 내 디자인과 상품을 살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회사가 성장한다고 말한다. 모두의 마음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잡으라는 그의 말이 내 마음 속에 깊숙히 다가왔다. 

 
디자인 생태계를 보면 위의 사진과 같은 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마케팅과 미디어, 기술, 브랜드, 서비스등의 다양한 점들이 있는데, 이 점들을 선으로 연결했을 때 아이디어의 답이 나온다고 한다. 참 신기한 것은 NHN 김상헌 대표, 제일모직 정구호 전무, 모델 송경아, 삼성전자 윤종용 전무와 김영세 대표까지, 지금까지 열정락서에서 들었던 모든 멘토들에게서 공통적인 한가지를 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창의력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다들 그 창의력에 대해서 서로 연관이 없는 점을 연결하는 선에서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매일 연관이 없는 단어의 연관성을 찾는 것을 게임처럼 즐겨 했다고 한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아침마다 중요한 의식처럼 연관성이 없는 단어를 적은 종이를 상자에 넣고 뽑아서 그 단어들의 연관성을 찾으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내가 아는 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이 훈련이 매우 오랫동안 잘 되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김영세 대표도 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 Individuality로 돌아와 한 사람을 깊히 이해하고 그 사람의 마음 속에 들어가보라 말한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말고 한 사람을 정말 이해했을 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그는 고정관념을 부시라고 한다. Design은 Destruct Signature에서 왔다. 

 

 
세번째 멘토는 인순이였다. 나는 가수다로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인순이. 방송, 연예 블로거로서 가장 만나고 싶었던 연예인 중 한명이기도 했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독백으로 시작되었다. 자신의 삶에 대해 하나씩 꺼내가며 연예인으로서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것들을 인생의 선배로서, 엄마처럼 이야기해주었다. 인순이는 어릴적에 젓가락의 끝을 잡고 젓가락질을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동네 한 할아버지가 그래야 시집을 멀리 갈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으로 시집을 가고 싶었다는 인순이. 한국에서 그녀의 삶은 그만큼 절박했다.

초등학교 시절, 버스비가 없어서 좋아하는 선생님의 결혼식에도 가지 못해 그것이 평생 마음 속에 짐으로 남아 있던 그녀. 혼혈인은 취직도 안되서 고생했던 이야기들을 하며 앉아 있는 청년들을 향해 행복을 피부로 못 느낄 수 있지만 자신에게 너무 부러운 사람들이고, 청년들의 부모님께 박수를 쳐 주고 싶다는 그녀의 말은 내 자신을 너무도 부끄럽게 만들었다. 

다시 공부하고 싶지만 이미 때가 지나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한다. 나가수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주었다. 처음 나가수가 김영희 PD에 의해 만들어질 때부터 인순이에게 섭외가 왔다고 한다. 집안 일로 인해 바로 투입은 못되었지만,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었다고 한다. 프로가 어떻게 경연을 나가나,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해 본 후회와 안해 본 후회는 그 후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인순이는 인생으로 느끼고 있었다. 해 본 후회는 시간이 흐를수록 미련이 사라지지만, 안해 본 후회는 갈수록 커진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런 무대는 없었다고 한다. 노래를 진심으로 간절히 들어줄 사람들이 있는 무대에 서 보고 싶고, 앞으로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체면, 두려움 따위는 사라졌다고 한다. 

 
그리곤 청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청춘을 즐기세요.  마음껏 누리세요" 목표가 정해지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뛰라고 말하며 목표에 도달했을 때 뒤를 돌아보며 호탕하게 웃어주라고 한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20대는 곧 30대가 되고, 30대는 곧 40대가 된다. 우리의 청춘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나중엔 절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열정을 다하고, 그것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것. 그것이 청춘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 선수가 멘토로 나왔다. 삼성을 우승으로 이끈 주역인 오승환 선수.

