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매는 이준기의 열연과 더불어 유연한 스토리로 수목드라마의 지존을 지키고 있다. 일지매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준기에 대한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이승기가 아닌 이준기가 주연을 하는 일지매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준기의 기대보다 매우 높은 연기력으로 인해 일지매의 인기 비결은 이준기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일지매=이준기라는 공식이 자리잡혀 갈만큼 큰 인기와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MBC에서 시작할 정일우의 일지매가 가장 고려해야 할 부분은 아마도 이준기의 연기부분일 것 같다. 정일우만의 일지매를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이준기가 만들어낸 일지매의 캐릭터를 잘 연구하여 이어가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다. 아무래도 이준기의 인지도를 정일우가 따라가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공이 이준기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제작, 연출, 스토리등 여러 부분의 것들이 잘 조화되어 지금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연기만 놓고 보아도 이준기 외에도 그 주변을 받쳐주는 든든한 조연들이 있다. 일지매를 성공가도로 갈 수 있게 만든 없어선 안될 양념같은 조연들에 대해 살펴보자.
1. 인조 (김창완)
김창완의 악역 연기는 하얀거탑에서 이미 검증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인조역을 통해 더 비열하고 잔인한 역할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옆집 아저씨같은 서글서글한 이미지의 김창완은 백성들을 위하는 성군같은 비주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이면에 가려진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극악무도한 인조의 이미지도 잘 가지고 있다.
할머니의 손을 잡아주고, 돌아와서 손을 씻는 모습이나, 아름다운 꽃을 움겨쥐는 장면, 그리고 파리를 쫓는다며 벼루를 집어던지는 장면은 강력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인조의 모습을 김창완이 아니면 표현을 못했을 정도로 그 역할의 속에 녹아들어간 느낌이었다.
2. 쇠돌이 (이문식)
일지매의 쇠돌이 역을 위해 약간 모자라보이려고 생니까지 뽑아버린 이문식은 일지매의 일등공신이라 할만하다. 공공의 적에서 산수의 모습보다 훨씬 더 감칠 맛나고 멋져부린 이문식은 이번 일지매에서 일지매의 양아버지역을 잘 표현하고 있다.
항상 구수한 사투리와 일편단이를 향한 순수함으로 사람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준 쇠돌이는 저번 주에 일지매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후 나오는 용이와 겸이 그리고 일편단이로 이어지는 복잡한 심경을 잘 표현해내었다. 쇠돌이, 멋져부러!
3. 변식대감 (이원종)
이원종의 종횡무진 활약은 식객에서도 특별출연으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인조의 옆에서 얄밉게 딸랑이 역할을 하는 변대감역은 저번 촛불시위 풍자 장면에서도 어청수 경찰청장을 잘 담아내기도 한 것 같다.
말썽만 피우는 아들 시완과 이원호의 아들이지만 자신의 아들로 알고 서자로 받아들인 시후, 부모를 닮지 않은 곧은 성품의 딸 은채 사이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아버지의 모습을 담아낸 것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속이 다 보이는 얌채같은 악역으로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변식대감 이원종의 연기 또한 일품이다.
4. 공갈아제 (안길강)
공갈아제역을 맡고 있는 안길강은 '왕과나'에서 이미 개도치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한바있다. 이번 공갈아제에서는 뛰어난 무술 솜씨를 뽐내며 숨어있는 고수의 역할을 잘 담아내고 있다. 자신이 죽이려다 죽이지 못한 봉순이와 겸이를 도와줌으로 그간 사람들 짐승 베듯 죽인 것을 참회하고 있다. 일지매의 스승이자, 호위무사 사천의 유일한 라이벌, 그리고 일지매의 아버지인 이원호를 죽인 장본인인 공갈아제의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5. 시완 (김무열)
온갖 나쁜짓은 다하고 다니는 안하무인 시완역을 맡은 김무열의 인기는 이준기 못지 않은 것 같다. 다양한 표정연기와 감정의 표현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김무열은 극중에서 미움투성이인 시완과는 다르게 그만의 매력을 잘 발산하고 있는 것 같다.
김무열을 보면 참으로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비록 악역이긴 하지만, 그 또한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를 잘 만들어가고 있다. 일지매를 잡으려는 시완은 오히려 일지매인 용이를 자신의 뼈가리로 삼아 주요정보들을 내주고, 일지매로 오해받지 않는 중요한 방패막이가 되주어 되려 일지매를 도와주는 그의 역할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기대된다.
이 외에도 많은 조연과 주연급의 캐릭터들이 일지매를 완성해나가고 있다. MBC의 일지매가 SBS의 일지매를 잡기 위해선 이준기만 따라잡아서는 안되고, 이런 일등공신 조연들도 따라잡아야 할 것이다. 감칠맛 나면서도 잘 조화되어 일지매인 이준기를 더 잘 돋보이게 만드는 조연들의 연기와 열정이야말로, 지금의 1위 자리를 만든 주요요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TV리뷰 >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렌드에 묻혀버린 밤이면 밤마다 (0) | 2008.07.23 |
---|---|
달콤시, 시청률 부진의 이유는? (1) | 2008.07.20 |
일지매, 긴장감 넘치는 막판 스파트 (3) | 2008.07.18 |
식객을 통해 본 경영 마인드 (1) | 2008.07.17 |
쇠돌이 때문에 일지매 본다. (22) | 2008.07.12 |
식객, 제 2의 대장금이 될 수 있을까? (4) | 2008.07.10 |
이승기 하차, 정일우의 일지매 (0) | 2008.07.09 |
유연한 스토리가 돋보인 일지매 (0) | 2008.07.06 |
식객이 독주하는 이유는? (1) | 2008.07.02 |
월화드라마의 승자는? (0) | 2008.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