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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의 적극적인 소통의 자세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1박 2일은 가장 소통을 잘하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예전부터 시청자 의견에 귀를 기울여 온 노력이 많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면 감 놔라 콩 놔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인기를 얻을수록 그런 요구는 많아진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귀를 닫고, 독불장군처럼 달려 나가기 마련이다. 1박 2일에도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지만,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대부분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러 구설수 후의 1박 2일 초심 특집 또한 시청자들이 초심을 잃었다는 걱정 어린 충고가 나오자마자 실행되었다. 솔직히 시청자들은 이러 이러 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감정만 표현할 뿐이지, 구체적인 행동사항은 제시해주지 않는다. 때문에 시청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고, 많은 노력과 고통이 수반된다. 1박 2일의 초심 특집은 생각만큼 큰 효과와 반응을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시청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는 것에는 매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그 이후에도 1박 2일은 정체된 체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것을 고집한 것이 아닌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다. 기자를 초청하기도 하고, 게스트 제도를 도입하기도 한다. 상근이의 비중도 많이 줄였다. 그러다 명사를 초청한 특집에서 박찬호 특급이라는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박찬호 특집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또한 1박 2일의 열린 마음과 열정이 있었기에 이루어낸 쾌거라 생각한다.

또한 그에 이어 시청자와 함께 하는 1박 2일로 시청자를 향한 구애에 성공하게 된다. 기업은 고객을 중요시한다. 심지어 '고객이 왕이다'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실제로 고객을 왕처럼 대하는 기업은 성공하기 마련이다. 또한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언제나 촉각을 고객에 맞추는 기업은 업계를 주도해나갈 수 있다. 시청률에 큰 영향을 받는 프로그램에게 고객은 시청자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시청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니즈를 찾아내는 것이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목표는 시청자의 잠시 지나가는 관심이 아닌 시청자의 마음을 얻는 신뢰일 것이다.

무한도전의 경우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시청자를 견인해가는 입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무한신뢰를 받고 있다. 이와는 또 다르게 1박 2일은 아예 시청자를 프로그램 안으로 끌여들였고, 그 초반부만 보여주었을 뿐인데도 큰 호응을 만들어내었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싶다. "리얼"이라는 것이 최근들어 뭇매를 받는 키워드가 되었고, 이에 "우결"이 먼저 타격을 받았긴 했지만 "패떴"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지금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리얼"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리고 1박 2일은 가장 슬기롭게 이 키워드를 잘 사용하였고,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1박 2일의 열린 마음과 소통의 마인드에 있지 않나 싶다. 각기 각층의 시청자와 함께한 1박 2일은 시청자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었고, 특히 딱밤 소녀(딱밤 태후)를 탄생시킨 강호동의 역할은 지대했다. 리얼이란 키워드에 다수의 시청자는 신뢰성을 더해 주었고, 아무도 그 상황이 조작되거나 대본에 의한 각본이라고 의심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리얼 그대로의 모습을 시청자를 통해 보여줌으로 1박 2일만의 힘을 보여주었고, 시청자들은 또한 블로그를 통해 그 때의 상황들을 알려줌으로 더 큰 신뢰와 입소문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시청자들의 참여는 1박 2일에 큰 신뢰를 가져다주게 되었고, 앞으로도 그 영향력은 1박 2일이란 브랜드를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지 않을까 싶다. 매번 시청자 특집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일정 시간을 두고 1박 2일만의 문화로 만들어나간다면 다른 프로그램들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 또한 시청자로서, 1박 2일을 보며 '나와 다른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나와 같은' 시청자들이 나옴으로 쉽게 그 안에 동화될 수 있었고, 연예인들과 대화하고 노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1박 2일의 이런 새로운 시도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그 안에는 소통이란 마인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더욱 재미있는 1박 2일을 시청자와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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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타인데이였던 오늘 여러 사람들이 투신 자살하는 일이 발생했다. 오늘 하루만 3곳에서 4명이 지하철 투신 자살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악몽같은 발렌타인데이의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응봉역에서 난 사고는 시체를 수습하던 장례직원이 전동차에 치어 사망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런 일들이 발렌타인데이에 일어난 것이 나에게는 옛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벌써 10년전의 이야기가 되었다. 우리 집도 IMF를 정면으로 맞았고 집은 마산을 거쳐 부산으로 이사간 상태였다. 대학을 다니던 나는 서울에서 생활했어야 했고 기숙사에서 나와야 했던 방학 때라 친구 집을 전전하며 자고 때로는 노숙을 하기도 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었던 그 시절, 2월 14일은 유난히 더욱 추웠다. 짐을 줄이기 위해 나는 옷이란 옷은 다 껴입고, 겉에는 어울리지 않는 롱코트를 걸치고 다녔다. 롱코트는 이불로도 유용하게 쓰였기에 발목까지 오는 그 긴 코트를 꼭 입고 다녔다.


