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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건의 매력은 하나씩 뺀다는 것에 있다. 이번에는 자동차를 뺐다. 건강도 챙기고 대중교통의 유용함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자동차를 뺀다는 것은 획기적이었으나 딱히 방송 분량을 뽑아내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숙소를 산 꼭대기에 놓고 경사가 심한 곳을 걸어가게 하여 자연스럽게 방송 분량도 확보하려 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이것을 회피하기 위해 김준호는 세그웨이를 허경환은 전기자전거를 마련했다. 공해를 만들지 않는다는데에 있어서 세그웨이나 전기자전거는 훌륭한 대체 이동수단이다. 그러나 인간의 조건에서 방송 분량을 확보하는데에 있어서나 다른 멤버들과의 형평성에 있어서도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이번 자동차 없이 생활하기 1회에서는 하루의 이야기만 담아 냈는데도 1회를 다 소진했다. 1주일동안 합숙을 한 것을 최대한 많이 뽑아내는 것이 인간의 조건으로서는 효율적일 것이다.  

남격, 달프 대신 인간의 조건

 


남자의 자격이 4년이 된 지금 전격 폐지가 된다. 또한 시작한지 한달도 안된 강호동의 달빛프린스도 막을 내린다. 즉, 일요일 밤과 화요일 밤이 공석이 생긴 것이다. 일요일에는 아빠 어디가와 런닝맨이 지키고 있고, 화요일에는 김희선의 화신이 자리하고 있다. 강심장보다 더 세련되고 재미있는 화신도 만만치 않지만 아빠 어디가와 런닝맨이 버티고 있고, 1박 2일이 고전하고 있는 일요일 예능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1박 2일이 워낙 재미가 없어서 아빠 어디가와 런닝맨에 당해낼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아빠 어디가는 런닝맨까지 위협하고 있을 정도로 진정성과 리얼리티를 살려서 방송하고 있다. 그간 일밤이 겪은 굴욕에 대해 제대로 이를 갈고 나온 듯한 느낌이다. 런닝맨 또한 초반과 다르게 점차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개의 검이나 성룡편은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런닝맨에게 힘을 실어주었던 프로그램으로 정글의 법칙이 있다. 정글의 법칙의 불미스런 사건이 있기 전까지 정글의 법칙은 리얼을 표방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었고, 금요일 저녁에서 일요일로 왔다가 다시 금요일 저녁으로 돌아갔다. 반면 남자의 자격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해 주지 못했다. 원인은 처음에 기획했던 PD가 다른 방송사로 이적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갑자기 합창단을 사골 우려먹듯 3번을 우려먹더니 혼수의 자격으로 결정타를 날렸다. 남자의 자격이 처음에 내 걸었던 죽기전에 해야 할 101가지 일이라는 것을 지키지 않고, 진정성과 진심이 느껴지는 컨셉도 사라져버려 결국 시청률만 의식하며 과거의 시청률 유령에 사로잡혀 합창단을 계속 우려 먹었고, 결국 윤형빈과 정경미의 결혼식만 망친 채 사라지게 되었다. 그간 쌓아왔던 진솔한 남자들의 이야기라는 이미지를 한방에 날려버린 것이다. 이는 뒤에 방송하는 1박 2일에도 영향을 주었고, 일요일 예능의 시간차 공격에 결국 탄탄했던 40%의 시청률은 10%대로 돌아서게 되었다. 남자의 자격은 한자리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리얼 버라이어티 인간의 조건

 

반면 인간의 조건은 토요일 11시 15분이라는 악조건의 상황 속에서도 남격과 비슷한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인간의 조건은 "리얼" 그 자체이다. 설정 자체가 그냥 일주일 동안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개그맨들은 버라이어티를 잘 못한다. 남격에서도 김준호는 꽁트를 한다고 이경규에게 계속 야단을 맞기도 했다. 워낙 꽁트에 익숙해있다보니 자연스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웃기려고 힘이 들어가다보니 예능을 잘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조건은 그냥 일주일동안 합숙하며 살기만 하면 되니 카메라 의식을 덜하게 되면서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최대 수혜자는 스케줄이 없는 양상국이다. 스케줄이 없다보니 더 많이 카메라에 노출되게 되고, 이런 저런 일들을 하면서 캐릭터를 잘 잡아갈 수 있었다. 