 
그 또한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을 했다. 지명을 받지 못했던 고교시절, 잘 나가며 자만했던 자신의 모습, 팔꿈치 수술을 하며 다시 재기를 꿈꾸던 열정 그리고 모두가 안된다고 했음에도 그것을 몸소 보여준 이번 시즌. 지금도 그는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쑥스러웠는지 강의는 그리 길지 않았지만, 한가지에 올인했던 그의 열정과 그것을 이룬 모습이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

 
많은 야구팬들이 있어서 다양한 퀴즈를 내어 오승환 선수의 사인볼을 직접 증정하는 이벤트가 마련되었다. 훈훈한 포옹과 부러워하는 최효종 사회자의 모습. 열정락서의 마지막은 훈훈한 분위기 속에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번 열정락서 서울대 편을 보며 느낀 점은 창의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나가는 자세가 88만원 세대에 필요한 것이다. 왜 88만원 세대일까? 일자리는 적고, 취직을 하려는 사람들은 많으니 자연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직자의 가치는 떨어지는 것이다. 그 가치는 교환수단인 돈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지위도 떨어졌다. 기계에나 있는 스펙에 목숨을 걸고 기업들은 그 스펙을 소모품 고르듯 고른다. 즉, 인간이 가치가 인간이 아닌 기계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세대의 위기는 경쟁 시대에서 벗어나는데에 있다. 김영세 대표의 말처럼 이젠 인간 중심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고, 우리는 그 시대에 발을 들여 놓아야 한다. 경쟁의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감성 중심, 인간 중심의 시대로 들어서야 하며, 윤종용 고문의 말처럼 자신의 미래를 창조해 나가며 새로운 가치를 격물치지의 지헤로, 통찰력과 선견력으로 실현시켜 나갈 때,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인순이가 강조했듯 때를 놓치지 말고, 지금 청년의 시간을 즐기고 누릴 때 비로소 오승환 선수와 같이 모두가 안된다고 할 때 전성기를 향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열정락서 참가 신청http://cafe.naver.com/passiontalk 
반응형
반응형


대전의 우송대학교에 다녀왔다. 캠퍼스의 풋풋한 바람이 나의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들었다. 대전에 내려간 이유는 열정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난 뜨거운 열정에 감염되어 돌아오고야 말았다. 그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손길들. 이들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바로 열정락서(열정樂서)를 위해서이다. 삼성과 네이버가 함께하는 이 열정락서는 대학생들에게 열정을 부어주기 위해 사회의 각계각층 선배들이 멘토로 나와서 30분동안 강의를 하는 것이다. 열정락서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무료이다.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명사의 경험이 이렇게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것이다. 마치 세계적으로 유명한 TED와 비슷하지 않은가.


 
미리 참가 신청을 한 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참가 신청은 열정락서 카페(http://cafe.naver.com/passiontalk) 에서 하면 된다. 선착순이니 얼른 가서 미리 신청을 해 두기 바란다. 멘토들의 리스트를 보면 신청을 하지 않고는 못배길 것이다. 



하지만 더 직접 열정락서를 경험해 본다면 분명 열정락서의 전도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서로의 열정에 감염되었으므로...



대전 우송대학교에 온 멘토들은 네이버 CEO인 김상헌 대표와 제일모직의 정구호 전무, 그리고 모델 송경아였다. 열정락서가 시작하기 전에 미리 궁금한 점을 써서 붙여 넣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고, 강연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장씩 모인 질문들은 보드판을 가득 채웠고,


 
무료로 찍어주는 포토라인에는 길게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일 앞자리부터 차례대로 채우기 시작하여 2층까지 빼곡하게 찰 정도로 많은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열정락서에 왔다. 이들의 열정에 이미 열정락서는 시작되고 있었던 것 같다.


