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히어로의 팬으로서 이건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왜 시사 토크를 포기하고 장례 토크로 포멧을 변경했을까? 한참 재미있게 시사에 대해 논하다가 왜 갑자기 생사람 죽여놓고 뒷담화 및 억지 감동을 이끌어내려 할까. 특집일 줄 알았던 '두번 살다'는 이제 3회나 방송되었다. 내심 다음 주에는 시사 토크로 돌아오겠지라는 기대로 계속 보았지만 실망의 연속이었다. 또한 이번 주에 김건모씨를 섭외했다가 게스트들의 바쁜 일정으로 인해 미뤄졌다는 이야기에 더 이상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들었다. 물론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명랑히어로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에 쉽게 채널을 돌릴 수 없다. 하지만 아무런 입장 표명도 없이 이런 식으로 밀어부치기만 한다면 내 마음도 멀어질 것만 같다.
참신함이 무한도전을 닮았던 명랑히어로
명랑히어로를 보기 시작한 것은 그 참신함과 용기 때문이었다. 명랑히어로는 라디오스타의 멤버를 그대로 가져오는 형식을 취하면서 이슈를 끌어내었고, 라디오스타와 명랑히어로 모두 win-win하려는 의지가 보였다. 덕분인지 라디오스타가 무릎팍도사보다 재미있어지기도 했다. 또한 시사를 다룬다는 것이 참신했다. 예능에서 시사를 다루는 것이 쉽지 않지만 개그에서 시사를 이야기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개그는 시사를 풍자하고 다루는데 익숙하고 능하다. 사회 문제에 대해 논하는 개그맨은 있지만, 직접적으로 말하는 예능프로는 없었다. 구지 있다면 무한도전이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명랑히어로를 좋아했다. 무한도전이 컨텐츠안에 메세지를 담아서 시사적 문제를 표현한다면, 명랑히어로는 컨텐츠 자체로 시도하였기 때문이다.
때마침 광우병에 대한 논의가 되면서 명랑히어로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어쩌면 태클을 받기 시작한 때일 지도 모르겠다. 이하늘이 본격적으로 예능에 발을 붙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김성주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 있는 듯 싶었다. 명랑히어로가 살아남으려면 세상의 중심이 되는 이슈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 바로 광우병과 촛불시위때 였던 것 같다.
무한도전이 그러하다. 끝없는 도전과 메세지로 예능에 무게를 실어준다. 대한민국 평균이하를 자처하지만 그 안에 메세지를 담고 있다. 명랑히어로는 시사를 논하기에는 가벼운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충분히 시민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고, 메세지를 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명랑히어로는 도전도 죽이고 메세지도 죽이는 두번 죽이기를 선택하고 말았다.
라인업의 이경규 투입?!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던 포멧임에도 명랑히어로는 이경규를 투입시켰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게스트 명목으로 한번 나왔다가 특별 게스트라는 궁색한 이유로 고정 멤버처럼 박어넣었다. 게다가 가장 가운데 자리에 앉혀놓았다. 이경규가 재미없다거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이경규는 명랑히어로의 색을 흐르게 했기 때문이다. 시사토크에서 항상 찬물을 끼얹고 맥을 끊음으로 명랑히어로만의 컨셉을 흐리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명랑히어로에 이경규는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포멧도 포기해버렸다.
시사를 포기하고 생전 장례식 '두번 살다'로 포멧을 바꾼 것 또한 이경규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회에서는 이경규의 생전 장례식을 보고 한 청년이 자살을 포기하였다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기어이 이 포멧으로 계속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솔직히 명랑히어로는 시청자를 위해서 존재하는지, 이경규를 위해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시청자를 위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계속 시청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시청률 때문이라면...
외압설도 있지만 김유곤 pd는 순전히 시청률 때문이라고 한다. 외압은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라고 하니 그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겠다. 시청률이 경쟁프로인 샴페인에 비해 낮았다. 시청률이 예전에 비해 낮았던 것은 사실이고 이것은 지못미이다. 하지만 시청률이 그렇게 중요했다면 시청률의 근원인 시청자에게서 그 답을 찾아야 했다. 왜 시청자가 명랑히어로를 안보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찾았어야 했다. 하지만 참 뻔뻔하게도 아무런 노력의 흔적도 없이 포멧을 싹 바꿔버리고 말았다.