일요일 예능 혼전 속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바로 개그콘서트이다. 2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개그콘서트의 멤버들이 나와서 일요일 예능 초반에 인간의 조건으로 깔아준다면 다른 경쟁 프로그램과 충분히 해볼만한 경쟁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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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 예능의 선두자리는 매우 민감한 문제이다. 이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예능의 자존심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 밤 예능을 석권하는 방송사가 예능에 있어서 1인자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십여년간 놓치지 않은 프로그램이 바로 MBC의 일밤이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은 그 자리를 KBS에 내 주고 있고, 일요일 밤의 왕이었던 일밤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KBS가 왕좌 자리를 가져갈 시점에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트레이드가 있었다. 당시 새로 복귀한 김국진과 일밤의 대표 얼굴이었지만 여러 프로그램을 말아먹었던 이경규가 KBS의 신정한, 탁재훈과 맞트레이드가 된 것이다. 그리고 남자의 자격이 만들어지며 김국진과 이경규가 투입되었다. 

나가수, 1박 2일을 자극하다. 


남자의 자격과 격돌하는 프로그램은 나는 가수다이고, 1박 2일과 맞붙는 프로그램은 신입사원이다. 여지것 남자의 자격과 1박 2일의 조합을 무너뜨린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나가수가 열풍이 불면서 남자의 자격이 나가수에 밀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나가수의 신정수PD는 수년간 해피선데이에 일밤이 짖밟혀 왔다고 하면서 시간대를 옮겨서 1박 2일과 정면승부를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자신감의 근거는 백만안티라는 너스레까지 부리며 말이다. 

하지만 나가수가 간과한 2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백만안티 부분이다. 우스게 소리로 했겠지만, 안티도 관심의 표현이라는 의미로 한 말일 것이다. 나가수에 대한 반응의 흐름은 이렇다.

시청자-(기대감)->광팬-(배신감)-> 안티-(실망감)->무관심

백만안티가 꾸준히 안티가 되어 나가수의 이슈를 재점화시켜주면 좋으련만, 지금의 백만안티들은 처음부터 나가수를 이유없이 싫어했던 것이 아니라 광팬이었던 층들이 한순간에 안티로 돌변한 것이다. 보통 안티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기거나 광팬들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생겨난다. 그러나 나가수의 특징은 한순간에 팬이었던 시청자들이 순식간에 돌아섰다는 것이다. 딱 1주일만에 말이다. 그리고 또 다시 1주일만에 무관심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음을 어제의 글에서 밝힌 바 있다.

2011/06/06 - [채널 1 : 예능] - 나가수 최악의 상황, 무너진 무대 

이는 1박 2일과의 정면승부는 백전백패라는 말과도 같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으니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뽑은 것이다.


나가수가 간과한 두번째는 바로 1박 2일의 저력이다. 1박 2일은 수년간 일밤을 짖밟아온 것이 아니다. 위기를 잘 해쳐 나갔고, 스스로 성장했을 뿐이다. 오랜 독주는 더 큰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해 항상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번에 나가수가 돌풍을 일으킨데에는 1박 2일도 한몫했다. 그간 1박 2일이 너무 메너리즘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 사고들도 많았다. MC몽 사건도 있었고, 김종민의 부적응 이슈도 있었다. 매번 같은 포맷을 벗어날 수 없다보니 시청자도 데자뷰 현상 비슷한 것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획기적인 야심작 나가수가 등장했고, 남자의 자격을 넘어서며 1박 2일을 위협했다. 만약 나가수가 제대로 원칙만 잘 지켜냈어도 1박 2일과 한판 붙어볼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1박 2일은 제대로 자극을 받았다. 위기감을 느끼자 특단의 조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여배우 특집이었다. 여배우 특집은 금녀지역이었던 1박 2일에 최초로 여자들을 받아들인 특집이다. 이건 1박 2일이 생각하고 있던 최후의 아이템, 히든 카드였을 것이다. 지금까지 여자들을 출연시키자는 수많은 유혹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참고 견디며 남자들로만 1박 2일을 채워나갔다. 정말 갈 때까지 갔을 때 꺼내들 카드였던 것처럼 꽁꽁 숨기고 있다가 이번 나가수의 열풍과 함께 카드를 꺼낸 것이다.