1999년 2월 14일, 여느 때와 같은 차림으로 나는 재워주기로 한 친구내 집으로 가기 위해 회기역에서 국철을 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용산행 국철을 타야 했는데 워낙 가끔 와서 "띠리리리~"소리가 들리면 냅따 뛰어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다 내려와서 벨이 울리면 참 좋을텐데 머피의 법칙도 아니고, 꼭 계단을 내려오려 하면 "띠리리리~" 벨이 울리기 시작해서 긴 계단을 허겁지겁 내려오는 일이 많았다. 역시나 계단을 내려오려 하는데 "띠리리리~" 벨이 울리기 시작했고, 혹여라도 놓칠까봐 난 냅다 계단을 뛰어내려왔다. 그런데 사람들이 계단 옆에 수십명이 모여서 철로를 보고 웅성 웅성 되고 있었다.

평소라면 별 관심없이 지나쳤을텐데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사람들 틈을 헤치고 무슨 일인가 보았다. 사람들은 모두 '어떡해'를 연발하고 있었다. 앞으로 가서 보니 한 남자가 철로에 누워서 자살을 시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때마침 "띠리리리~" 열차가 전역에서 출발했다는 벨이 울렸기에 긴박한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모두 바라만 보고 있었지 그를 구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1살 어린 나이에 의협심과 무모함이 충만하던 그 시기. 뒤늦게 온 나는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만 쏠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도 뛰어내려가 구하려는 사람은 없었고, 누구라도 그 남자를 구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그런 중압감에 누가 뒤에서 밀치기라도 한 듯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철로로 뛰어들고야 말았다. "아뿔사!" 뛰어내리고 보니 열차가 저 앞에서 불빛을 비치며 경적을 울려대었다.

식은 땀이 줄줄 나고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얼른 그 남자를 일으켜 세워 올리려 했으나 그 남자는 죽기를 작정한 듯 꼼짝도 안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를 보았는지 열차가 20,30m쯤 앞에서 멈춰선 체 경적을 울리고 있었다. 정신이 번뜩난 나는 그 남자를 억지로 일으켜 세웠고 위에 있던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위로 올려 놓았다.

사람들은 내가 그 남자와 일행이라 생각한 듯 하였다. 나와 그 남자를 남겨두고 모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열차를 타기 시작했다. 정신이 쏙 빠진 나는 그 남자에게 따지듯 말하였다.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했냐고 말이다. 그 남자는 술에 취해 술냄새가 진동을 하였고, 손에는 조그만 상자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 자살을 시도한 이유를 설명했다.

요지는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IMF로 인해 집안이 어려워지자 그 여자가 변심을 했고, 그 마음을 돌리고자 돈을 모아 초코렛을 사서 프로포즈를 했는데 그 여자가 거절을 해서 술 마시고 자살하려 했다는 것이다.

허허... 좀 어이가 없었다. 여자 때문에 귀한 목숨을 버리려 하다니 말이다. 게다가 내 목숨 걸고 구한 사람의 이유 치곤 좀 허탈했다. 그러고 있는데 역무원이 내려왔다. 난 그 사람을 역무원에게 인도하고 내 갈 길을 가려했는데, 이 역무원은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철로에 뛰어내려가면 어떡하냐며 나무라기 시작한다. 난 저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내려간 것이었다고 설명했으나 그래도 역무원이 올때까지 기다려야지 무작정 뛰어내려가면 어떡하냐며 다시는 그러지 말라 일렀다.

당시에는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다음부터는 남의 일에 끼어들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기까지 하였다. 몇년 전 대구 지하철에서 사람을 철로에서 구한 고등학생이 상을 받은 것을 보고는 좀 억울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내 나름대로는 법을 어겼어도 내 손으로 생명을 살렸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그 상황이 보상되고도 남았다.

