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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에서 존박을 끝까지 밀어주었다면, 위대한 탄생에서는 권리세인 것 같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연출자의 능력이라고 한다. 어떻게 밀당을 잘하는지가 관건인 것이다. 문자투표나 네티즌투표도 PD의 능력에 따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묘미인 것이다.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이슈를 끌어낼 것인지가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제 마지막 캠프가 시작된다. 슈퍼스타K에서 했던 것과 같이 2명씩 조를 이루어 화합을 테스트한다. 영리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 위대한 탄생이 잘 났다고 자신만의 방법을 추구했다면 분명 실패했을 것이다. 기존에 이미 검증받았던 방법을 따라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TOP10을 뽑기 전까지는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각 멤버들은 캐릭터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고, 김혜리처럼 신상이 털리며 이슈를 만들어내기 시작할 것이다. 이 때 가장 돋보이는 사람이 필요한데 권리세가 그 역할을 할 것 같다. 이번 선곡 미션에서 권리세는 탈락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각 멘토가 한명씩 선정한 사람은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방시혁이 2명을 선택하고, 이은미가 선택하지 않음으로 권리세가 패자 부활을 하게 된다. 방시혁이 총대를 맨 것이다. 

권리세는 처음부터 정해진 TOP 멤버 중 한명이다. 첫 오디션에서 안무와 외모로 주목을 받았지만, 한국에 와서 캠프에서는 줄곳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권리세의 외모와 특이한 이력들은 권리세를 TOP 10까지 올려줄 것이다. 

마지막 캠프 예고에서 잠시 보여주었지만 권리세는 2명이 한조가 되어 안무를 선보이게 된다. 권리세의 가장 큰 장점이자 가창력을 숨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는 PD가 배려해준 사항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연출된 상황인 것이다. 합격과 불학격으로 나누어 놓고 한쪽 무리에 있는 사람을 왔다 갔다 시키며 천국과 지옥을 맛보게 하는 심사위원들의 작전도 연출의 한 부분일 뿐이다. 아슬 아슬한 밀당의 묘미를 느끼게 해 주기 위해서 말이다. 

권리세를 부활시킨 패자부활전도 멘토가 가서 그냥 뽑았다. 가장 강력하게 컨트롤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예정대로 권리세는 합격자에 들어가게 되어 있었지만 반발을 약화시키기 위해 안그래도 가장 많은 욕을 먹고 있고, 그만한 내공을 가지고 있는 방시혁에게 총대가 매어진 것이다. 

권리세가 합격한 것이 싫지 않다. 아니 오히려 좋다. 남성 시청자의 입장은 더욱 그렇다. 슈퍼스타K에서 존박을 두고 남자편과 여자편이 나뉘어 졌던 것과 같이 권리세를 두고 남성팬과 여성팬이 대결 구도를 보이게 될 것이고, 그건 이슈를 만들어 낼 것이다. 위대한 탄생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남성 참가자들은 권리세를 흠모하는 스토리가 전개될 것이고, 여성 참가자들은 질투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권리세가 존박과 같은 역할을 해 준다면, 또 흥미롭게 보는 캐릭터는 바로 1급수 김혜리가 아닌가 싶다. 김혜리는 슈퍼스타K의 강승윤 역할을 해 주지 않을까 싶다. 반항적인 모습이나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강승윤과 많이 닮아있다. 과거에 방황했던 것과 최근 미니홈피에서 철없는 모습을 보여준 것까지 강승윤의 거칠고 반항적인 이미지와 너무도 닮아있다. 



위대한 탄생에서 이 둘의 활약은 계속될 것 같다. 그리고 위대한 탄생이 놓쳐서는 안될 캐릭터이기도 하다. 권리세와 김혜리가 우승할리는 없을 것이다. 존박이 허각에게 1등 자리를 내 준 것처럼 말이다. 시즌2를 원한다면 권리세나 김혜리는 2,3등으로 놔두어야 할 것이다. 어차피 오디션 후 활동할 때는 TOP4가 같이 활동하게 될테니 1등과 4등의 차이는 별로 없다. 