그리고 여배우 특집은 대성공이었다. 1박 2일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같은 오프닝 장소에서 명품 조연 특집을 이어간다. 마치 미녀와 야수처럼 대비되며 새로운 포맷을 개발해낸 것이다. 명품 조연의 오프닝 장면만으로도 큰 기대가 되었다. 이제 남자 배우, 아역 배우, 아이돌, 걸그룹등 각종 특집의 포문을 열게 되었다. 이런 특집은 기본 3주 분량을 내어도 짧게 느껴질 정도이니 1박 2일은 리소스를 덜 들이면서 서로 윈윈하는 포맷을 갖게 되었다. 1박 2일도 뜨고, 특별 출연한 사람들도 뜨고, 소개된 지역도 뜨고 말이다. 여배우 특집 2탄, 3탄을 내어도 될만큼 이번 여배우 특집은 최고였으니 앞으로 수년간 끌고갈 아이템이 생긴 것이다.

1박 2일을 대하는 멤버들의 자세도 남달라졌다.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고, 안좋은 일도 계속 겹쳐서 어수선했던 멤버들도 이제는 나가수로 인해 더욱 견고해진 느낌이다. 엄태웅은 금새 적응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했고, 김종민도 슬슬 조화가 되어가고 있다. 서로 양보하며 돕고 있는 것이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합숙을 통해 다져지는 1박 2일의 최대 강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은지원은 나가수의 정면도전에 대해 나가수가 잘되야 1박 2일도 잘 된다는 승자의 여유를 보여주었다. 똑똑한 은지원은 이미 나가수가 1박 2일에 줄 자극을 예견했던 것 같다. 

완벽한 해피선데이의 승리


나가수가 1박 2일과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섣부른 말 한마디로 인해 해피선데이는 승리를 거머쥐었다. 나가수가 1박 2일 시간대로 편성을 바꾸면 자동적으로 신입사원은 남자의 자격과 맞붙게 된다. 신입사원은 기획부터 잘못된 안좋은 예의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철저하게 제작자의 마인드로 만들어진 신입사원은 어제 다음 뉴스에 뜬 기사 제목이 잘 말해준다. "왜 너네 신입사원을 내가 뽑나?" 는 시청자가 바라보는 신입사원에 대한 생각을 가장 잘 대변해주었다. 신입사원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절대로 뜰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청자의 니즈를 파악한 것이 아니라 공급자의 욕심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인 것이다. 초기 기획 될 때는 MBC 이미지도 높히고, 사람들의 관심도 끌고, 신입사원이 된 아나운서는 처음부터 인지도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일거 양득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론 MBC 이미지는 더욱 안좋아졌고, 사람들은 무관심이고, 신입사원이 된 아나운서는 신입사원 출신이라는 꼬리표만 달리게 생겼다. 또한 타방송사에는 지원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민폐만 끼치게 된 것이다. 

신입사원으로는 남자의 자격을 결코 이길 수 없다. 현재 남자의 자격은 천천히 하나씩 내공을 쌓아가고 있기에 1박 2일보다 더 높은 난공불락의 성이기도 하다. 지금 나가수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남자의 자격을 확실하게 누르지 않는다면 어떤 새로운 코너도 남자의 자격마저 따라잡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휘청하고 있는 상태에서 1박 2일과 맞붙게 된다면 앞으로 수년동안도 1박 2일에 일밤은 짖밟힌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1박 2일이 일밤을 짖밟는게 아니라 일밤이 상대적으로 너무 못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나가수, 진짜 이기려면 자신과 싸워라


누군가를 이기겠다고 발버둥칠수록 늪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세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이라고 했다. 실제로 30년 좀 넘게 살아보니 즐기는 사람은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누군가를 이기겠다고 발버둥칠수록 자격지심과 질투로 자신의 상황만 더 악화됨을 볼 수 있다. 

1박 2일은 스스로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기존 유지해오며 익숙해지려 노력했던 포맷을 이제는 내공이 쌓여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며 재미를 끌어내는 법을 안 것이다. 신정수PD 덕분에 나영석PD는 김태호PD급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것만 보아도 1박 2일은 레전드가 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한도전이 롱런하며 예능의 표본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다. 1박 2일도 이제 그 경지에 이른 것 같다. 실수를 통해 배우고, 원칙을 지키고, 그 가운데 유연함까지 보여주는 여유를 알게 된 것이다. 