 
개그맨 안상태씨가 사회를 맡았다. 유쾌한 안상태씨. 그의 진행 솜씨는 능수능란했다. 이번 대전 열정락서의 가장 큰 공은 아마도 그에게 있지 않나 싶다. 분위기를 후끈 달궈주고 있는 안상태씨의 모습이다. 보통 사람이 많아지면 책임이 분산되기 때문에 발표를 하거나 나서서 무언가를 하지 않으려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안상태씨의 열정락서 구호 열창은 모두를 열정으로 끌어내렸고,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시간들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첫번째 순서 NHN의 김상헌 CEO였다. 약력만 봐도 우선 화려하다. 하버드대학교 로스쿨과 서울대 법학 학사 및 대학원 수료. 판사, 부사장, CEO까지. 이런 스펙도 존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월한 약력이었다. 과연 이 사람에겐 어떤 열정이 숨어 있었던 것일까? 



청바지에 머플러. 하얀 얼굴과 환한 미소가 의외였다. 굉장히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일 줄 알았는데,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약속이라 주제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스티브잡스로 시작한 이야기는 자신과의 약속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약속은 자신과의 약속이고, 불안할수록, 미래를 위한 준비를 위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스스로를 믿으라는 내용이었다. 지키기 힘든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면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예를 들어 이야기했다. 사법고시에 합격하기 위해 자신과 정해진 학습량을 약속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친구와 절교까지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 지금도 업무를 볼 때 이메일을 꼭 확인하고 모두 답변을 보내고,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내용을 모두 숙지하고, 술까지 끊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자신을 이해해주고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친구들에게 감사하고 고마워하며 시 한편을 읊어주며 마무리를 지었다. 열정이란 원칙을 지키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때 지속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다. 때로는 그저 젊은 날의 불장난처럼 가슴만 지펴졌다가 끝나기도 하는 열정. 그것을 지속하고 그것이 삶을 변화시키게 하기 위해선 끝없이 부채질을 해주는 원칙과 약속이 필요한 것이었다. 



이어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들어오기 전에 붙여놓았던 질문지 중 베스트 5를 뽑아 우선 답변을 해 준 후 객석의 학생들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었다. 많은 학생들이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난 이런 큰 모임에서 이렇게 많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보통 컨퍼런스나 기자 간담회를 가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 서로 누가 질문을 할까 눈치만 보고 서로에게 책임감을 떠 안기려 하는 모습이 대부분인데, 명사의 열정 때문일까, 학생들의 가슴에는 이미 열정으로 불이 지펴진 것 같았다 .

한 학생이 질문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현실적으로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경제적인 것을 먼저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88만원 세대, 취업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유래없는 이 시대에 많은 학생들이 고민하는 문제일 것이다. 나 또한 이런 문제로 고민했었고, 많은 후배들에게 들어왔던 고민들이었기에 이 질문의 답이 매우 궁금했다. 

김상헌 대표는 한가지만 선택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어릴 적부터 자신은 문학 소년이었다고 한다. 책을 좋아했고, 특히 만화책을 너무 좋아했었다. 그래서 3가지를 공부했다고 한다. 법학과 문학과 철학. 이 3가지를 마스터하자고 다짐했는데 그 이유는 우선 법학은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기 때문이었고, 문학은 자신이 좋아했기에 꿈을 이루어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고, 철학은 냉철한 사고를 가져 뜨거운 마음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 항상 옆에 두었다고 한다.  이 3가지를 모두 공부했기에 경제적인 것과 자신의 꿈을 모두 이룰 수 있었다는 김상헌 대표. 그의 화려한 이력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때로 우리는 왕도를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학점을 잘 받는 가장 쉬운 길은 무엇일까, 취업을 하기 위한 가장 쉬운 길은 무엇일까에 대한 대답 말이다. 하지만 왕도는 없었다. 꿈꾸고 열정으로 추진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 최선을 다하는 삶. 그것이 왕도인 것이었다. 경제력이 걱정되고, 자신의 꿈도 이루고 싶다면, 둘 중 한가지만 선택하는 고민에서 벗어나서 두가지 모두를 위해 두배의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두번째 강사는 제일모직의 정구호 전무였다. 패션인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한다는 세계 패션 디자이너 양성소인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나온 정구호 대표. KUHO라는 브랜드를 통해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인 김연아 선수가 PT를 할 때 의상을 디자인하여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다. 