결국 역무원에게 동급으로 취급받고 실컷 혼나고야 말았다. 그 남자를 역무원에게 넘겨주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그 남자 혼자 놔두면 또 뛰어들 것 같아서 그의 집을 물어 집까지 바려다주기로 했다. 왕십리가 집이었던 그를 데리고 왕십리까지 가는 내내 그의 억울함을 들어주느라 사람들의 시선을 따갑게 받았으며 지하철 밖에까지 바려다 주었다.

제2의 IMF라고 하는 2009년의 발렌타인데이. 철로에서 4명이나 자살을 하였다. 상상도 못할 각자의 고충과 어려움이 있었기에 죽음을 선택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죽음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강도는 다르지만 한계를 넘어서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살아가고 있다. 아무도 몰라줄 것 같은 나만의 고통은 실제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다. 그 고통을 나누면 반이 되었을텐데 소통의 부재와 소외가 결국 이런 참담한 악몽같은 결과를 낳고야 말았다.

빛이 강하면 어둠도 강하듯, 사랑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발렌타인(Valentine)의 빛 이면에는 소외와 고독이라는 슬픈 발렌타인(Balentine)의 어둠이 있는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발렌타인데이. 이제는 주위 사람에게 관심을 나타내는 문화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한가지 더불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블로그를 권하고 싶다. 비록 때로는 악성댓글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소통과 공유 그리고 대화의 창문인 블로그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마음껏 하고 고통을 공유함으로 그 아픔을 이겨나갈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문득 그 자살하려던 학생이 떠오른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도 10년 전의 일을 추억으로 간직한채 힘차게 하루를 살아나가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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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의 실수로? 연일 뉴스를 도배하다시피 하는 강병규는 나락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꿈만 같다며 자신의 이 모든 상황이 실수인 것처럼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아왔을 때는 지금까지 좋은 이미지로 버텨왔던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마치 금이 간 댐에 물을 계속 부어 넣은 격이라 생각한다. 그를 둘러싸고 있던 연예인이라는 이미지가 튼튼한 벽 역할을 한 셈이다.

그의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듣고 있으면 그의 그런 행위들은 상습적이며, 고의적이기까지 한 것 같다. 그 시작은 모두가 알다시피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의 몰지각한 세금 포탈 행위이다. 베이징 올림픽에 응원하겠다고 지인들과 그 가족까지 데려가서 호화 여행을 다녀왔다. 그들이 사용한 사용처를 보면 마사지부터 술집, 경호까지 사치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자비로 했다면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흥청망청 사용한 점이 괘씸하고 화가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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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연예인 응원단의 반응은 응원을 열심히 했을 뿐이라는 기만하는 발언만 계속될 뿐이었고, 조금 불리해지자 침묵으로 일관한 체 방송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응원단장이었던 강병규가 있었다. 후에 잘못했다고 말을 했지만, 말 뿐이었고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대충 얼버무려 버리려는 속셈이었는 듯 하다. 당시만 해도 강병규에 대한 옹호 여론이 존재했다. 지금까지 그가 만들어온 이미지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정도로 끝나나 했지만, 강병규의 만행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랏돈 3억을 아무렇지도 않게 써 버리는 대담한 행동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3억은 한번의 배팅에 불과한 돈이었기 때문이었다. 도박에 빠져 수억을 날린 강병규는 불법 도박을 한 사람으로 기소되었다. 하지만 법정은 강병규의 상황이 돈을 많이 잃었기에 형을 감해준다는 판결을 내렸다.