좀 더 시사적인 문제에 촛점을 맞추고, 무거운 이야기보다 가볍게 풍자하는 식으로 풀어나가면서 이경규를 과감하게 빼었다면 명랑히어로는 충분히 승산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안봐준다는 볼멘소리를 하면서 포멧을 바꿔버리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그나마 기존에 명랑히어로를 좋아했던 팬들조차 발로 찰 셈인지 그냥 밀어붙기만 한다. 마치 보기 싫으면 보지마라는 메세지를 던지듯 말이다.
결국 명랑히어로는 무한도전이 아닌 라인업의 뒤를 밟고 있는 것 같다. 라인업이 조기종영되었던 이유를 나는 밀어붙이기였다고 생각한다. 시청자의 의견보다는 제작진의 의지로 밀어붙이는, 만들면 누군가 보겠지라는 생각이 만들어낸 결과인 것이다. 게다가 끊임없이 시청자들의 의견을 모니터링하는 무한도전과 붙었으니 조기종영할 수 밖에 없었다. 명랑히어로는 무한도전의 뒤를 따르는 듯 했으나 결국 라인업의 뒤를 가는 것 같다. 그것도 라인업의 중심에 있었던 이경규가 제안한 포멧을 가지고 말이다.
생전장례식에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생전장례식이 대박을 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명랑히어로를 한회도 빠지지 않고 보아왔던 사람들은 놓칠 것이다. 그 실망감과 배신감에 명랑히어로가 아무리 생전장례식으로 부활한다하여도 쉽게 채널을 옮기지 않을 것이다. 예전의 명랑히어로에서 해답을 찾았으면 좋겠지만, 이미 방향을 튼 상태에서 그것이 힘들다면 왜 포멧을 바꿔야 했는지 설명이라도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젠 명랑히어로가 어떻게 나아갈지 궁금하지도 기대도 안된다. 그저 아쉽기만 하다.
무한도전의 배드민턴 특집은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1박 2일의 배드민턴 장면도 생각나긴 했지만, 이미 다른 분들이 써주신 포스트를 통해 충분히 공감하고 더 이상 보탤 것도 없는 것 같다. 무한도전의 저력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같은 소재로 다른 느낌을 주는 무한도전이 계속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무한도전이라 말하긴 하지만, 그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무리한 도전으로 시작하여 무한도전으로 예능계에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빛을 낸 후 1박 2일 및 우리 결혼했어요, 패밀리가 떴다등의 비슷한 장르의 예능 프로들의 활약으로 인해 주춤하는 듯 하였으나, 다시금 기운을 되찾고 무한도전의 인기를 절정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다른 프로와는 차별화된 무한도전만의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 멤버들 역시 많은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하하의 군입대 이후 제 7의 멤버에 대한 논란이 계속 있었지만 결국 재미와 인기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원위치로 돌아왔다. 그 힘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았다.
1. 창의성
무한도전의 창의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번 배드민턴 특집에서도 무한도전만의 창의성이 돋보였다. 다찌지리와 리남매라는 제목부터 남다르다. 다찌마라 리의 제목을 패러디하여 나온 다찌지리와 리남매는 그 컨셉을 설명하는데 매우 적합했다. 대한민국 평균이하를 자처하는 무도 6인방을 다찌지리로 표현하고, 이효정, 이용대 선수를 리남매로 표현한 것은 평범한 생각에서는 나올 수 없는 고민의 흔적이고, 창의력의 표현인 것이다.
이번 주 추석특집 또한 예고편만보아도 기대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며느리가 뿔났다 역시 엄마가 뿔났다라는 드라마 제목을 패러디하였다. 각각의 캐릭터에 맞는 며느리 역할은 잔진에서 돋보였다. 전진에서 잔진으로 돌아온 굴러들어온 놈의 캐릭터에 딱 맞는 애 업고 굴러들어온 며느리라는 캐릭터는 그 창의성을 대표하듯 딱이었다.