위대한 탄생, 좀 더 영리해졌으면 좋겠다. 슈퍼스타K와 같은 방식으로 가는 것까지는 워낙 슈퍼스타K가 잘했기 때문에 그렇다쳐도 위대한 탄생만의 무언가를 좀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자칭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라고 우기는 마당에 체면은 세워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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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의 눈이 설특집 파일럿으로 시작되었다. 정규방송으로 편성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지식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아직 손 봐야 할 곳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많은 기대가 있었던만큼 개선되어야 할 방향도 보게 되었는데, 좀만 더 다듬는다면 재미있는 지식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딘의 눈은 세상의 상식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이 정말 사실인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보통 드라마나 사극들이 사실을 왜곡하여 보여주기에 교육적으로 안좋다는 생각이 있는데 오딘의 눈은 이런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에 의미가 있다. 오히려 왜곡되어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말이 서서 잘까, 아니면 누워서 잘까? 보통 서서 잔다고 알고 있지만, 말은 누워서도 잔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문구가 세종실록지리지 50페이지 3째줄에 있을까? 세종실록지리지는 20여 페이지까지 밖에 없기에 50페이지 3째줄은 존재하지 않는다. 금붕어 기억력이 3초일까? 금붕어는 몇달 동안 기억하고 훈련을 시키면 다양한 묘기까지 할 수 있다 .

이런 상식을 깨는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 오딘의 눈이다. 진행자의 역할도 큰데, 김구라와 유세윤의 조화가 잘 맞는 느낌이었다. 유세윤의 뻔뻔함과 건방짐이 김구라의 거침없는 모습과 잘 조화를 이루었고, 양념같은 김신영은 깨알같은 웃음을 주었다. 파일럿인데도 불구하고 각 진행자들이 캐릭터를 잘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다만 기대했던 오딘의 눈 캐릭터는 기대 이하였다.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된 오딘 캐릭터는 가상과 현실을 이어주는 재미있는 발상이었지만, 흐름을 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성우의 말과 애니메이션의 행동이 어색하고 잘 맞지 않았다. 오딘의 말투나 행동은 MC들과도 호흡이 잘 맞지 않았고, 속 시원한 답변을 해 주지 못하고 말이 너무 느려서 답답한 마음을 가져다 주었다. 진짜 사람이 나와서 오딘의 역할을 하고, 그 위에 CG를 입히는 작업을 했으면 어색하긴 해도 기술적인 부분에서 호평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또한 이 프로그램에서 취약점은 정보의 반전력인 것 같다. 얼마나 고착된 상식이었는가에 따라 반응이 나뉘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상식이 나올 경우는 관심도가 급 하락하게 되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를들어 삼일절 노래는 잘 모를 뿐더러 노래 가사에 별 관심이 없다. 만약 삼일절 노래 가사에서 삼일절 정오에 일어난 게 아니라 3월 2일에 일어난 것이라는 것이었다면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었겠지만, 당시 인구가 3천만명이건 5천만명이건 별 관심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반면, 세종실록지리지 50페이지 3째줄에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소재였다. 작곡가가 직접 나와 당시에는 세종실록지리지를 일반인이 열람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음율에 맞춰서 가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했고, 해외에 알리는 노래에는 다른 가사가 들어가 있다는 것은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즉, 진정한 상식인지 아닌지가 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책임진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픈 상처에 침을 바르면 나을지, 사람은 정말 달에 다녀왔는지등의 이야기는 관심을 끌만한 소재이다. 진정한 상식이 뒤집어지면 사람들은 충격에 빠지게 되고, 바른 상식을 알게 된 것에 대해 만족감까지 느끼게 될 것이다. 앞으로 정규방송이 된다면 소재 발굴이 가장 힘든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그만한 노력을 기하기에 충분한 이유는 오딘의 눈의 원동력이 바로 그런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소재이기에 더욱 힘을 써야 할 것 같다. 