중저음의 목소리에 듬직한 모습은 어떤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줄지 매우 궁금했다. 그는 3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첫번째는 Be Creative, 두번째는 Be Curious, 세번째는 Be Connected였다. 



무엇이 창조적인 것일까? 어떻게 하면 창조적이 될 수 있을까? 그가 제일 처음 물은 질문이다. 학생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 놓았다. 고정관념을 깨야 하고, 뒤집어서 생각해야 하고, 남보다 한발 앞서 나가야 한다는 등의 의견들이 나왔다. 당신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구호 전무는 이에 대해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머리를 비우는 것이라 답한다. 

국내 입시에 실패하고, 유학을 떠나게 된다. 학교에 들어가자 자신은 가장 유능한 학생이 되었다고 한다. 국내 미술학원에서 배운 스킬들은 다른 학생들과 큰 실력 차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댓생의 기본 스킬조차 몰랐던 다른 학생들이 무섭게 성장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자신은 제자리인데 다른 친구들은 세상에서 처음보는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기존의 원칙대로라면 손을 45도로 해서 선이 뭉게지지 않게 면을 고려해서 스케치를 해야 하는데, 그들은 선을 뭉개기도 하고, 연필을 으깨서 그리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것은 그에게 큰 문화적 충격이었다고 한다. 

한번은 Window라는 주제만 칠판에 적고 과제를 제출하라는 선생님의 말에 과제를 해가지 못했다고 한다. Window라는 것으로 포스터를 그려야 하는 것인지, 로고를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회화를 그려야 하는 것인지 범위를 주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과제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4번째에 가서야 과제를 낼 수 있었는데 시를 음미한 후 그것을 그려냈고, 선생님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없다면 직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력.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첫번째 열정이다.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궁금해하고, 궁금해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나아가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정구호 전무는 어릴적부터 공상을 좋아했다고 한다.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공상이 그저 뜬구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매우 디테일하게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요즘에도 자주 공상에 잠기곤 하는데, 국수를 좋아해서 국수집을 차리는 공상을 했는데, 운영, 마케팅, 인테리어, 디자인, 운영시간, 메뉴 디자인, 직원 유니폼과 식재료 유통 경로가지 공상을 멈추지 않고 하나의 완벽한 국수집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가 추천하는 것은 취미를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취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취미로 만들라고 조언한다. 인생에 있어서 한가지에 올인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기에 다양한 전문적인 취미를 갖게 됨으로 자신의 분야를 넓히라는 말을 했다. 그는 요리를 좋아해서 요리에 관련된 자격증을 5개나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것도 단순한 한식, 양식, 중식이 아닌 파리에서의 제빵제과 자격증, 태국 왕실 요리 자격증 같은 전문화된 자격증이었다. 초코렛과 슈가 아트까지 섭렵하고, 바텐더 자격증이 있어서 140여종의 칵테일을 만들 수 있고, 집에서 고추장까지 담가서 먹는 그는 현재 1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4개만이 패션에 관련된 것이고 나머지는 다른 분야의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들이 크리에이티브하게 연결된다고 한다. 패션쇼에서 푸드 클레스를 열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내었고, 한방 샴푸인 려를 만들 수 있기도 했다. 연관성이 없는 것을 연결짓는 것. 그것이 Creative가 아닐까. 


호기심을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 Creative도 생기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연결점이 된다고 한다. 대체의학을 하시는 분들과 모임을 갖고 있는데, 해부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요즘 해부의 방법이 바뀌고 있는데 세로로 절개하는 것이 아니라 포를 뜨듯 피부와 근육층들을 하나씩 벗겨낸다고 한다. 그것이 내장 기간과 연관이 있기 때문인데 여기에 흥미를 느껴서 해부학에 대한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이 되는 것. 그것이 마지막으로 필요한 열정의 조건이 아닌가 싶다. 



