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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5회를 기대했다. 기대했다기보다는 불안한 마음으로 보았다. 작가 교체로 황은경 작가는 4회까지만 집필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PD까지 제작사와의 마찰로 인해 하차했다. 시작한지 4회만에 작가와 PD가 모두 바뀐 대물. 즉, 지금까지 보았던 대물은 4회로 종결된 것이다. 5회를 보고 나서 실망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방향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프가니스탄 취재 중 죽게 되고, 그것 때문에 라디오에 호소하고 대통령을 문전박대하고 1인 시위를 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시키면 시키는데로 하고, 어이없는 고집만 피우고, 연설대에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뽀로로 언니 시절 같이 방송하던 어린이의 인맥이 있어야만 당선이 될 수 있는 약하고 악하고 겁많은 서혜림이 되었기 때문이다. 

당선되는 과정은 정말 가관이었다. 레인보우는 거기 왜 나왔는지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에(이건 연기가 처음이니 그냥 넘어간다 쳐도) 보궐선거에 걸그룹이 선거의 결과를 좌우한다는 말도 안되는 스토리 전개는 현재 선거문화를 비판했다가 보다 대충 스토리 만들어 때우려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전혀 성의가 느껴지지 않고,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대물 5회는 소물 그 자체였다. 

왜 급추락하고 있나? 


이유는 당연히 작가와 PD의 교체 때문이다. 작가는 PD와 싸우고, PD는 제작사와 싸우고 물고 물리는 진흙탕 싸움 속에 대물은 산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기사에서는 작가와 PD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27%의 시청률을 올린 대물의 괴력이라 말하고 있다. 하지만 27% 시청자들은 4회까지의 시청자였다. 그리고 27%의 사람들이 실망하다 못해 분노할 지경이 되어 버렸다. 시청률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결국 사소한 싸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치 외압이 없었다고 하는데 언론 외에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권력층에서 직접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결국 자신들의 정치색 때문에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 앉고 만 것이다. 제작진과의 마찰 또한 자신들의 정치로 인해 일어난 것일테다. 가만 놔두면 시청률은 저절로 올라가고 광고도 많이 붙고 해외로 수출할 수도 있는 것을 파토낸 것에는 정치 밖에 없다. 작가, PD, 제작사 간의 정치로 인해서 말이다. 

서로 간에 권력을 움켜쥐려 하차하고 하차 시키는 이런 사태는 자신들에겐 큰 것으로 보일 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아주 작은 부분에 속한다. 대물이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고 그로 인해 승승장구하며 시청률이 오르면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고, 대중문화 및 정치, 선거 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높은 시청률과 좋은 이미지는 광고 수주의 폭주로 이어지고 광고 단가를 올려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또한 이것은 해외로 수출될수도 있고, 각 연기자들은 CF등을 통해서 주가를 올릴 수 있다. 한류 스타가 될수도 있고, 책으로도 만들어지고, 연극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드라마에 취약한 SBS는 대물 후속인 박신양과 김아중의 헤븐(가제)에 순탄한 대로를 만들어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자신들의 정치로 인해 다 잃고 말았다. 그리고 시청자도 잃었다. 

앞으로 수목드라마의 추이는? 


앞으로 대물은 지금의 상황이 계속 진행된다면 산으로 갈 것이 뻔하다. 서혜림, 하도야, 강태산, 장세진의 사각관계, 러브라인, 막장 드라마가 될 것이다. 숨겨 놓은 자식 이야기도 빠지지 않겠지... 시청률의 추이는 점차 하락할 것이다. 기대감은 점점 사라지고, 실망감만 커지게 될거다. 그럴수록 더욱 자극적이고 막장스럽게 변할테고, 정치 이야기는 쏙 빠지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전개가 될 것인지 아닌지는 오늘 결정된다. 6회가 방영되는 오늘, 시청률은 25%가 넘을 것이다. 하지만 5회와 같은 수준의 방송을 내보낸다면 그 시청률은 고스라니 다음 주 수요일에는 MBC의 '즐거운 나의 집'으로 넘겨주게 될 것이다. 시청률의 추이를 보면 KBS의 제빵왕 김탁구가 40%가 넘는 놀라운 시청률을 보여주며 모든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그리고 그것이 도망자에게 이어질 수 있었으나 흐름을 읽지 못한 도망자의 스토리 전개와 비의 논란으로 인해 대물로 시청자들은 몰리기 시작했다. 대물의 놀라운 메시지 전달 능력은 작가와 PD의 교체로 인해 산으로 가기 시작했고, 이제 그 시청률은 새롭게 시작하는 "즐거운 나의 집"으로 쏠리게 될 것이다. 물론 "즐거운 나의 집"이 잘 해 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우선은 기대감으로 시청자들이 넘어갈 것으로 생각된다. 나만해도 당장 즐거운 나의 집을 보고 싶으니 말이다. 


