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가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기대가 매우 컸다. 소설로 이미 검증된 스토리에 탄탄한 배우들 그리고 금요일 저녁의 연속 2회 방송으로 드라마의 새로운 이슈를 몰고 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실제로 방영 이후에 최강희의 깔끔한 연기와 작가의 세심한 표현들, 연상남 이선균과 연하남 지현우의 연상연하 대결구도가 적절히 잘 표현된 프리미엄드라마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청률은 10%를 넘기기 힘들었다. '달콤시'에 대한 매니아가 많아지긴 하지만 더 이상의 시청자 유입은 힘들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1. 금요일 밤
시간의 선택이 잘못된 것 같다. 주 5일제인 요즘 금요일 저녁은 집에서의 휴식보다는 밖에서의 회식이 더 많은 편이다. 방영 시간인 금요일 밤 10시에서 12시까지는 한참 밖에서 활동할 시간이다. 학생들은 학원에서, 독서실에서 공부할 시간이고,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은 친구들과 만나거나 회식을 할 시간 때이다. 집에서 볼 수 있는 시청자들은 주부와 어르신들이 대부분일텐데 31살의 노처녀의 마음을 표현한 달콤시를 즐겨보시지는 않으실 것 같다.
금요일 밤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프로는 무엇일까? KBS에서는 VJ특공대 및 부부클리닉을 방영한다.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VJ특공대와 주부들이 좋아할만한 부부클리닉이 경쟁상대이다. 게다가 MBC는 MBC스페셜과 개그야를 방영한다. 역시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다큐멘터리이고, 모든 사람이 가볍게 웃을 수 있는 개그프로를 방영한다. 그리고 SBS의 프리미엄드라마 달콤시가 동시간대에 방영된다.
시청률을 보면 확연히 들어난다. 동시간대에 방영하는 VJ특공대, 부부클리닉, 이영돈PD의 소비자고발, 개그야가 상위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자료 참고: TNS시청률) 금요일 밤의 주시청자를 고려하지 못한 달콤시는 시청률의 저조를 보일 수 밖에 없고, 매니아층으로부터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유료로 보거나 인터넷에서 다운을 받아보는 수 밖에 없다. 10%이하의 시청률이 나올만한 드라마는 아닌데 금요일 밤이라는 시간대가 아쉽다.
2. 여성을 위한 복잡, 세심함스토리의 문제이기에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미 소설로 검증되었듯이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는 많은 판매를 이루었고 도서관에서는 항상 대출중인 소설책일만큼 인기가 크다. 하지만 여성의 복잡한 마음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 미묘한 감정 표현의 달콤시는 남자들에게는 어필하기 힘든 작품이다. 단순한 남성들은 감정의 변화같은 복잡한 것보다는 확실한 감정표현과 액션같은 몸으로 어필하는 작품을 좋아한다. 수목드라마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일지매'와 같이 말이다.
여자의 심리를 알고 싶어하는 남자들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이상은 남자들에게 달콤시는 찬밥신세이다. 그나마 최강희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보겠지만, 금요일에 2회 연속하는 방영하는 동안 집중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남자이고 직장인인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콤시'를 꼭 챙겨본다. 가끔 보다가 졸기도 하지만, 이미 달콤시의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래서 달콤한 나의 도시의 원작인 소설도 샀다. 어느 신문에서 본 것 같은데 달콤시에 대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 곳에서? 라는 제목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시청률은 저조한데 원작 소설이나 최강희 패션 소품들은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최강희의 패션은 정말 여자친구에게 바로 사주고 싶을 정도로 이쁜 것 같다. 최강희 헤어스타일과 패션은 새로운 트렌드를 항상 만들어내고 있지만, 정작에 드라마는 저조한 시청률을 나타내고 있다. 연기도 좋고, 스토리도 좋고, 표현도 좋고, 연출도 좋은 프리미엄드라마 달콤시가 시청률이 올라가서 이런 프리미엄드라마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다음 번에 프리미엄드라마를 할 때는 시간대를 바꾸던가 주시청자를 고려한 작품을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