가족 모두가 모여서 재미있게 오딘의 눈을 보았고, 어떤 세대에도 거부감이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보다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기술적인 면을 업그레이드하여 다른 지식 버라이어티와 차별화를 한다면 장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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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드라마의 새로운 강자가 나타났다. 바로 짝패이다. 블록버스터급 스릴러 드라마인 아테나와 아이돌의 반란 드림하이가 꽉 잡고 있는 월화드라마에 사극이 등장함으로 이제 월화드라마는 각 시청층이 제대로 나뉘게 되었다. 지금까진 아이들의 채널권이 강한 것 같다. 드림하이가 월화드라마를 꽉 잡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역전의 여왕과 아테나가 너무 별로였다. 역전의 여왕은 내조의 여왕의 뒤를 제대로 잇지 못해서 후속편도 아니고 새로운 드라마도 아니게 되었고, 아테나는 너무 큰 제작비가 부담이 되었는지 이것 저것 다 다루려다 죽도 밥도 안되었다. 결국 볼게 없는 성인 시청층은 아이들에게 시청권을 내주게 되었고, 아이돌이 꽉 잡고 있는 드림하이가 월화드라마의 패권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요즘 아이돌 없으면 프로그램이 안 만들어지니 말이다. (설특집 프로그램들 보면서 아이돌 없으면 어떻게 방송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든 월화드라마에는 성인을 위한 제대로 된 드라마가 절실히 필요했고, 짝패는 적당한 때에 나와주었다. 지금까진 전통적인 사극과 전개가 비슷한데다 스토리도 종잡을 수 없다. 약간 추노의 냄새가 나지만 과연 추노처럼 이어질 지는 성인으로 성장한 후부터 보아야 할 것 같다. 간혹 나오는 영상은 추노의 세련된 기법을 따라하는 것 같았다. 


짝패의 스토리는 왕자와 거지로 시작한다. 양반집 아들과 천민의 아들이 뒤바뀌는 사태가 난 것이다. 김진사댁에 아들이 태어나지만 어미는 아이를 낳다가 죽게 되자 유모로 거지패에 있던 막순을 데려온다. 막순 또한 한양에서 양반과 정분이 나서 임신을 했다가 도망쳐 나와 거지패 소굴로 들어가 아들을 낳게 되었기에 김진사는 막순을 유모로 들이게 된다. 막순은 유모로 들어오지만 자신이 배 아파 낳은 아들도 보고 싶고 김진사댁에서의 호강도 놓치고 싶지 않게 된다. 그래서 아이를 바꿔치기 하게 된 것이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긴 하지만 타고난 기질은 바꿀 수 없었다. 거지패에서 거지가 된 천둥은 글을 좋아하고 거지인데도 먹는 것보다 책을 더 좋아한다. 또한 심성도 좋아 고을 사람들에게 인심을 얻게 된다. 반면 김진사댁 장손이 된 귀동은 글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무관에만 관심이 있다. 특히 총에 관심이 많아서 사냥을 하러 다니곤 한다. 이렇게 왕자와 거지, 아니 양반과 거지가 되고 난 후 홍길동이 시작된다. 형을 형이라 부리지 못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호부호형을 못하게 되었지만, 양반집 자녀가 된 귀동이는 별 관심이 없고, 가난한 거지가 된 귀동이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게 된다. 귀동이는 거지패들로부터 김진사댁 유모가 어머니라는 말을 듣지만 그것도 사실은 아니다. 

이후의 스토리는 아직 전개가 되지 않았지만, 대충 감이 오는 것은 똑똑한 귀동이는 거지패에서 빠져나와 세력을 만들 것 같다. 또한 천둥이는 과거에 급제하여 무관이 될 것이다. 동이에서 나왔던 검계, 추노에서 나왔던 노비당의 부활인 것이다. 마치 홍길동과 일지매와 추노가 마구 겹친 듯 한 느낌이다. 홍길동부터 로빈후드까지 의적들의 아버지는 모두 양반이었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만 짝패에서 역시 이런 스토리는 이어질 듯 하다. 


