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중계로 인하여 여러 프로그램들이 결방을 하고 있다. 무한도전, 명랑히어로, 우리 결혼했어요, 패밀리가 떴다. 주말을 즐겁게 해주던 프로그램들이 모두 결방을 하는 것이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 경기 때문에 결방을 한 것이니 멋진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을 볼 수 있어서 이해할만 했다. 특히 어제는 양궁에서 중국을 제치고 멋지게 금메달을 딴 것은 더욱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1박 2일은 다른 방송사가 올림픽을 중계하는 가운데 과감히 방송을 하였다. 올림픽 특집으로 독립편성 되어 나온 1박 2일은 여자 축구 대표팀과 축구 경기를 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1박 2일만의 여행의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나름 의미있는 방영이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저런 의견이 양분되어 나오는 것 같다. 내용이 성의없었다는 의견도 있고, 나름 재미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방송 3사가 모두 올림픽을 중계하는 것에 대한 반감적 의견이 1박 2일의 방영을 옹호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1박 2일의 올림픽 특집은 무한도전이 아니었나 싶다.
1. 무리수를 둔 도전
올림픽 경기 때 경기를 하는 방송을 내보내지 않고, 본방을 특집의 형식으로 내보낸 것 자체가 무한도전이다. 많은 리스크를 이미 생각했을 것 같다. 남들 다하는데 특출나게 다른 길로 가겠다는 것은 도전정신이 필요하고 리스크를 감당할만한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올림픽 중계를 놓고 벌이는 방송3사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방향을 튼 것은 무리수를 둔 도전이었다 할만하다.
2.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대결
하필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과 축구 대결을 펼쳤다. 상대는 아무리 여성이라해도 국가대표팀이다. 세계적으로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국가대표팀과 동네아저씨들의 조기축구팀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수근과 김C를 제외하고는 조기축구 수준도 아닌 듯 했다. 결과는 불보듯 뻔한 것이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무한도전이었던 것 같다. 실제 MBC의 무한도전인 앙리나 효도르, 위성미에 도전하였던 것처럼 실력이 최고인 국가대표팀과 대결을 벌인 것이 무한도전 프로와도 닮은 것 같다. 저질체력같은 단어도 무한도전의 그것과도 똑같았다.
하지만 그것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비록 올림픽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비인기종목을 조명한 효과가 큰 것 같다. 같은 축구이지만 남자축구에 비해 큰 관심을 못받고 있는 여자축구에 대해 선수 한명 한명을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게 만들어준 것 같았다.
특히 주장의 예능끼는 예상외였다. 강호동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호흡이 짝짝 맞을 정도의 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 주었던 것 같다. 비록 질 것이 뻔한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한 것은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에게도 큰 힘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우천속의 축구
방송 내용은 솔직히 약간 지루한 감이 있었다. 아무래도 결과가 뻔한 경기를 보여주다보니 긴장감이 덜하고 축구 경기가 내용의 대부분이니 지루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펼쳐진 축구 경기는 안쓰럽기도 했고, 그 노력과 열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웃으면서 경기를 펼친 1박 2일팀과 여자 축구 대표팀의 활약은 소나기를 무색하게 할만큼 프로정신이 느껴졌다.
김C를 보면서 박주영의 모습이 스쳐지나간 것은 나뿐이었을까. 허당의 축구솜씨도 의외였고, 은지원의 초딩다운 모습도 재미있었다. 또한 여행이 아닌 일반 예능처럼 축구를 진행한 점도 1박 2일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아니었나 싶다. 무한도전이 결방하여 아쉬웠는데, 1박 2일이 무한도전에서 했을 법한 방송을 해주어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방송 3사에서 모두 올림픽 중계를 해주는 것은 애국심보다는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애국심으로 방송 3사가 모두 올림픽 중계만 해야 하는 것은 정상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4년에 한번도 못참냐라는 의견이나 보기 싫으면 케이블을 보라는 의견은 다분히 감정적인 것 같다. 4년동안 최선을 다하여 피땀 흘린 선수들의 결과를 보는 것은 감동적이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꼭 보고 싶은 장면이다. 하지만 꼭 방송 3사에서 똑같은 방송을 해설자만 다른체 다해야 하는 것일까? 모든 채널이 하나가 된 듯한 장면보다는 1박 2일이 시도했던 것처럼 본방을 하면서 속보 자막으로 처리해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올림픽이 보고 싶은 사람은 채널을 돌릴 것이고, 1박 2일을 보고 싶은 사람은 채널을 고정할 것이니 말이다. 1박 2일의 무한도전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TV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수다가 본 태권도와 인종차별 (10) | 2008.08.19 |
---|---|
무한도전, 올림픽과 Win-Win (9) | 2008.08.18 |
악녀라고 하기엔 사랑스러운 그녀들 (12) | 2008.08.15 |
무릎팍도사, 변화가 필요한 때 (11) | 2008.08.14 |
예능선수촌 이러다 올킬된다. (0) | 2008.08.12 |
유재석과 강호동의 공통점과 차이점 (4) | 2008.08.09 |
리얼과 연출의 함수관계 (0) | 2008.08.05 |
황보-신애 싸움 재미있었다. (3) | 2008.08.04 |
예능선수촌, 틈새토크쇼로 부활하라. (0) | 2008.08.01 |
이범수, 예능으로 돌아와라 (0) | 2008.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