대물과 도망자의 대결로 MBC의 장난스런 키스는 왕따를 당했지만, 대물과 도망자의 실패로 MBC의 "즐거운 나의 집"은 어부지리의 높은 시청률로 주목받게 될 것이다. 즐거운 나의 집은 김혜수라는 네임벨류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한 주제가 가정을 다루고 있어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소외감과 고독감에 찌든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싶다. 

대물의 교훈


누울 자리를 보고 자리를 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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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강남역 쪽으로 걸어가는데 7번 출구 쪽에서 어떤 한 여성분께서 길을 물어보시더라고요. 이 근처에 서점이 어디있냐고 물어시길레, 친절히 알려드렸죠. 

   "아... 이 쪽으로 쭉 가시면 리브로가 있어요."

  "리브로요? 큰 서점인가요?"

  "예, 꽤 큰 서점이에요."

  "아... 큰 서점이구나..."

(여기서 뭔가 느낌이 이상했음)

  "더 큰 서점을 찾으신다면 리브로 건너편에 저 쪽 건물에는 교보문고가 있어요"

  "교보문고요? 큰 서점인가요?"

  "예, 다른 곳보단 작은 편이지만 꽤 커요"

  "아...그렇구나..."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한 여성분이 내게 다가온다)

   "재주가 많아보여요"

   "네?"

   "얼굴을 보니 재주가 많아 보이시는데요?"

(젠장! 낚였구나!)

  "아...예... 재주가 많아 보이는구나..."

그리곤 얼른 7번 출구 안으로 후다닥 들어갔습니다. 

제 머리 뒤에서 메아리처럼 들리는 소리는

  "재주가 많아보이는데~~~~" 였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수법이죠? 맞습니다. 예전이 도를 아십니까로 접근했던 그 사람들이죠. 처음엔 무작정 사람들에게 접근하여 "도를 아십니까"라고 물어보았는데, 어느 순간 "얼굴에서 빛이 나네요", "얼굴을 보니 큰 일을 하실 분이시네요" 등의 한 뎁스 걸고 들어오는 간접 접근을 하였죠. 

그리곤 이제 투 뎁스로 "서점이 어디 있나요?"라는 평범하고도 잘 낚이는 어뷰징 스타일로 변형되어 나왔습니다. 도를 아십니까의 접근법도 점차 발전하고 있군요. 

도를 아십니까 분들을 따라가면 조상에게 제사를 드려야 한다며 제사를 대신 드려준다고 돈 내놓으라 하죠. 얼굴 이야기하면 보통 얼굴 빛이 좋은데 조상 덕이라며 조상에게 제사를 안드리면 큰일 날 수 있다는 협박(?)을 하죠. 저에겐 얼굴을 보니 재주가 좋아보인다고 했으니 재주가 계속 좋으려면 조상에게 제사를 드려야 한다고 했겠죠. 

신종 수법은 참 교활한 것 같습니다. 길을 묻는 척하면서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으니 그 수법이 매우 악하네요. 