결국 클라이막스에 다다라서 최진사와 천둥이는 대립되게 될 것이고, 자신이 죽이려는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충격에 쉽쌓이게 되며 보기 좋게 기존 세력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해나간다는 스토리가 아닐까 싶다. 평범한 스토리이지만 홍길동, 일지매, 추노, 로빈후드까지 같은 스토리로 다들 대박을 낸다. 즉, 이 스토리는 검증받은 스토리라는 것이다.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동이의 경우는 같은 스토리로 실패했기에 짝패는 동이의 전철을 밟지 말고 추노를 적극 탐구해야 할 것이다. 

아테나의 후속인 마이더스는 2월 28일에 시작하고, 드림하이의 후속인 강력반은 3월 7일에 방송한다. 두 드라마 모두 주인공이 장혁과 송일국으로 사극에서 빛을 낸 주인공이라 더 재미있는 한판 승부가 벌어질 듯 하지만, 2월 말까지는 스토리를 전개해나가기에 충분히 시간이 있다. 아테나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드림하이의 시청률을 어느 정도 가져와야 3월 초 시작될 또 다른 승부에서 승기를 붙잡을 수 있다. 

동이는 아역을 너무 많이 끌어서 결국 타이밍을 놓쳤었다. 추노, 일지매등의 사극을 보면 아역이 길어서 성공한 케이스는 별로 없다. 아역이 잘하면 오히려 성인이 바뀌었을 때 비교가 너무 많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기력이나 스토리가 부족해보여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되었든 짝패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빨리 천정명과 이상윤, 한지혜, 서현진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영상에 있어서도 세련된 영상기법으로 추노의 그것을 보여준다면 성인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짝패가 드림하이를 겨냥하여 청소년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는 언플을 하는 것 같은데 아이돌과 명품 아역 김수현이 있는데 존재감 없는 짝패 아역들로는 연기력도 비주얼도 당해낼 수 없다. 게다가 청소년들은 사극을 안 본다. 나도 부모이지만 자녀에게 사극을 보게 하진 않을 것이다. 너무 역사적 왜곡이 심한데 그것을 판별할만한 시각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청소년 시청층을 노리면 그마나 짝패에 호평인 스토리마저 흐트러지게 될 것이다. 채널권을 가지고 있는 성인층을 공략했으면 좋겠다. 화려한 액션과 영상,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 추노에서처럼 약간의 섹시미까지 더한다면 떠났던 월화드라마의 성인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추노 이후 제대로 된 사극이 없었던 요즘 정말 제대로 된 사극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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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지인이 울지마 톤즈를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는 트윗을 읽었다. 울지마 톤즈? 소설인가? 새로 나온 영화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갔다. 교회에 가서 목사님 설교를 들었다. 목사님께서 울지마 톤즈에 대한 이야기를 짧막하게 하셨다. 다들 알고 있는 듯 말씀하셔서 유명한 영화인가 싶었다. 집에 오자마자 난 울지마 톤즈를 찾아서 보았다. 

이럴수가... 다큐멘터리였다. KBS1에서 한 다큐. 그런데 아프리카 이야기다. 아프리카는 나와 인연이 깊었다. 10년 전 다녀왔던 아프리카는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보았다. 보면 볼수록 난 깊게 빠져들었다. 솟아오르는 눈물을 겨우 참으며, 온 몸에 전율이 계속 흘렀다. 울지마 톤즈를 다보고 2011년을 울지마 톤즈와 함께 시작할 수 있는 건 내게 가장 큰 축복이고 행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故이태석 신부의 삶 그리고 그 후


