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자리를 잡은 리얼 버라이어티를 보면 재미있게도 멤버 중 남자의 비율과 인기는 비례하는 것 같다. 1박 2일도 남자로만 구성되어 있고, 남자의 자격도 남자로만 구성되어 있다. 무한도전 역시 남자로만 구성되어 있다. 현재 잘 나가는 리얼 버라이어티 3가지의 공통점은 모두 멤버가 남자라는 점이다. 반면 여성 멤버로만 되어 있거나 혼성으로 되어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영웅호걸이나 런닝맨이 대표적으로 일요일이 좋다의 프로그램들이긴 하지만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패떴이 있었지만, 장르를 시트콤으로 가닥을 잡으며 리얼 버라이어티로서 대접받지 못하며 결국 폐지되기에 이르렀다. 금요일 밤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청춘불패 역시 걸그룹까지 동원했지만 아쉽게도 폐지되고 말았다.
리얼 버라이어티 남자를 주목하라.
리얼 버라이어티에 남자 멤버가 나와야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여자가 나오면 실패하는 것을 살펴보면 될 것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선 우선 리얼해야 한다. 1박 2일, 무한도전, 남자의 자격의 특징은 연예인들이 맨얼굴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잠에서 자가 깬 부스스한 모습과 민낯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여자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효리가 나와서 민낯을 보여주며 인기를 끈 것을 보면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자연스러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심지어 이수근은 방귀도 뀔 정도이다. 아무리 여성이 털털한 척해도 남자의 기본 네추럴함에는 따라가지 못한다. 여자 연예인으로서 우선 굉장히 부담스런 조건이고, 실제로 민낯을 보여준다고 해도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워 보이게 된다. 남자와 여자에 대한 관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민낯 하나만 봐도 여자 멤버가 남자 멤버보다 불리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남자 멤버들이 망가지고 네추럴한 모습을 보이면 재미로 이어지지만, 여자 멤버들이 망가지고 네추럴한 모습을 보이면 안타깝고 저렇게까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사회적으로 여자에 대한 배려와 예의라고 생각하는 기준이 남자보다 한참 높기 때문이다.
강호동이 말한 버라이어티 기본 정신 중 하나인 입수 또한 여자로서는 굉장히 불리하다. 남자야 어디든 훌렁 훌렁 벗고 물로 뛰어들 수 있고, 강제로 물에 입수시킬 수 있다. 그러나 여자의 경우, 특히 여자 연예인의 경우는 신경쓸 일이 너무도 많다. 신체적인 부분도 그렇고, 화장도 그렇고, 한달에 한번 중요한 날에는 더욱 힘들다.
야외로 가는 경우가 많고, 다양한 미션을 소화해야 하고, 특히 리얼 버라이어티의 꽃인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체력도 따라줘야 한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은 남자가 제격인 셈이다. 또한 웃겨야 하는 버라이어티이기에 끝없이 망가져야 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 내려야 하는데 그것을 하기엔 여자보단 남자가 리스크가 더 적다. 그 웃음으로 인해 잃을 것과 얻을 것을 생각한다면 여자보단 남자가 더 이득인 셈인거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여자는 안될까?
물론 쉽지는 않다. 하지만 성공 사례가 있다. 바로 패떴의 이효리와 박예진이었다. 이효리와 박예진은 기존의 아름다움을 벗어버리고 털털함과 의외성으로 캐릭터를 잡아갔다. 남자 위에 군림하는 카리스마도 보여주고, 물고기의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칼을 후려치는 4차원적인 모습도 보여주었다. 즉, 우선 예뻐야 한다. 이효리와 박예진 정도 되는 이미지를 기존에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털털하고 4차원 적인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 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다.
앞으로 하나의 장르가 지나가고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다가오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리얼 버라이어티와는 좀 다르게 전문가이거나 아예 비전문가여야 한다. 즉, 1등 아니면 아예 등수에 없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남자의 독무대였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전문가가 살아남는다.
다음에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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