오히려 예전에 그냥 대 놓고 "도를 아십니까"라고 했던 것이 더 순수해(?)보이긴 합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도를 아십니까의 수법.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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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를 하면서 가장 그 덕을 본 사람은 아무래도 윤종신이 아닐까 싶다. 예능에 들어오면서 깐죽거리는 이미지로 그간 쌓아왔던 이미지를 다 허물고 비판도 많이 받았었지만, 슈퍼스타K를 통해 윤종신의 카리스마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패떴에서의 이미지보단 슈퍼스타K에서의 이미지가 더 매력적이다. 아마도 윤종신 또한 예능의 캐릭터와 자신의 원래 모습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예능 진출 전에 윤종신은 음악적 카리스마와 순수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였다. 하지만 예능 진출 후 깐죽거림과 날카로운 이미지로 변했으며 좀 나쁘게 말하면 찌찔한 이미지로 추락하고 말았다. 그 덕에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었지만, 가벼운 이미지 속에 가끔 나오는 무거운 이슈들은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무도와의 음원 문제 역시 평소 가벼운 이미지인 윤종신이 음악가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우자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패떴이 폐지된 후 윤종신은 예능에서 주춤하고 있다. 아직도 여러 예능에 나오고 있긴 하지만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으로 나오게 되었고, 슈퍼스타K의 폭발적인 시청률 상승과 함께 가장 큰 혜택을 보았다.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이란 자리는 많은 사람이 기피하고 싶어하는 자리다. 음악성이 뛰어나고 한시대를 풍미했으며 음악적 예민함과 정확함, 그리고 무거운 카리스마가 있어야 적어도 욕을 안 먹을 수 있는 자리인 것이다. 듣기 좋은 심사평만 했다간 엄정화처럼 뭇매를 맞기 십상이고, 그저 까칠하게만 했다간 옥주현처럼 욕먹기 딱 좋은 자리인 것이다. 

윤종신은 기존 가벼운 이미지와는 다르게 음악적인 식견을 내세우며 모두가 공감할만한 예리한 지적과 함께 까칠하지만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누구도 그의 까칠한 심사평에 대해 불평할 수 없게 말이다. 그래서 심사위원 중 가장 기대가 되었던 심사평은 윤종신의 심사평이었다. 그저 높은 점수만 주는 것도 아니고 점수 역시 짜다. 그렇기에 윤종신이 높은 점수를 준다면 정말 잘 한 것이라는 신뢰가 생기기도 했다. 



더군다나 강승윤이 부른 '본능적으로'는 많은 연예기획사들의 맥을 빠지게 했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다른 심사위원들은 모두 10여년 전에 유명했던 곡들을 주었지만, 유독 윤종신은 2010년에 내놓은 신곡을 강승윤에게 주었다. '오래 전 그날' 이나 '이층집소녀'같은 곡이 나올 줄 알았는데 '본능적으로'는 생전 처음 듣는 제목이라 의아했다. 혹시 자신의 신곡을 PR하려는 것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윤종신은 똑똑했다. 다른 심사위원들의 곡들은 너무 유명한 곡이고 한시대를 풍미했던 곡이라 그 가수의 음색이 강하게 뇌리에 박혀 있었다. 아무래 장재인, 허각, 존박이라도 심사위원에 비하면 아직은 햇병아리 신인이기에 기억 속의 그 노래를 넘어설 수 없었다. 그러나 윤종신은 최신곡을 강승윤에게 주었고, 대부분 처음 듣는 노래기에 백지 상태에서 강승윤이 부른 "본능적으로"만 듣게 된 것이다. 그리고 강승윤이 곧 잘 부르자 사람들은 강승윤의 가창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간 외모로만 올라왔다는 오해를 단번에 풀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윤종신은 그렇게 잘 부른 강승윤에게 낮은 점수를 주었다. 그리고 강승윤은 떨어지고 말았다. 강승윤이 부른 '본능적으로'는 탈락 후에 오히려 더 인기를 끌어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엠카에 출연하여 많은 사람의 사랑도 받았다. 윤종신이 강승윤에게 낮은 점수를 준 것에 대해 의아했지만, 그건 윤종신이 부른 "본능적으로"를 들어보면 금새 이해가 된다.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는 강승윤이 부른 "본능적으로"보다 훨씬 부드럽고 강하며, 잘 불렀다. 11집 가수이기에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 들어보는 순간 역시 윤종신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여유로운 호흡과 강약이 잘 드러나는 가창력은 음악을 잘 모르는 내가 들어도 금새 빠져들고 만다.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를 듣고, 강승윤이 부른 것을 들어보면 현격한 차이가 난다. 윤종신이 심사평에서 말한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거친 목소리로만 갔던 것이다. 