톤즈는 사람 이름이 아니다. 아프리카 남부 수단의 와랍 주에 속한 도시의 이름이다. 그곳에는 이태석 신부가 살고 있었다. 의사였지만, 신부가 되어서 아프리카로 간 한국의 슈바이처. 학교를 세우고, 밴드를 만들고, 병원을 짓고, 엠블런스를 만든 톤즈의 아버지이다. 나병이라 불리는 한센병에 걸린 환자들을 찾아가 치료해주고 친구가 되어 준 이태석 신부는 톤즈 사람들에겐 신부님이 아닌 아버지였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음악에 소질이 있던 그는 수단 남북부의 전쟁에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해주기 위해 악기를 가르쳐주고, 수단 남북부가 평화 협정을 맺었을 땐 브라스 밴드를 만들어 총 대신 악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었다. 브라스 밴드는 각종 큰 행사 때마다 초청되는 유명 밴드가 되었고, 전쟁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자신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행복을 심어주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성당을 먼저 지었을까, 학교를 먼저 지었을까? 이태석 신부의 생각은 학교를 먼저 지었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학교를 만들어 교육을 시켰다. 아무런 희망도 없던 아이들에게 수단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중 2명은 현재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집이 먼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를 만들었고, 기숙사에는 밤에도 전등을 밝힐 수 있도록 하였다. 태양열로 전기를 공급했기에 베터리의 용량이 부족하지만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의 전등에는 전기를 공급한 것이다. 그가 확고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년마다 한번씩 들어오는 한국. 2009년 말에 들어왔을 때 지인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받게 되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암 말기였고, 이미 온 몸에 전이가 된 상황이었다. 그는 수단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가족들과 의사의 권유로 항암치료를 받게 된다. 그리고 2010년 1월 14일에 생을 마감하고 주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태석 신부의 죽음은 톤즈 사람들에겐 충격이었고, 눈물이었다. 한센병에 걸린 할머니도, 트럼펫을 부는 소년도, 기숙사에서 공부를 하던 학생도 톤즈의 사람들은 이태석 신부의 이름만으로도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흘리는 것을 수치로 여겨 아무리 아파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는 톤즈 사람들은 이태석이란 이름만으로도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그건 그가 남긴 사랑이었다. 

왜 아프리카로 갔나요?


그가 투병생활 중에 수단 학생들을 위해 쓴 "친구가 되어주실래요"(인세를 모두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한다)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국내도서>종교/역학
저자 : 이태석
출판 : 생활성서사 20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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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가 아니어도 의술로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데 한국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데 왜 아프리카까지 갔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내 삶에 영향을 준 아름다운 향기가 있다.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프리카에서 평생을 바친 슈바이처 박사. 어릴 때 집 근처 고아원에서 본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헌신. 마지막으로 10남매를 위해 희생하신 어머니의 고귀한 삶. 이것이 내 마음을 움직인 아름다운 향기다."


그는 그들을 도우러 간게 아니다. 그들과 함께 살기 위해 갔고, 그들의 친구가 되었고, 그들의 사랑이 되었고, 그들의 아버지가 되었다. 의사로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는 불편하고 좁은 길을 선택했다. 2평 남짓한 공간에서 수단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었고, 수많은 꿈을 이루어나갔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현실로 만들어주었다. 그의 아름다운 씨앗은 수단에서도 점점 자라나고 있고, 한국에서도 영화를 통해, 다큐멘터리를 통해, 블로그를 통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쇄물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우리는 어떤 향기를 내고 있나?


아름다운 꽃인 이태석 신부에게선 꿀처럼 단 향기가 난다. 그의 이타심의 사람의 그것을 넘어섰다. 성경에선 그것을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낸다고 한다. 사람의 힘으론 그런 이타심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단지 이타심만으로 그런 향기를 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친구, 가족, 애인으로서 사랑. 그것이 그를 향기롭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우리는 경쟁 속에 살아간다. 네가 지면, 내가 이기는 것이고, 1등을 끄집어 내리면 내가 1등이 되는 경쟁 속에 살아간다. 돈이 된다면 달려붙어 서로 더 끌어내리려 안달이다. 노르웨이에 있는 비겔란 작품인 인간 오벨리스크의 모습처럼 말이다. 이기심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어떤 향기가 날까? 차마 맡을 수 없는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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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elisk by StaneStane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다행인 것은 우린 아직 살아있고, 살아갈 날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남을 이기기 위해, 남보다 돈을 더 벌기 위해,남보다 레퍼런스를 쌓기 위해 죽어라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사랑을 주기 위해 살아가면 아름다운 향기가 날 수 있을 것 같다. 