나가수는 신생 프로그램이다. 처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만큼 기대감도 컸던 프로그램이다. 경쟁사 프로그램과 경쟁을 하기 위해 시청자들이 힘을 실어주었던 것이 아니다. 나가수는 처음부터 명분이 있었고,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갔다. 그러나 지금은 누군가를 짖밟고 올라가야만 하는 짖밟힌 자의 자격지심 덩어리에 불과하다. 지옥의 모습은 내 위에 있는 누군가를 끌어내리는 인간 타워의 모습이다.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는 길을 택하지 말고, 나가수가 어떻게 하면 스스로 즐기고, 시청자와도 함께 즐길 수 있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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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그저 달리기나 했던 런닝맨이었지만, 이제 하나씩 컨셉이 잡히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캐릭터까지 자리를 잡아가며 멍지효, 욕지효, 월요커플, 모함광수, 스파르타국스, 아이둘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여전히 어색한 러브라인이나 의미없는 달리기 및 게임에는 차이가 없지만, 캐릭터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가 아닌가 싶다. 또한 지금의 타이밍은 절호의 찬스라는 말 밖에는 사용할 단어가 없을 정도로 최고의 타이밍이다. 

1박 2일은 구설수에 시달리며 김C도 나가고, MC몽도 나가게 되었다. 또한 김종민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으로 하하와 비교했을 때 너무도 차이가 날 정도로 적응에 힘겨운 모습이다. 새로운 멤버를 뽑는다고 했지만,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고 나서도 적응하는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박 2일은 일요일 밤의 최고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다. 



그 이유는 일밤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일요일 밤 독보적인 프로그램에서 계륵같은 프로그램으로 추락한 일밤은 뜨거운 형제들과 오늘을 즐겨라 모두 죽을 쑤고 있다. 뜨거운 형제들은 컨셉을 아예 잡지 못하고 갈피를 잃어 산으로 가는 중이고, 오늘을 즐겨라는 첫단추부터 잘못껴서 기존 멤버가 벌써 다 바뀌는 추세이다. 매 방송이 파일럿 프로그램같아 보이는 어색함은 도저히 채널을 고정할 수 없게 만든다. 그나마 뜨거운 형제들이 증강현실이란 컨셉을 잘 잡아서 가는가 싶더니 아바타를 그만두면서 갑자기 이탈하기 시작했다. 산만해진 뜨거운 형제들은 더 이상 뜨겁지 않기에 기존에 그나마 잡았던 시청자들 역시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시청자는 1박 2일과 런닝맨에 흡수되었고, 1박 2일 또한 최근 구설수에 빠지며 맥이 풀린 느낌이어서 자연히 이목은 런닝맨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런닝맨은 지금의 기회를 매우 잘 살리고 있고, 이번 유리편을 통해서 확실한 뭔가를 보여준 느낌이었다. 앞에 1대8을 길게 뽑아냄으로 몰래카메라의 느낌을 잘 살렸고, 식상하지 않게 유리의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재미있는 방송을 보여주었다. 후반부에는 스파르타국스에서 아이둘을 뽑아내어 김종국과 대립시킴으로 새로운 긴장감을 더하게 해 주었고, 비록 마지막에 좀 허전한 느낌이긴 했지만 초반이 워낙 강해서 끝까지 채널을 돌리지 않게 만들었다. 

런닝맨은 지금의 기회를 최대한 살려야 할 것이다. 최대한 귀를 열고 소통의 자세를 보여주어야 하며 또한 의미를 부여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1박 2일에게서 최대한 많은 시청자를 빼앗아 올 수 있는 방법이다. 런닝맨에 게스트로 외국인들이 나오기로 했다는 정보를 들었다. G20과 맞물리기도 하고, 세계화와 잘 어울리기도 한다. 또한 소통에 있어서 외국인과 함께 게임을 한다는 것은 몸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그 자체가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도 할 것이다. 가끔 1박 2일에서 외국인과 함께 하는 것을 보면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는데, 런닝맨에서도 회심의 작품을 만들려는 모양이다. 