마치 이 모든 것을 계획이라도 한 듯 모든 것이 상생을 이루며 승승장구해 나가고 있다. 아마도 슈퍼스타K를 통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는 "본능적으로"일 것이다. 또한 윤종신의 이미지도 음악가 윤종신으로 다시 회귀했다. 그의 카리스마도 회복되었고, 가벼움 속에 있는 무거움도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슈퍼스타K를 본 어린 학생들에겐 윤종신의 이런 모습이 새로운 모습이겠지만, 군대에서 기타 줄 튕기며 윤종신의 "오래 전 그날"을 마치 내 일처럼 슬프게 불렀던 세대들에게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무겁고 강한 카리스마가 생기긴 했지만 말이다. 잠시 잊고 있었던 윤종신의 음악을 슈퍼스타K 이후 다시 즐겨 듣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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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앤드류 킴이라는 사람에게 피소를 당했다. 15만 달러를 갚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앤드류 킴은 비가 자신과 라스베가스에 가서 바카라등의 도박을 하다가 돈을 잃게 되자 15만달러 (약 1억 6천만원 정도)를 빌렸고, 그것을 갚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비를 고소를 한 상태이다. 2007년에 일어난 일이고, 이에 대해 올해 6월부터 앤드류 킴은 소송을 걸어놓은 상태이다.

비 소속사 측은 사실 무근이며 지인 생일이라 라스베가스에 간 것은 사실이나 심각한 수준의 도박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심각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말하지 않아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로의 의견이 완전히 대립되는 가운데 진흙탕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법정 공방이 이어지면 몇년간 이 이슈가 계속될수도 있고 짧으면 합의로 끝낼수도 있겠지만, 어찌되었건 도망자가 방영하는 시기동안은 이슈가 계속 불거질 전망이다.

최대 피해자는 도망자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이 이슈가 아무도 모르게 수면 아래로 내려가 합의로 끝낼수도 있겠지만, 이 이슈만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도망자임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도망자의 비와 대물의 권상우는 수목드라마의 뇌관이나 다름없었다. 평소에 워낙 말실수가 많았던 권상우가 입만 잘못 뻥끗하면 대물은 매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역시 비도 마찬가지인 상태다.

드라마가 재미있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비와 권상우는 시청자들에게 극에 몰입할 수 없게 만들 정도로 이슈를 만들어 놓았기에 시청률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을 지니고 있었다. 권상우는 뺑소니 및 그 전의 각종 이슈들로 인해 미운털이 배겼고, 비는 주식 먹튀 이슈  및 쇼핑몰 땡처리 이슈로 인해 미운털이 배겨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극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다. 단지 어느 쪽이든 일이 터지면 그건 바로 극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이들이 위험요소인 까닭이다. 그리고 어제 비가 크게 한방 터트린 것이다.

실은 대물에 타격이 있을 뻔 했다. 저번 주 목요일에 불거지기 시작한 대물 작가 교체건은 작가와 감독의 상반된 주장에 따라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었다. 권상우가 아닌 작가 교체로 인한 이슈였다. 외압이 아니라 작가와 감독의 견해차이라는데 뭐가 다른 건지 잘 모르겠다. 암튼 명절 때는 가족들과 정치 이야기하면 안된다는 말처럼 정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작가와 감독의 정치적 견해가 엇갈려 외압이 아닌 내부 분열이 일어났던 것이다. 외압이건 내압이건 대물에겐 치명타였다. 

여론은 대물에 대해 부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작가는 한겨레에서 단독 인터뷰를 하며 억울하고 도둑질 당한 것 같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것이 수요일까지 이어졌다면 분명 대물의 시청률에는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대물은 후반으로 갈수록 약해지는 스토리이고, 도망자의 경우는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발휘하는 메니아층 드라마이기에 지금 충격을 받는다면 대물은 도망자에 승기를 빼앗길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대물에게는 위기였고, 도망자에게는 기회였지만, 이 기회를 도망자는 비로 인해 놓치고 말게 되었다. 이 이슈가 목요일 정도에만 터졌어도 도망자에게 이 정도로 큰 타격은 미치지 않았을텐데 하필이면 월요일에 바로 터져서 수요일 쯤엔 더욱 일이 커질 것 같다. 이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대물에 힘을 실어줄 것이고, 도망자는 그나마 있던 시청자도 대물에 빼앗길 판이다.