삶은 결승선이 있는 달리기일까? 가끔 미친듯이 달릴 때는 어떤 결승점을 향해 뛰어가는 것만 같다. 모두가 다 뛰고 있으니 나도 뛰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은 그런 느낌... 하지만 울지마 톤즈를 보고 깨닫게 되었다. 삶은 결승점이 있는게 아니라 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 삶이 아름다운 향기를 낸다면 이태석 신부와 같이 행복과 사랑이 함께할 것이고, 악취를 낸다면 불행과 분노가 함께할 것이다.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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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의 눈

이번 설 명절에 무엇을 볼까?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그 중 유독 기대되는 설특집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MBC에서 2월 2일 수요일 오전 9시 40분부터 75분간 긴 시간 방영되는 오딘의 눈은 지식 버라이어티이다. 김구라, 유세윤, 김신영, 박휘순, 김창렬, 차현정이 출연하는 오딘의 눈은 출연진만으로도 주목할만하다. 

설 당일에 가족끼리 모여 아침을 먹고 새배를 드리고 난 후 오손도손 모여 앉아 보기 딱 좋은 시간에 남녀노소 다 공감하고 유익까지 챙길 수 있는 지식 버라이어티이다. 스타골든벨이나 스펀지, 위기탈출넘버원같은 지식 버라이어티의 특징은 얼마나 유익한 정보이고, 몰랐던 정보인가와 출연진이 누구인지에 따라 재미의 정도가 달라진다. 

오딘의 눈은 기존에 당연하게 알고 있던 상식의 오류를 찾아내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에 초등학생도 알만한 수준의 상식에 대해 질문을 하면 출연자들이 오류를 찾기 위해 토크 배틀을 벌여 오류를 찾아내는 내용으로 출연자 중 기발하고 재치 있는 토크를 한 사람에게는 지혜의 신인 오딘이 준비한 황금눈을 선사한다. 

오딘은 누구인가?

오딘의 눈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는 "오딘"은 누구일까? 오딘은 지혜의 신으로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아사(에시르) 신족의 최고 신이다. 오딘은 더 많은 지혜를 얻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지혜의 정령이자 거인인 미미르가 지키는 샘물을 마시기 위해 자신의 한쪽 눈을 뽑아 미미르에게 건넸고, 그로 인해 현세의 모든 지혜를 얻게 된다. 그리고 평생 외눈으로 살아가야 했다. 

지혜의 상징이기도 한 오딘의 눈은 지식 버라이어티에 딱 맞는 이름이 아닌가 싶다. 지혜에 대한 호기심에 눈까지 내어 버린 애꾸눈 오딘은 제목의 주인공인만큼 방송에도 적극 참여한다. 3D 리얼타임 애니메이션으로 오딘의 모습을 제작하여 보여준다는데 이 또한 오딘의 눈을 볼만한 요소이다. 리얼타임 애니메이션은 센서가 부착된 옷을 입은 사람이 움직이는 대로 화면 속 캐릭터도 움직이는 기술로, 오딘을 스튜디오 한 쪽 LED 화면에서 지식에 대한 오류를 알려주고, 지식을 알려주는 것 뿐 아니라 출연자들과 대화도 하는 제 7의 출연자로 구현해 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상식의 오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오딘의 눈

