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건 오정호가 길은혜를 치려다 실수로 송하경의 다리를 다치게 한 것으로 인해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면서 오정호의 퇴학문제를 거론하게 되는데 이것을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오정호를 받아들이며 모든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학교는 또한 계나리도 다루었는데, 계나리의 경우는 존재감이 없는 보통 학생들을 대표해서 나왔다. 존재감이 없어서 선생님조차 누군지 모르는 계나리. 학교에서 솔직히 공부를 잘하는 집단, 문제아 집단은 극소수이고 나머지는 모두 계나리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 무존재감 말이다. 그런 계나리의 문제까지 다루었으니 학교2013은 짧은 시간 안에 학교의 모든 학생들의 이야기들을 다루려 했음을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마무리다.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모두가 친구로서 지내가 된다니 말이다. 고남순과 박흥수는 과거 일진이었지만 마음을 바로 잡고 서로 우정을 나누며 학교에서 반장까지 하며 친구들의 신뢰를 받게 되었고, 오정호와 이지훈, 이이경은 문제아에서 서로의 우정으로 인해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된다. 단순히 갈등 해소를 하는 면만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사회에서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해서도 보여주었다. 알바에서는 이들을 쓰지 않고, 반에서도 우선적으로 도둑으로 몰며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오정호 일당이 과거에 저질렀던 악행으로 인한 댓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박흥수 역시 막살았기 때문에 보호대상이 되었고, 무슨 일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조사를 받게 되어 있는 것이다. 아무리 우정으로 포장되어도 당한 사람의 입장은 그들을 용서하기 힘들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동체가 무너지게 된다는 것을 2학년 2반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강세찬은 신입 교사 시절 자신의 학급에서 고민 상담을 들어주지 못한 한 여학생이 자살을 하게 되자 학교를 그만두고 염세적으로 변하게 된다. 계나리 또한 자살을 할까봐 걱정을 하다 과거의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었다. 보통 갈등은 감정으로 이어지고, 그 감정은 남자일 경우 분노로 표출된다. 분노의 감정을 계속 키우다보면 살인까지 가게 된다. 또한 여자의 경우는 우울증으로 가게 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미워하게 되고, 그러다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즉, 분노나 우울한 감정을 지속하면 남을 죽이거나 자신을 죽이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하다.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니 말이다.
달리 해석하면 중간에 그 감정을 키우는 것을 끊어줄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대부분은 길은혜와 비슷하기도 하다.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자기 자신에는 관대하면서 남에게는 냉정한 잣대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을 용서하고 끌어안기보단 극단의 상황으로 내몰게 된다. 결국 오정호나 계나리같은 학생은 공동체 안에서 색안경이 씌워진체로 바라봐지기 때문에 더욱 삐뚤게 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학교도 이런 문제를 보여주려 한 것 같다. 특히 학교의 2학년 2반은 우리 사회를 축소해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갈등들을 풀어가는 열쇠로 작은 관심을 키로 잡고 있다. 고남순에게 관심을 가졌을 때 그의 가정형편과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되고, 다시는 일진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만들어주었다. 오정호 역시 정인재 선생의 작은 관심이 학교에 끝까지 다녀야겠다는 작은 의지를 가져다주며 변화해나가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정인재 선생이었고, 실제로 정인재 선생같은 선생은 학교에서 점점 퇴출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입시가 우선이니 말이다.
강세찬 선생은 성적을 높혀주는 선생이고, 정인재 선생은 인성을 높혀주는 선생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인성보단 성적을 우선시 한다. 능력을 우선시 하는 사회적 구조로 인해 갈등들이 시작되고, 이로 인해 세대간의 갈등, 지역간의 갈등, 성별 갈등등 온갖 갈등들이 난무하게 되면서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지게 되는 것 같다. 이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학교의 메세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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