그렇기 때문에 1박 2일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귀 막고, 눈 막고, 입 막은 채 소통을 하지 않은체 깊숙히 잠수를 하던 SBS 일요일 예능이 하나씩 열기 시작했기에 더욱 긴장해야 한다. 그간 1박 2일만큼 소통을 잘 한 프로그램이 없었기에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지만, 경쟁 프로그램에서도 소통을 시작한다면, 특히나 유재석이 있는 런닝맨은 가장 큰 적수가 될 것이다. 또한 1박 2일은 아직 MC몽에 대한 잔재가 남아있다. 11월에 재판 결과가 나오면 어떤 식으로든 1박 2일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1박 2일로써는 지금 굳히기를 들어가지 않으면 1위 자리를 빼앗길수도 있다. 지금은 습관적으로 1박 2일에 채널을 고정하지만, 식상함이 계속되면 채널은 언제든 돌아가기 때문이다. 굳히기로 가장 좋은 것은 안정화인데, 그 안정화는 새로운 추가 멤버 투입이 최선의 길인 것 같다. MC몽의 잔재를 떨쳐내버리며 안정적인 팀을 만들 수 있는 6인 체제가 가장 이상적이다. 


지금은 급한데로 나영석 PD를 넣는 등, 뚫린 구멍에 주먹을 넣어 막아보고 있지만, 빨리 새로운 돌을 넣지 않으면 언제 둑이 무너질지 모른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런닝맨의 반격이 반갑다. 1박 2일에겐 자극이 되고, 런닝맨에는 의욕이 되니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2개나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의욕을 상실한 일밤이 다시 살아나기만 바랄 뿐이다. 일밤은 일밤을 버려야 일밤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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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중계로 인해 해피선데이의 시작이 늦어짐에 따라 뜨거운 형제들을 오랜만에 보았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뜨거운 형제들은 처음의 기대와는 다르게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일밤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 줄 유일한 프로였는데, 아쉽게도 노력만큼 결과물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오랜만에 뜨거운 형제들을 보니 그 문제의 핵심에는 소통이란 단어가 있었다.

런닝맨


뜨거운 형제들을 보다가 넘 지루하고 맥락없는 이야기만 펼쳐져서 런닝맨으로 채널을 돌렸다. 요즘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이야기에 기대하고 런닝맨을 보았지만, 1분만에 다시 뜨거운 형제들로 채널을 돌려버리고 말았다. 마침 본 장면은 송지효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도저히 봐 줄 수 없었다. 송지효에게 프로포즈를 하여 심박수가 130을 넘기게 하는 것이 미션이었는데 송중기는 기습 뽀뽀를 하며 분위기를 업시켰으나 김종국은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홍보 겸 게임을 하는데 도저히 민망하고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볼 수가 없었다. 살아나긴 커녕 여전히 딴 나라에 살고 있는 듯한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런닝맨은 패떴 때부터 소통을 금기시해왔다. 또한 게임에 대한 맥락이 없이 그저 자극적이고 관심을 끌 만한 게임만 했다. 그래서 유독 러브라인을 만들려 하고, 쫓고 쫓기며 달리는 액션 및 몸을 부데끼는 게임만 하는 것이다. 시청자와 소통하려 하기보단 그저 자기들끼리 놀고 즐기는 것으로 끝나기에 외딴 섬에 홀로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인 것이다.

뜨거운 형제들


뜨거운 형제들에게 기대를 했으나 뜨거운 형제들 역시 별반 차이가 없었다. 런닝맨만큼은 아니었지만, 왜 저 게임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장어 먹기에 실패하여 산삼을 먹으려 했으나 백화점에 산삼이 없는 관계로 갑자기 장어를 주기로 했고, 장어를 먹기 위한 미션으로 시민들과 묵찌빠를 하여 이기면 먹기로 한 것이다. 무작정 커피숍에 들어가서 묵찌빠를 한다. 시민들의 인터뷰는 커녕 그냥 하나의 엑스트라에 불과했다. 이기면 자기들끼리 와~ 하며 즐거워 하고 지면 다른 사람이 다시 도전하는 식이다.