우리 주변에 알게 모르게 당연시 되고 있는 잘못된 상식이 정말 많다. 난 주로 다치거나 상처가 나면 침을 바르는데, 내 아들이 다치거나 할 때도 어김없이 침을 발라준다. 그 모습을 보고 아내는 기겁을 하는데 TV에서 한 의사가 나와서 침을 바르는 것이 오히려 덧나게 하는 원인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난 지금까지 살면서 다치면 무조건 침부터 발랐고, 단 한번도 덧나거나 한 적이 없기에 침을 바르면 낫는다는 것에 대해 한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는데 아내의 말을 듣고 보니 내가 틀렸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회식 자리가 있을 때 양주를 마시기 전에 우유가 나오곤 한다. 우유가 위벽을 보호해줘서 숙취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이다. 이젠 의례 양주를 마시기 전에 우유를 마시곤 하는데 과연 그것이 맞는 말인지, 오히려 알콜 분해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지 의문을 제기해본 적이 없다. 있다해도 궁금증을 해결할 방도가 없었다. 

이 외에도 고기를 구을 때 생고기에는 젓가락으로 집으면 안된다는 것이나 매운 음식을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등의 상식이지만 한번 더 생각해보면 의문을 가질만한 것들에 대한 것들을 오류인지 진실인지를 알려준다고 한다. 

캐릭터 대결

오딘의 눈

오딘의 눈이 볼만한 이유는 무엇보다 출연진들의 캐릭터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오딘의 캐릭터나 상식의 오류라는 것이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기엔 부족함이 없다. 3D 리얼타임 애니메이션까지 동원했으니 볼거리도 확실하다. 지식 버라이어티에서 지식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버라이어티이다. 버라이어티에서 중요한 것은 캐릭터이고, 출연진이 어떤 캐릭터를 가지고 가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재미는 명확히 차이가 난다. 

우선 김구라와 유세윤의 대결이 기대가 된다. 요즘은 라디오스타에서 김희철이 김구라의 라이벌로 나오는데, 예전엔 신정환만이 김구라를 대적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비록 불미스런 일이 생기긴 했지만 신정환은 김구라의 독설을 깐족거림으로 맞받아칠 수 있는 센스와 순발력이 있었기에 둘의 대결구도가 라디오스타의 재미를 붇돋아 주었었다. 

오딘의 눈에서는 신정환을 대신할 김구라의 라이벌로 유세윤을 선택한 것 같다. 같은 황금어장에서 나오는 유세윤과 김구라는 언젠가 꼭 같이 붙여놓고 싶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김구라가 논리정연하고 카리스마 있는 독설을 내뿜을 때 견제해줄 캐릭터가 필요한데 유세윤은 오히려 신정환보다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강호동을 쥐락펴락하는 그의 순발력과 대담함은 김구라도 못당해낼 것 같은 느낌이다. 
오딘의 눈

거기다 유세윤을 꼼짝 못하게 할 잔다르크가 있으니 바로 김신영이다. 김신영의 끼는 유세윤의 허세를 잠재우고도 남을 정도에 개그로는 절대로 지지 않는 개인기를 가지고 있기에 김신영의 활약 또한 기대된다. 

김구라를 견제할 김창렬 또한 기대가 되는데, 김창렬의 경우 그 자체로 존재감도 있지만 최근에 대학에 합격하여 대학생이 되었기에 지식 버라이어티와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박휘순은 만인의 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무한도전의 정준하, 1박 2일의 김종민과 같은 역할 정도가 될 것 같다. 또한 오딘의 눈의 활력소가 될 차도녀 차현정도 있다. 예능에선 처음 보는 것 같아 어떤 캐릭터가 될지는 모르겠다. 

파일럿에서 정규 편성까지

오딘의 눈

이번 설 명절에도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테스팅을 위해 시도된다. 그 중에서 좋은 반응을 이끈 프로그램은 정규방송으로 편성될 것이다. 파일럿으로 시작하는 오딘의 눈이지만, 아마도 이번 설명절 특집을 통해 정규방송으로 편성되지 않을까 싶다. 오딘의 눈으로 지혜로운 2011년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 

TV익사이팅 구독자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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