아직 메니아층을 만들기도 전인 초반의 도망자이기에 초반 흡입력이 강한 대물에게 대세를 주게 되면 시청률 차이는 극복하기 힘들게 될 것이다. 이번 일로 인해 대물은 이번 주에 30%는 가뿐히 넘길 것 같고, 후반에는 40%가 넘어 국민드라마로 등극할지도 모른다.

도망자는 이나영의 몸을 던지는 액션 연기에도 불구하고 런닝맨과 같은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 열심히 뛰고 돈도 많이 썼는데 시청률은 점점 낮아지는 상황 말이다.

민감한 부분 다 건드린 비 논란


배우 한명의 이슈로 인해 드라마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오버가 아니냐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렇게 예상하는 이유는 이번에 터진 비 논란은 민감한 부분을 종합선물세트처럼 다 한번씩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MC몽은 병역 비리 하나만으로 프로그램을 폐지시키고, 최고의 프로그램인 1박 2일까지 휘청하게 만들었다. 도박에다 뎅기열쇼까지 하여 괘씸죄까지 겹친 신정환 또한 여러 예능 프로에 영향을 미쳤고, 버라이이티 전체에 영향을 주었다.

비 논란은 현재 도박, 빚, 병역, 주식등에 모두 걸쳐 있다. 청담동에 있는 집 값만 해도 200억이 넘는다고 한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다. 비의 재산에 비하면 1억 6천만원을 갚지 못한다는 것은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외환거래법이라든지 도박이란 것 때문에 그랬을수도 있겠다 싶지만, 만약 빌렸다 해도 여러 루트로 갚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앤드류 킴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얼마전 타블로 사건으로 인해 이런 류의 소송은 쉽게 신뢰할 수 없다.

그러나 댓글이나 게시판을 보면 비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차 있다. 그간 비가 자신에 대한 이슈에 대해서 명쾌하게 풀고 넘어가지 않았기에 생긴 일들이다. 이미 사람들은 비에 대해 불신으로 가득찬 것이다. 앤드류 킴이 거짓 소송을 한 것이라면 비는 제 2의 타블로가 될 수 있다. 즉, 사람들이 못 믿는게 아니라 안믿으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망자 그리고 비의 탈출구


이에 대해 비도 살고 도망자도 사는 법은 없을까? 이는 비가 전혀 잘못이 없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 그건 바로 일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의 이슈 정도로는 비와 도망자만 피해를 보게 된다. 어물쩡 합의보고 넘어가도 이미 이슈가 되었기에 사람들 기억에는 여전히 안좋은 이미지만 남게 된다. 차리리 더 일을 크게 만들어 공론화 시키고, 언론사들이 앤드류 킴을 취재하게 하고, 대질 인터뷰 및 스페셜을 기획하여 정면 돌파한다면 지금의 여론을 역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타블로 이슈가 그렇게 풀렸던 것처럼 말이다.

도망자에 직격탄을 날린 이번 비 논란이 과연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하다. 우선 타블로의 사건을 생각하면 나는 비의 편에서 응원하고 싶다. 적어도 앤드류 킴이란 사람은 미국인이고, 비는 한국인이니 팔은 안으로 굽어야 하지 않을까. 비가 민감한 부분을 다 건드리고 있지만, 아직은 어떤 것도 사실로 밝혀진 것이 없다. 현재 중요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는 이 시점에 터트린 것도 의심스럽고 말이다.

너무 여론 몰이에 휘둘리지 말고 좀 더 상황을 두고 지켜봐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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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의 최종 결승만 남겨 놓은 이 시점에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은 역시 장재인과 존박이다. 저번 주 생방송에서 슈퍼스타K는 12%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올리며 뭇 남성들의 탄식이 흘러나오게 했다. 바로 장재인의 탈락 때문이었다. 저번 주 생방송은 네티즌 팬들의 잘못된 팬심 덕분에 생겨난 자승자박 쌩쇼 버라이어티였다. 