만약 무한도전의 유재석이었다면 시민들 한명씩 간단하게 인터뷰를 하며 어디서 왜 왔는지를 물으며 지금 상황을 간단하게 요약하여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민은 상황을 이해하고 자신이 무한도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생각에 묵찌빠에 임할 것이다. 묵찌빠에 대한 결과 후에도 이기건 지건 감사하다는 말 정도는 건네주었을 것이고, 이는 SNS 및 입소문을 통해 퍼져나갔을 것이다. 그 시민은 자신이 무한도전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것에 만족하며 자신이 참여한 프로그램에 대해 자연스럽게 홍보도 할 것이다. 그것을 보고 있는 시청자도 마치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뜨거운 형제들에선 갑자기 들이대며 묵찌빠를 하고 이기던 지던 그냥 가버린다. 그나마 박명수가 시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과 감사하다는 말을 할 뿐이다. 지나가던 아기를 보고 무리하게 묵찌빠를 하고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가버린다. 김구라는 그 뒤에 아기가 묵 밖에 낼 수 없다는 것을 찡그린 표정으로 나타내며 건성스레 간다. 자막에는 촬영에 협조한 시민들께 감사하다고 뜨지만 제작지만 감사하지 출연진은 별로 감사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도 뜨거운 형제들에서는 길가던 시민을 붙잡고 시간을 내 달라며 막무가내로 끌고 갔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에 나오게 해 줄테니 따라가자며 선의를 배푸는 것처럼 행동했다. 자막엔 어김없이 촬영에 협조해줘서 고맙다는데 그럴 때마다 의도와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만약 사전에 촬영 동의를 구했다면 편집의 실수일 것이고, 아니었다면 출연진의 무례함과 교만함일 것이다. 가끔 슈퍼에가서 연예인이라며 하나라도 더 얻어내고 깎으려 하는 모습이 보일 때면 연예인이 뭐 대수라고 생업이 달려 있는 사람들에게 저 딴 행동을 할까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사전에 이야기가 된 것이겠지 하고 넘어가긴 하지만 시민들과의 접촉을 통해 소통을 의도한 것이라면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오히려 역효과만 났으니 말이다.

묵찌빠 후 장어를 먹으러 가게 되는데 이기광이 알러지가 있다며 쇠고기를 먹겠다고 하자 다시 게임을 제안한다. 모두가 다르게 생각하면 주는 것인데 헐리우드 연예인 하면 그 많은 사람들 중에 겹치기도 참 힘들다. 즉, 쇠고기를 먹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냥 주면 될 것을 뻔한 게임을 해서 주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것도 3번의 기회나 주며 각 멤버들에게도 1인분씩 추가 시켰으니 말이다. 맥락과 명분 없는 진행은 수많은 게임에도 지루하게 만들었으며 더 이상 보기 힘들게 만들었다.

남자의 자격



한참을 참으며 보다가 도저히 볼 수가 없어서 채널을 돌렸다. 다행히도 F1이 끝나고 남자의 자격이 시작했다. 저번 주에 이어 자격증 2탄이 시작되었다. 이윤석의 도배로 시작한 남자의 자격은 벌벌 떨면서 사투를 벌여 도배 시험을 마무리진 이윤석의 인간승리와 곧 이어진 윤형빈, 아니 윤성호의 뜨게질 자격증 성공기, 김국진의 POP 3급 자격증 성공기를 다루었다.

남자의 자격! 그 이름에 걸맞게 자격증을 따기로 한다. 1년간의 노력 끝에 정말 따기 힘든 자격증들에 도전하고 그 결실을 정직하게 얻었다. 살인적인 연예인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짬을 내어 틈틈히 연습하여 자격증을 획득하는 모습은 자격증의 획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무엇이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가 힘이 되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이 된다. 자격증을 따며 만났던 사람들은 남자의 자격 멤버들을 진심으로 위해주었고, 도와주었고, 소통을 하였다. 김국진의 말처럼 성실하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자랑을 받을 자격이 될 사람들이 된 것이다.