거기에 이번에는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아 고소를 당했다. 그런데 강병규는 그에 맞서 허위사실 유포로 맞대응을 하고 있다. 그는 채무관계만 있을 뿐이지 사기죄는 없기에 허위사실 유포라는 논리이다. 오랜만에 김상혁의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 했다"라는 어록이 떠오르는 시점이다.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것을 사기라고 한다. 지정된 기간 내에 갚지 않으면 갚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위반이고, 사기가 아닌가. 게다가 사업자금으로 빌린 돈을 고스란히 인터넷 도박으로 다 날렸으니 사기는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허위사실 유포는 강병규가 국민들에게 맞아야 할 죄목이다. 그 동안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서 긍정적이고 건강한 허위적 이미지를 유포시켰기 때문이고, 연예인 응원단을 통해 하라는 응원은 안하고 흥청망청 돈 잔치를 하고 온 허위사실 말이다. 이럴 때 또 떠오르는 말은 적반하장이라는 것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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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긴 한다. 나라에 좋은 일 하겠다고 응원단장으로 나서 열심히 응원하고 그 대가로 조금 썼을 뿐이데 그게 도화선이 되어 줄줄이 비엔나처럼 인터넷 도박에 사기죄까지 뒤집어 썼으니 3고에 흔들고 독박까지 썼다고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도박은 돈을 왕창 잃었고, 돈을 빌린 것도 갚으려 노력하는데 지금의 자신을 아마도 도와주지 않으니 그의 이상한 논리대로라면 억울할 만도 하다.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꼴이니 그의 바닥이 과연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 처음부터 나라에 좋은 일을 하겠다는 심산이 아니라, 그것이 허울 좋은 빌미가 되어 자신의 잇속을 챙기려는 악독한 마음이 잘못된 첫 단추를 끼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악행이 하나씩 드러났을 뿐이다. 지금 이 시점에 강병규는 극도로 소외감을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으니 말이다. 연예인 응원단이 도와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은 계속 침묵할 뿐이다. 아니 오히려 방송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니 참 아이러니하다.

얼마 전 미쿡인 친구와 술을 한잔 한 적이 있다. 그는 강병규를 옹호하였다. 자세한 내막을 잘 모르는 그 친구는 강병규가 인터넷 도박을 해서 돈을 잃은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는 것이다. 자신의 돈을 자신이 썼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연예인이란 이유만으로 억울한 처사를 당하는 것 같다며 미쿡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 하였다.

그 친구는 이런 자세한 내막에 대해서는 모르고, 한국 연예인이 도박을 해서 돈을 잃었는데 잡혀 들어갔다라는 말만 들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일 테다. 언론의 역할이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혹시나 내 친구 외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하는 말인데 연예인이라 주목 받고 왈가왈부하는 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죄가 확대되거나 피해를 본 것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죄가 축소되고, 혜택을 보았으면 보았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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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연예인이란 하나의 권력을 뜻한다. 어디 가든지 특별 혜택을 받는다. 동네 슈퍼마켓에 가서도 자신의 이름만 대면 물건도 공짜로 가져갈 수 있는 권세를 가지고 있다. 많이 걸러질 텐데도 방송에서 나오는 연예인의 혜택들은 매우 크다. 법도 피해갈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연예인이기에 많은 어린이들의 꿈이기도 한 것 같다. 연예인을 폄하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혜택과 권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미쿡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연예인의 입장에서 그 혜택을 대하는 자세가 당연함과 고마움의 차이 정도 인 것 같다.

강병규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그런 연예인 특권 의식이 잔뜩 깔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는 이유를 잘 모르고, 자신의 논리 속에 억울함을 토로하며 세상을 등지고 있는 느낌이다. 특권이라는 것은 그만큼 책임도 따르는 법이다. 많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연예인은 이미 일반 시민이 아닌 공인으로 일컬어지고 있지 않은가.

강병규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은 목과 어깨에 있는 연예인 특권 의식을 빨리 버리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 것일 거다. 그의 바닥은 어디까지일까? 아마도 그의 어깨에 뭉쳐있는 특권의 무게만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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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5시경 수서에서 강남으로 들어가는 도로 부근에서 차 사고가 있었다. 차를 타고 가는데 앞에서 차 한대가 뒤집어지는 장면을 목격 후 바로 사진을 찍었다. 무쏘 스포츠가 높은 속력으로 급하게 좌회전을 하다가 직진하던 택시에 부딪히며 원심력과 함께 균형을 잃어 뒤집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순식간에 일어났으며 동영상에서와 같이 운전자는 무사하였고, 차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약속 시간에 늦어 빨리 가야 하는 상황이라 오래 촬영은 못했지만, 안전 운전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무쏘 스포츠를 타보았을 때 균형의 문제에 있어서 불안함을 느꼈었는데 차가 전복되는 것을 보니 무쏘 스포츠 운전자들은 급커브길에서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물용으로 나온 무쏘 스포츠는 뒷트렁크 부분에 덮개가 없이 나오는데 비가 오거나, 세차를 할 경우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튜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고난 차량도 뒷트렁크부분을 튜닝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저것이 균형에 더 문제를 준 것이 아닌가 싶다. 운전자가 무사하고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동영상을 찍기 전에 급하게 사진을 찍어서 화질은 매우 안좋지만,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아 올려놓는다. 두번째 사진에서 보면 운전자가 전복된 차량에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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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을 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특별히 도아님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에덴의 동쪽이 끝나자마자 채널을 고정시킨 체 보기 시작했다. PD수첩에서는 간단하게 용산 사건에 대한 용역 문제를 짚어보았다. POLISIA라고 쓰여진 방패에 대한 것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 용산 사건의 용역 투입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게 끔 구성되어 있었다. 보는 내내 정부의 파렴치한 거짓말들과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에 대해 분개할 뿐이었다. 김석기 내정자가 사퇴했다고 퉁칠 일이 아니다.