배드민턴 몸풀기를 할 때 무한도전만의 복불복 또한 인상깊었다. 특이한 복장과 외모를 벌칙으로 내세운 무한도전은 백발 명수와 주황잔진, DISCO진샹과 팬더밉샹등의 캐릭터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게임을 하기전에 그 캐릭터를 CG로 입혀서 마치 오락게임의 한장면을 보듯 VS로 대결장면을 효과음과 함께 내보낸 것이 오락프로와 오락을 접목시킨 재미있고 창의적 발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유롭고 재미있는 생각들이 창의력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배드민턴 본경기에서 역시 특이한 배드민턴채로 재미를 더하였다. 마치 주성치의 소림축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액션 영화인 다찌마라 리를 액션 배드민턴으로 잘 담아낸 것도 같았다.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라켓으로 금메달 리스트인 이효정, 이용대 선수와 대결을 하는 모습은 기이하기까지 했다. 이효정, 이용대 선수가 작은 라켓까지 더하여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막상막하의 대결은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던 것 같다. 허를 찌르는 자유롭고 신선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무한도전의 핵심동력이 아닌가 싶다.
2. 가치관
무한도전안에는 메세지가 있다. 전혀 예상지도 못했던 곳에 멋진 메세지를 담고 있다. 오락프로가 오락프로 이상의 그 무언가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냥 웃고 즐기면 끝나는 소모성 프로가 아니라 웃고 즐기고 난 후에 한번 쯤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많은 비판을 받았던 중국에서의 나무심기 프로젝트 또한 그 안에 석유를 둘러싼 분쟁 및 독과점에 대한 메세지가 담겨있었다. 에너지 프로젝트도 그러했고, 다른 특집 및 방송도 대부분 메세지를 담고 있었다.
그것은 김태호PD만의 자존심이 아닌가 싶다. 가벼운 찌라시정도로 취급해버리는 예능프로에서도 메세지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한도전스러운(?) 것 같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아무리 기라성같은 건물을 지어도 가벼운 바람에 날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깊고 튼튼한 기초위에 세운 집은 태풍이 와도 꿈쩍도 안한다. 나무의 뿌리와 같은 가치관이 무한도전을 롱런하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싶다.
3. 컨셉
무한도전이 잔진을 영입하면서 6인체제로 안정된 멤버 구성을 가지게 되었다. 잔진의 영입은 아주 적절했던 것 같다. 굴러들어온 놈이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들어옴으로 자연스레 무한도전의 캐릭터로 스며들었다. 무한도전의 각 멤버들이 다른 예능프로에 나가서 활약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무한도전만이 가지고 있는 컨셉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무한도전 안에 6명이 있어야만 힘을 발휘하는 이유가 컨셉에 있기 때문이다.
마치 서로 기대어 있는 튼튼한 구조물같이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금세 흔들리게 되는 것이 무한도전이다. 유재석없는 무한도전, 박명수 없는 무한도전, 노홍철없는 무한도전, 정준하없는 무한도전, 정형돈 없는 무한도전, 잔진 없는 무한도전은 지금처럼 재미가 있지는 않을 것 같다. 하하가 빠지고 난 후 난공불락같았던 무한도전이 무너져내린 이유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잔진이 하하의 빈자리를 채워줌으로 무한도전은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멤버들의 구설수가 그렇게 많아도 꿈쩍도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하다.