역시 많은 학생들이 질문을 했다. 기억에 남는 질문은 창작의 고통을 느낄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머리를 비우라고 말해 주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어떤 일을 할 때 3초 이내에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그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그 일을 놔두고 다른 일을 하다보면 그것이 서로 연결되어 크리에이티브한 새로운 영감이 떠오를 수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열정이란 끊임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강사가 나왔다. 엄청난 환호 속에 등장한 그녀는 바로 모델 송경아. 안상태씨는 얼른 다른 방향으로 퇴장했다. 


실제로 보니 더욱 길고 말랐다. 그 전날 강심장과 명작스캔들에서 봤었는데 이렇게 실제로 보게 되니 더욱 신기했다. 화면에서의 각진 얼굴과는 달리 실물은 훨씬 아름다웠다. 특히나 그녀의 발랄한 성격은 모든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금은 최고의 모델이지만, 어릴 적에는 큰 키가 컴플랙스였다고 한다. 11달이나 엄마 뱃속에 있나 나와서 그런지 태어날 때부터 항상 남들보다 제일 컸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는 168cm였다고 한다. 지나가면 항상 남들이 수근대는 것 같아서 큰 키는 컴플랙스였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싫어서 키를 작게 보이려고 항상 구부정하게 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다 어머니께서 여자는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걸어야 한다고 하시며 차밍스쿨에 보냈고, 그 때부터 모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슈퍼모델 선발대회가 막 시작되었을 때 그곳에 나가게 되었고, 그 때 참가자 중 저렇게 생겨서 어떻게 모델을 지원했을까 할 정도의 사람이 한명 눈에 띄었는데 그게 바로 톱모델인 장윤주였다고 한다. 그 때 장윤주 역시 송경아를 보면서 저렇게 희안하게 생겨서 어떻게 모델에 지원했을까 생각을 했다고 하니 그 때부터 이미 서로를 알아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지금 송경아와 장윤주는 가장 오랫동안 모델 활동을 하고 있는 톱모델이 되었다. 각진 외모는 화장에 따라 다양한 입체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자신에게 컴플랙스였던 것을 열정으로 이겨낸 송경아. 자신의 상황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최대한 부각시켜 상황을 반전시키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열정이 아닐까...



학교 다닐 때는 메너리즘에 빠졌었다고 한다. 학교-집-촬영장을 반복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았었기에 동갑내기 친구들에 비해서 준비된 것이 너무 없는 것 같았다고 한다. 친구들은 어학연수도 가고 나름 자신의 인생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해나가고 있었는데 자신은 항상 같은 일만 되풀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신이 좋아하던 모델이 게스와 리바이스의 모델이었기에 그들처럼 되고 싶어서 그 사진들을 책 표지로 만들 정도였다고 한다. 워낙 좋아했기에 잡지를 통해 해외 패션 업계를 꿰고 있었고, 어떤 에이전시가 유명하고 어디에 있는지까지 외울 정도였다고 한다. 틈틈히 영어 과외도 받아 놓은 그녀에게 마침내 기회가 오게 되었고, 어학연수를 한다는 생각으로 간 뉴욕에서 그녀는 점점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원하던 게스와 리바이스의 모델이 되기도 하였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제안한 열정은 혼자만의 여행이었다. 꼭 먼 해외 여행이 아니더라도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 수 있게 해 주고,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오히려 정체성을 더욱 뚜렷하게 해 준다고 한다. 오랜 장기 여행이 아니더라도 당일로라도 여행을 떠나보라 조언하는 그녀. 그림에도 많은 조예가 있고, 사람들을 유쾌하게 해주는 재능도 있고, 대학원까지 다니며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는 송경아의 열정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인 것 같았다. 


질의응답 시간이 시작되었다. 이번 질의응답 시간에는 유독 남학생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자신의 패션을 평가해달라는 남학생부터, 포옹을 한번 해 달라는 학생까지... 그들의 열정이 부럽기만 했다. 


