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기를 기회로 |
거성은 "크게 이루다"라는 뜻이다. 거성은 거물 정도의 뜻이 아닌가 싶다. 무언가 배포가 큰 사람이나 마음이 넓은 성공한 사람을 이르는 말일 것이다. 박명수가 우쒸로 반짝 인기를 끌고 무명에 가까운 시절을 보내었다. 안그래도 비호감 외모였던 그는 어느 날 가수로 데뷔하더니 여러 사업을 하면서 더욱 비호감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비호감이 극도로 강해져 있을 때 무한도전을 하게 된다.
비호감이라는 캐릭터가 유행하지 않았을 무렵, 연예인에게 비호감 이미지는 큰 타격이었다. 옛날에는 이경규나 배영만, 황기순이 방송 부적격 외모라고 나오지 못하게 했을 정도니 그 당시에도 그런 생각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박명수는 그런 이미지를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비호감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밀어부쳤다. 만약 그가 비호감 이미지를 벗으려 노력했다면 아마도 뜨뜨미지근한 중년 개그맨이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비호감으로 가장 힘든 시절을 보냈을 때 비호감으로 승부를 건 것은 가히 배포가 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호통 개그를 유행시키면서 독설과 막말 붐을 일으킨 그는 지금에 와서 그 비호감 이미지가 가장 큰 장점이 되어있는 것 같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거성 박명수. 그는 앞으로도 계속 거성으로 남을 것이다.
2. 2위를 인정하는 그 |
박명수의 별명 중 또 하나의 별명은 2인자이다. 유재석이 1인자, 그리고 박명수가 2인자인 것이다. 어디에 가나 메인MC보다는 보조MC로 더욱 활약하고 있는 박명수는 만년 2인자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물론 박명수가 1인자로서는 자질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거성 박명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만큼 그런 논의는 빼고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고자 한다. 그는 2인자라고 자신이 밝히고 다닌다. 그리고 그 2인자의 자리에 만족한 듯 행동을 한다. 물론 가끔 유재석의 자리를 넘보기는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자리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 이경규의 말처럼 박명수는 2인자가 아닌 3인자나 4인자 정도가 좋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위로 하나씩 치고 올라오는 맛을 즐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수년간 3인자, 4인자의 역할을 해왔고, 지금에 와서 2인자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 자리에 만족하고 있다.
누군들 1인자의 자리에 앉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박명수는 자신이 2위임을 인정하는 넓은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1위가 있으면 2위가 있는 법. 하지만 2위는 항상 1위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호시탐탐 노린다. 그리고 그것은 분열과 내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박명수는 자신이 2위임을 인정하고, 1위가 아닌 2위로서의 역할에 충실히 한다. 그것이 프로그램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과 동료들을 위해서 가장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게임에서 패한 사람이 깨끗하게 승부에 승복할 때 멋지다고 느낀다. 마찬가지로 박명수의 경우도 2위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모습이 거성답다고 느껴진다.
3. 짠돌이 하지만 남을 도와주는 큰 손 |
박명수가 짠돌이인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남에게 돈을 내게 하고 자신을 빠져나갈까 궁리하는 그는 짠돌이 중에 짠돌이였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선조의 지혜를 박명수는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열심히 아끼고 모은 돈을 기부하고 좋은 일에 사용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열심히 아끼고 모은 돈을 나를 위해 사용하는 것도 힘든데 말이다.
5년 전부터라고 하니 무한도전을 시작할 때 쯤인 것 같다. 인기도 없었고, 무명에 가까운 시절을 보내고 있던 노총각에 탈모까지 겪고 있는 그가 기부를 했다는 것은 마케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끔 기사의 댓글을 보면 다 짜고 치는 것 아니냐,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데 그 정도 밖에 기부를 안하냐, 익명으로 하지 왜 밝히냐는 등 소인배 중에 소인배같은 말들이 많다.
스타들의 기부에는 질투하는 이가 많은 것 같다. 마케팅으로 기부할 사람은 없다. 그 돈으로 차라리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하는게 더 나을 것이다. 사업도 말아먹고, 비호감 이미지는 더욱 커지고, 무한도전은 매일 힘든 일만 시키고, 시청률도 안나오고, 솔로의 외로운 밤에 탈모까지. 나이는 점점 들어가는데 적당한 캐릭터 하나 없이 사람들을 웃기는데 고민하던 시기의 기부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쓸데없는 소인배들의 잡담들은 가볍게 무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방송을 하며 비호감 이미지로 점점 인기를 얻어간 것도 아마 그런 기부로 인한 마음의 넉넉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의 응원도 있었겠지만, 아마도 기부를 통해 자신이 가장 큰 기쁨과 행복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것이 힘이 되어 거성으로 우뚝 솟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간 보여준 짠돌이로서의 모습이 더욱 감동적으로 생각되는 것은 그의 꾸준한 기부 때문인가 보다. 아껴서 자신이 잘 먹고 잘 살아도 될텐데 표독스럽게 아껴가면서 그것으로 남을 돕는 큰 손이 되었으니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도 부족할 것이다.
박명수의 진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것은 얼마 전 외국 친구들과 무한도전을 보면서이다. 한국말을 잘 모르는 그들은 무한도전을 보면서 박명수가 나오는 장면에서만 박장대소를 하였다. 그리고 그가 누구냐며 재차 묻곤 했다. 프로그램을 다 본 후에도 박명수가 가장 재미있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박명수의 진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었다.
박명수는 이제 더 이상 비호감의 이미지가 아니다. 물론 앞으로도 무한도전이나 여러 프로그램에서 호통과 독설 그리고 막말의 진수를 보여주겠지만, 거성의 이미지가 더욱 커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불혹의 나이를 1달 앞두고 있는 그는 이제 진정한 거성의 이미지로 거듭나리라 생각된다. 박명수 그는 진짜 거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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