명분과 맥락이 있으면 그 안에 일부러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것을 넣지 않아도 즐겁고 유쾌한 웃음이 된다. 그 웃음은 일시적이지 않고 힘이 되고 지속적인 메시지가 된다. 남자의 자격의 힘은 바로 이런데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소통, 아주 간단한 원리


소통의 시작은 관심과 배려이다. 아주 작은 일에도 디테일하게 관심을 가지고 배려하는 사람, 그리고 프로그램이 소통하는 사람이고 프로그램이다. 유재석이 그렇고, 남자의 자격이 그렇다. 자격증에 대한 관심 그리고 혹시나 연예인 특별 대우를 해주지 않을까, 다른 수험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배려가 소통을 낳게 되는 것이다. 뜨거운 형제에는 차가운 소통만 있었고, 런닝맨에는 그나마 소통도 전혀 없었다. 아무도 없는 새벽 시간대에만 하니 소통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소통은 공감을 가져오고 공감은 곧 영향력을 의미한다. 방송에서는 시청률을 의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일밤이 부활하려면 소통이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그나마 기회인 것이 런닝맨은 소통의 의지가 전혀 없기에 남자의 자격만큼만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뜨거운 형제들이 소통도 뜨겁게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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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 떴다'는 그 제목 그대로 시작하자마자 떠 버렸다. 자고나니 스타 프로그램이 된 것이다. 유재석과 이효리, 대성, 김수로, 이천희, 박예진, 윤종신.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톱스타들로 구성되었던 패떴은 멤버들의 인지도를 최대한 이용하여 지금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초호화 게스트의 섭외로 인기에 가속력을 붙였고,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도 그 인기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이천희와 박예진도 하차하게 되고, 새로운 멤버로 박시연과 박해진이 투입이 되면서 또 한차례 산을 넘어야 한다. 엉성 천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천희도 하차하고, 달콤 살벌 박예진도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인데 선덕여왕으로 인해 빠지게 되었으니 패떴에게는 분명 타격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박시연과 박해진은 예능에서는 유명하지 않은 거의 신인에 가까운 연예인들이다. 이들이 멤버로 나와 새롭게 다시 판을 짜야 하는 상황은 패떴에게 매우 불리한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이 시기는 패떴에게 반드시 필요했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시작하자마자 순식간에 떠 버렸던 패떴 돌풍은 패밀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끈끈함이 없다. 워낙 처음부터 스케줄이 빡빡한 톱스타들이다보니 서로 캐릭터 만들고, 만들어주기에만 바쁘고 패밀리로서 끈끈한 우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어려운 시기를 겪어야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패떴이 대본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처음부터 너무 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신뢰보단 대본에 기대는 것 밖에는 그 인기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어찌 되었든, 지금의 이 상황은 패떴에게는 좀 힘들겠지만, 오히려 약이 될 것 같다.


롱런하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이런 힘든 시기를 모두 한번씩은 거쳤다. 무한도전은 처음부터 무리한 도전으로 철저한 무관심속에 성장해왔고, 하하가 빠진 이후로 식상한 포멧으로 주춤하기도 했다. 1박 2일 또한 시작할 때부터 무한도전의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바드며 김종민 시절에는 빛도 못보다가 갑자기 인기를 얻기 시작했으며, 인기의 최절정에서는 여러 구설수로 힘든 위기를 겪었다. 또한 가장 어려웠을 때 여성팬의 구심점인 이승기가 어느 정도 촬영이 진행된 돌아온 일지매와 1박 2일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되었었다. 다행히도 이승기가 1박 2일을 선택하는 의리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인해 1박 2일은 다시 제2의 전성기를 얻고 있다.


패떴은 그보다 더한 상황이다. 구설수란 구설수에는 모두 올라가고 있고, 포맷도 무슨 자판기도 아니고 게스트만 바뀐 채 항상 똑같아 식상하다. 게다가 핵심 멤버 2명이 하차하게 되기까지 하였다. 이보다 더 혹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시기를 현명하게 잘 넘긴다면 패떴 또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될 일은 아닐 것이다. 무한도전도 새롭게 전진을 투입하고, 다양한 게스트들을 투입하며 최근엔 길까지 투입하는 모험을 감행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1박 2일도 힘들었을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며 초심 특집을 하며 변화의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패떴 또한 어떤 변화의 행동과 의지를 나타내었을 때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패떴의 이런 주춤세를 경쟁 프로그램들이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밤은 이제 완전히 감을 잃어 삼천포를 향해 달리고 있고, 남자의 자격도 101가지 틀에 너무 얽메여서 예능에서 눈물을 흘리는 등, 신선하지만, 관심이 가지 않는 미션들로 지루함을 만들어가고 있다. 경쟁 프로그램들이 도와줄 때 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겨 다시 한번 예전의 빵빵 터지는 웃음을 주는 패떴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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