수줍게 송경아씨와 포옹을 하는 남학생. 패션의 완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자신감이 곧 패션의 완성이라도 말한 송경아에게 남학생은 자신에게 포옹을 통해 자신감을 불어넣어 달라고 하였고, 그녀는 흔쾌히 포옹해주었다. 옆에서 부러웠던 안상태씨와 저 멀리서 학생들의 열정에 부러워했던 TVEXICITNG. 

그렇게 송경아의 마지막 강의가 끝났다. 학생들의 열정과 열기에 잘 안보여준다는 워킹까지 보여주고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으로 강의를 해 주었던 송경아씨. 그리고 정구호 전무, 김상헌 CEO. 모두 청년들을 위해 열정을 다해 강의를 해 주었고, 자신의 삶에서의 열정을 불어넣어주어 청중들 또한 그 열정을 받아 가슴이 뜨거워진 시간이었다. 

열정락서는 단순한 캠페인 이상의 것이었다. 상황에 매몰되기도 하고, 컴플렉스가 자격지심이 되어 까칠해지기도 하고, 메너리즘에 빠져 염세적인 마인드가 되기도 하는 내 자신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대학생 때의 당찬 모습으로 돌아가 열정에 불을 지르고, 삶의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되며,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는 멋진 에너지 충전소였다. 모두가 열정으로 전염되는 열정락서.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꼭 추천하고 픈 프로그램이다. 또한 이런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대한민국을 취업대란의 나라가 아닌 열정의 나라로 변화시켰으면 좋겠다. 

열정을 느끼고 싶은 청년이라면 열정락서에 꼭 참여해보기 바란다. 

참가신청: http://cafe.naver.com/passiontalk

 
반응형
반응형


다솔이와 함께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아내에게 자유시간을 주고, 아들과는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서 부자간의 나들이었죠. 살림하랴,육아하랴, 태교하랴, 블로그까지 하려다보니 몸이 열개라도 모자른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여유를 주고 싶어서 최대한 멀리 가서 오랫동안 놀려고 나갔죠. 


버스를 타고 나니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우산도 안가져왔는데... 결국 실내에서 놀 수 있는 코엑스로 향하게 됩니다. 다솔군은 이제 버스에서도 의젓하게 잘 앉아있네요. 창 밖으로 지나다니는 차들이 신기한가봅니다. 


코엑스에 가니 베이비페어를 하더군요. 이제 곧 둘째 출산이기도 하고 딱히 갈만한 곳도 없고해서 베이비페어를 둘러보려 했는데, 입장권이 5000원이더군요. 보통 이런건 사전 예약하면 공짜인데 분명 공짜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알아보니 스마트폰으로 앱을 다운받으면 들어갈 수 있더군요. 샤샥이라는 어플인데요, 베페 덕분에 앱스토어 순위권 안에 들긴 했네요. 어플은 단지 입장을 위한 것일 뿐 별 기능도 없고 비추입니다. 앱스토어 평점도 낮아요~ 입장할 때 깔고 지워버리길...


스마트폰 덕분에 스마트하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후후


다솔이를 그냥 데리고 다녔다간 사람이 너무 많아서 미아가 될 가능성이 보여 유모차를 빌리기로 했습니다. 줄이 엄청나게 길더군요. 30분 정도 줄 서서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휴대용 유모차랑 일반 퀴니 유모차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엄마들은 좀 더 좋은 걸로 타고 싶어서 퀴니가 반납될 때까지 기다리더군요.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운 전 얼른 휴대용 유모차를 타겠다고 하고 받아 나왔습니다. 사람 많은 곳에서는 작은 유모차가 최고죠. 퀴니는 너무 커서 베페의 많은 사람 사이로 지나가기에 불편해 보였습니다. 