각 후보에게 잘 어울리는 노래를 부른 네티즌이 뽑게 했는데 존박과 장재인 팬들은 서로 자신의 후보에게 좋은 노래를 선택하게 노력한 것이 아니라 상대편 후보가 가장 못 부를만한 노래를 선택하게 한 것이다. 이 때 강력한 우승후보인 존박과 장재인의 팬들이 맞붙기 시작했으며 존박은 박진영의 '니가 사는 그집', 장재인은 박혜경의 '레몬트리'가 선택되었다. 박진영의 '니가 사는 그집'은 윤종신이 말했던 것처럼 누가 불러도 잘 부른다고 평가받기 힘든 노래이고, 박혜경의 레몬트리는 장재인의 음색과 전혀 맞지 않는 노래였다. 


반면 허각은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를 부르며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였다. 무대 역시 화려하고 깔끔했다. 지금까지 허각이 불렀던 노래 중에 가장 자신의 매력을 잘 뿜어냈다고 평가받았기에 높은 심사평을 받을 수 있었기에 이번 생방송에서 가장 돋보일 수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투표에서 역시 허각은 존박과 장재인의 박빙 덕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엠넷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투표를 줄곳 장재인이 1위를 차지했지만 존박이 다시 1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각 팬들은 강력한 우승 후보인 상대편 후보를 밀어내기 위해 허각을 투표한 것이다. 허각은 투표에서 세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고 있었지만, 존박과 장재인 팬들 덕분에 고래싸움표를 얻을 수 있었다. 


다른 후보들이 죽을 쑤는 동안 자신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고, 표까지 얻은 허각은 고래 싸움 덕에 웃을 수 있었다. 안전하게 먼저 자리에 올라가 앉아 있을 수 있었고, 장재인과 허각이냐, 존박과 허각이냐를 놓고 긴장을 하게 만들었다. 부전승처럼 올라간 허각은 이제 존박과의 결승만 남겨놓고 있다. 

이번 주 최종전에서는 어떻게 될까? 예상대로 존박이 우승하게 될까, 아니면 저번 주와 같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허각이 우승하게 될까? 우선 짐작할 수 있는 점은 장재인의 표는 허각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대결구도는 점점 존박과 허각의 구도가 아니라 존박 팬과 존박 팬이 아닌 사람들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존박의 잘못이 아니라 팬들의 잘못이라 볼 수 있다. 과격한 팬심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슈퍼스타K 감상평을 쓰면서 내가 받은 항의 메일은 모두 존박팬들의 것이었다. 당장 기사를 내리라는 과격한 메일은 가히 스타 아이돌 가수들 빰치는 팬심이었다. 방송, 연예 블로그를 운영하며 많은 항의 메일을 받아봤지만 ^^;; 대부분 팬들의 항의 메일은 스타급 정도에서만 나오는 일인데 이번 존박팬들의 팬심을 보고 존박이 스타성이 확실히 있다는 것을 아이러니하게 느끼곤 했다. 

그러나 이번 슈퍼스타K에서 지금과 같은 잘못된 팬심은 자칫 후보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꼭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저번 주에 생방송을 보면서 트위터에서는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타임라인에는 "허각 구하기" 캠페인이 벌어졌던 것이다. 워낙 장재인과 존박이 인기를 많이 얻지 상대적으로 허각에게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으며 폭발적인 무대를 보여준 허각을 보고 나자 트위터에서는 "허각 구하기" 운동이 일어났고, 평소에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던 투표를 권하는 트윗들이 RT되기 시작했으며 너도 나도 허각에게 투표하기 시작했다. 


존박과 허각의 대결이 존박 팬들과 존박 팬이 아닌 사람들로 나뉠 가능성이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허각 구하기" 운동이 이번 주에도 일어난다면 결과는 정말 예측하기 힘들어지게 된다. 사람들은 스타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존박의 스타성, 허각의 스타성에 대해 말이다. 그리곤 존박으로 결정짓는다. 그건 바꿔말하면 존박의 상품성, 허각의 상품성이기도 하다. 누가 더 잘 팔리겠냐는 것이다. 그건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서 올라온 후보들의 노력을 짓밟는 말이 아닐까. 슈퍼스타K에서 우승을 해야 할 사람은 명품 가방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영감과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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