충분히 분노 게이지가 찬 상태에서 미네르바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마포강변님을 비롯한 인터넷 논객들이 모자이크가 된 모습으로 미네르바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미네르바 사건에 대해 조목 조목 따져보며 정부의 또 한차례 거짓말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입도 제대로 못 맞추는 정부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미네르바의 부모님도 나왔다. 나와 또래인 미네르바. 그러서인지 부모님도 우리 부모님 같이 느껴졌다. 지금 우리 또래의 부모님들은 갱년기와 우울증으로 힘들 시기이시다. 사회에서의 지위도 약해져서 소외감을 쉽게 느끼실텐데 "나는 쓸모없어"라는 한마디가 가슴을 후려치는 듯 아팠다. 엊그제 집에 와서 대청소까지 해 주고 간 아들이 경제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이유만으로 감방에 가있으니 정말 환장할 노릇일 것이다.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모른체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방에 가두어놓았으니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지게 아프겠는가. 그 와중에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아버지의 말씀과 담배 한모금이 아들의 입장에서 고개를 떨구게 만들었다.


나 또한 10년 전 IMF를 시점으로 경제와 경영을 독학해왔기에 미네르바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 물론 미네르바 정도의 내공에는 택도 없는 지식이지만 말이다. 군시절 공부를 시작했는데 당시 책을 압수 당하기도 하고, 책을 보지 말라는 지시까지 받기도 했다. 원래 밟으면 꿈틀하는 성격이라 영창을 가는 한이 있더라도 책을 놓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공부했지만, 미네르바는 아예 감방에 들어가게 되었으니 군대보다 더한 것이 현실이 아닌가 싶다. 자신이 공부해 온 것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소통한 것에 대해 국가 이미지 손상 및 20억달러의 손해를 입힌 죄로 감옥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어이없고 놀라울 따름이다. 이러다가  책 독후감과 TV나 영화 감상평마저 정보통신법 위반으로 잡혀들어갈지 모르는 일이다. 아니 아예 5호담당제가 실행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시범케이스

PD수첩을 보면서 도아님이 말씀한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았다. 바로 자기검열과 인터넷망명이다. 이전에도 느꼈지만 PD수첩을 보면서 더 강하게 느낀 것은 바로 "시범케이스"라는 단어였다. 군대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로 군기를 잡기 위해 공문이 떨어진 후 첫번째로 걸리는 사람은 가차없이 혼줄을 내 주는 것이다. 손자병법에도 손무가 합려의 요청에 의해 궁녀를 대상으로 훈련을 하였는데 군기가 들지 않자 명령하달이 안된 것이라며 대장 궁녀 두 명을 모든 궁녀가 보는 앞에서 목을 잘라 참수에 처해 군기를 바로 잡았다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시범케이스의 적절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군대에서는 주로 검열이 있을 때 시범케이스를 잘 사용하는데, 그 기간에 걸어가다 단추가 하나 풀어져있다든지, 삼선 정렬(웃옷과 허리띠와 하의의 선 정렬)이 안되어있다든지, 모자를 안 썼다든지 아주 조그마한 꼬투리라도 잡히면 가차없이 군장이나 영창이었다. 그 후로는 모든 군인이 군기가 잡혀 한 동안은 긴장 속에 살아야 한다. 그 기분은 두려움과 더러움, 그리고 억압됨과 불안함이었다.