입구부터 휘양찬란하더군요. 유모차와 카시트가 있었는데요, 외국 브랜드의 제품들이 다 들어와있던 것 같습니다. 


부의 상징 스토케인데요, 동절기 버전이 나왔네요. 손잡이에도 오토바이에 끼는 손장갑같은 것이 달려 있습니다. 유모차계의 밍크코트? 위화감 조성하기 딱 좋은 모델이네요. ㅋ 전반적으로 베페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저렴하고 좋은 제품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브랜드 제품에다가 별로 세일 된 것 같이 느껴지지 않는 가격대의 제품들이 많더군요. 워낙 가격이 쎄서 말이죠. 정수기, 보험회사, 화장품 회사에선 샘플을 미끼로 하여 상담을 받게 하였습니다. 상담을 받으면 선물을 준다는 것이었죠. 원래 이런데 오면 샘플 받는 재미로 오는데요, 샘플 인심이 박해졌더군요. 그래도 불굴의 아빠이기에 샘플 받으러 상담을 받아보았습니다. 화장품은 여자 화장품인데 선물하라고 팔려하더군요. 순식간에 용지 들이밀며 싸인하라고...--;; "저 샘플 받으러 왔어요" 하고 낼름 나왔습니다. 정수기 상담도 받았습니다. 웰스인가 어딘가 하는 브랜드인데 여긴 상담사 2분이 앉아계시더군요. 압박공격이었죠. 그 중 한명이

"아버지가 경제권을 가지고 계시죠?"라고 묻길레
"아니요. 이 시간에 여기 나온거 보면 모르겠어요? 경제권은 아내에게 있답니다"

라고 했더니 아예 쳐다보지도 않더군요. 나중에는 샘플주는 종이 쪼가리 얼른 던져주며 얼른 샘플이나 받아가라며 눈치 주던데... 또 한분은 제게 열심히 설명을 해 주었어요.

"정수기나 비데있어요?"라고 묻길레
"예, 둘 다 있고요, 들어온지 3달정도 되었어요" 라고 했더니 
"바꾸세요"

라고 대답하더군요. 3달 밖에 안되었는데 뭘 바꾸란 건지... 샘플 받아보겠다는 마음에 받은 상담이지만 강매 수준의 상담은 완전 기분 나쁘더군요. 얼마전 하와이에 갔을 때 길거리에서 한 아저씨가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고 이것 저것 물어보다가 자신이 들고 있는 종이 쪼가리를 들고 거기에 그려져 있는 그림 좀 보라길레 봤더니 딱 봐도 어린이가 그린 그림이더군요. 그 아저씨가 갑자기 이거 불쌍한 애들이 그린거니 기부한다 생각하고 돈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됐다고 했더니 싸게 굴지 말라고 하면서 계속 따라왔는데 딱 그 기분과 같았습니다. 

엄마들은 싸고 좋은 제품 잘만 골라서 엄청 싸가지고 오던데, 전 눈씻고 찾아봐도 괜찮은 제품이 없더군요.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뭐 하나라도 사야 할 것 같아서 다솔이에게 자동차 장난감을 하나 사 줬습니다. ^^


하지만 코엑스에서 산 4000원짜리 뽀로로 풍선을 더 좋아했어요. OTL... 코엑스에 지나가는 아이들이 이 풍선만 보면 다들 부모에게 사달라고 땡깡을 피우며 울더군요. 덕분에 다솔군은 아이들의 우상이 되었다는...


열심히 뛰어 놀고, 저녁도 같이 먹고 놀다가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곤히 잠에 빠져든 다솔군입니다. 7시간 정도 놀다가 저녁 늦게 들어가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는데 아내의 한마디... "7시간이나 있었어? 한 30분 지난것 같은데..." OTL

시간은 상대성이론을 너무 잘 따르는 것 같습니다. 난 70시간 같았는데 아내는 30분 같다니 말이죠. 다음엔 다솔이와 세계 여행이라도 다녀와야겠습니다. ^^ 덕분에 아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았어요!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