미네르바의 변호를 맡은 박찬종 변호사도 말하였지만, 검찰은 그 사건을 표적수사했으며, 털어서 먼지가 안나오자, 먼지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2개의 어처구니 없는 문서를 꼬투리 잡아 감방으로까지 집어 넣었다. 알고보니 그 2개의 꼬투리마저 허위사실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 일사천리로 미네르바를 구속하는데까지 이르렀다. 시범케이스는 어떤 이유도 용납되지 않는다. 한명의 군기를 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체의 군기를 잡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검열

그 효과는 철저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기검열이 시작된 것이다. 도아님의 댓글에도 미네르바 관련 글은 비밀댓글로 달리고, 인터넷 논객들은 자신이 쓴 글들 중 문제될 것이 없나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정부에 잘못에 대해 지적하는 글 밑에는 "기자님 조심하세요"라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고, 인터넷 속의 불안감은 극도로 팽배해져 갔다.

불안감과 공포심 그리고 두려움등은 통제를 하기 위한 절대조건이다. 또한 미디어를 통제함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닫게 만들어 우민화 정책을 쓰는 것도 전체주의의 단상이다. 글을 쓸 때 자기검열이 시작되고, 말을 할 때도 남의 눈치를 보게 된다. 주위에 누가 없나 우선 살피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웬만하면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는다.

어릴 적 전두환 시절 때 다방에서 어른들이 모인 자리에 따라간 적이 있다. 어른들끼리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전두환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자 내가 "대머리 전두환"이라고 말을 하였다. 어른들은 나에게 어디가서 그런 말 하면 잡혀간다면서 입단속을 시켰던 기억이 난다. 어렸던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머리보고 대머리라고 하지 못하는 현실이 어린 마음에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똑같은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나는 앞으로 태어날 나의 자녀에게 손단속을 하라 주의를 주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예전 국보법과 같은 정보통신법이 존재하는 한 말이다.

인터넷 망명

결국 이런 통제와 시대를 거스르는 막가파적 발상은 두갈레로 나뉘게 되어있다. 싸우든지 피하든지. 피하는 것은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것일테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일들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 블로그를 워드프레스로 갈아타기도 하고, 메일도 다음이나 네이버가 아닌 G메일로 갈아타고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G메일에 익숙해지려 노력하고 있다. 언제 내 정보가 정부에 고스라니 제공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

인터넷은 점차 소통과 참여의 2.0 시대로 발전하려 하고 있는데 정부는 다시 1.0시대로 돌아가라 말하고 있다. 거대한 파도를 막아보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국가브랜드를 낮추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정부이다. 인터넷망명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이 일이 국내에서 통제되어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PD수첩의 인터뷰 요청에 기획제정부에서는 미네르바가 이미 영향력이 줄었고, 모든 예측이 빗나가고 있는 마당에 다시 이야기를 꺼내 사회적 이슈를 만들 필요가 있냐고 했다. 영향력을 잃은 것은 정부이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억울한 한 사람이 정부의 시범케이스로 희생되었다는 것은 사회적 이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아마 기네스북에 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상한 뉴스로 손꼽히기도 했으니 말이다.

PD수첩을 보고 느낀 미네르바는 마치 일제시대를 떠올렸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 시키기 위해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아 억울한 사람들을 고문하고 학대하고, 짓밟았다. 그리고 언론을 통제하고, 정부를 찬양하게 하고, 서로를 감시하게 하였다. 끄나풀이 생겨나고 쉽게 통제하고 지배하기 위해 우민화 정책을 강력하게 사용하였다. 서로 소통하지 못하게 하려고 한국어를 없애고 일본어를 사용하게 하였으며 창씨개명까지 하게 하였다.

대한독립 만세라는 단어를 외치기 위해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상황이 지금의 상황과 다를게 무엇이 있는가? 하지만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밟으면 밟혀 죽지 않았다. 밟으면 언제나 꿈틀했고, 몰리면 물었다. 목숨을 내걸더라도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고, 온갖 고문과 고초를 겪으며 자유를 위해 죽음을 선택했다. 또한 해외로 망명하여 임시정부를 만들고, 세계에 이 억울하고 어이없는 일을 전하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 대한민국이 탄생했고, 지금 이 날까지 지속되어오고 있다. 조상들의 피와 눈물로 말이다. 인터넷도 생각처럼 쉽게 공략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네르바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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