이 외에도 무한도전을 롱런하게 만드는 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다른 프로들도 창의성과 가치관 그리고 컨셉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그 요소들을 가장 잘 조합하여 큰 효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무한도전이 다른 프로그램들과 차별성을 가지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예능프로를 그냥 즐겨보면 되지 무얼 분석하면서 머리 아프게 보냐는 사람들도 있다. 예능프로의 본질이 웃기는데에 있기 때문에 당연한 말이기도 하다. 그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웃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안웃기고 많은 것을 담아내기만 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을 재미있게 웃으며 본 후에는 다른 프로와는 다른 무언가 묵직한 것이 느껴진다. 같은 웃음과 재미라도 다른 것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하하하' 웃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하!'하고 무릎을 한번 탁 치게 만드는 무한도전만의 깊은 재미가 무한도전을 롱런하게 만드는 것 같다. 앞으로도 더욱 재미있고 즐거운 그리고 깊이있는 무한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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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특집은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하는 기준을 보여준 방송이었다. 또한 가장 무한도전다운 모습을 보여준 특집이기도 했다. 무한도전을 보면서 세계속의 한국을 보았고, 한국을 통한 세계를 보았다. 전세계인을 만나 함께 즐겁게 놀고, 대한민국을 알리며 독도를 말하였다. 그리고 전세계인의 입을 통한 독도는 우리땅을 들려주었다. 전진의 생일상을 통해 예능의 웃음을 잃지 않았고, 아무도 중계하지 않았던 올림픽 종목을 가서 응원하였다. 그리고 유재석의 아름다운 도전은 올림픽 정신에 대한 눈물을 흘림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처럼 무한도전다운 무한도전이 있을 수 있을까. 과연 무엇이 무한도전을 무한도전답게 만들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가치관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무한도전을 통해 사회적 문제에 대해 유쾌하게 꼬집어 하나씩 풀어나고 싶은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무한도전안에는 웃음 뿐 아니라 메세지도 있다. 그리고 세상을 움직일만한 힘이 그 안에 있다. 미디어는 메세지다라고 말한 송창의 PD의 말처럼 김태호PD 역시 무한도전을 통해 끊임없이 메세지를 주고 있다.
이번 올림픽 특집을 통해서도 그가 말하려는 메세지가 있었다. 난 올림픽특집을 통해 무한도전이 진실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을 만나 즐겁게 노는 모습은 사람은 사람 그 자체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듯 했다. 피부색과 국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의 지도에 색을 칠해나감으로 결국은 우리 모두 하나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또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진실을 말해주었다. 그것도 전세계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말이다. 선물로 나눠준 부채 뒤에는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말이 선명히 적혀있었고, 전세계 유력 일간지에 광고가 나간 DO YOU KNOW? 라는 멘트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독도를 아느냐고 물어보았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
올림픽 정신에 대한 진실을 말해주었다. 언론의 영웅만들기로 시청률에만 연연하는 방송사의 행태에 일침을 가하는 것 같았다. 중계차가 아무도 나가지 않은 멀리뛰기 종목에 가서 중계석도 아닌 제일 위 일반석에서 외롭게 경기를 하고 있는 정순옥 선수를 응원하였다. 4700만명이 잘 모르는 4700만명의 국가대표를 향한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진실을 비춰주었다. 올림픽에 스포츠 정신이 있다면 그것을 관람하는 사람들에게도 응원의 정신이 있어야 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또한 유재석의 눈물은 양태영 선수을 향하였고, 4년동안 혹은 그 이상 피나는 노력과 땀을 흘렸기에 그에 대한 자긍심과 수고함에 그리고 열정에 눈물을 흘렸다. 4700만명의 국가대표, 그들이 모두 영웅임을 말해주고 있다.
정체성
무한도전의 모습 중 하나는 정체성에 관하여이다. 무한도전은 자신의 컨셉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시청률이 저조할 때도 무한도전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도했다. 모든 것이 성공적이지 않았다. 공포특집은 많은 노력과 예산을 들였지만, 결국 경위서를 작성해야만 했다. 그런 모습을 통해서 무한도전은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함을 알 수 있다. 무한도전이 무한도전 다울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정체성 때문이다.
올림픽특집에서도 그 정체성을 향한 모습은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무모할 정도의 도전은 전세계인을 만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세계 지도 한장들고 거리로 나아갔다. 만나는 사람마다 무한도전이 분위기를 한껏내었다. 심지어는 멕시코 방송에서도 무한도전의 모습을 잃지 않았고 오히려 무한도전다운 모습을 멕시코에 소개하는 것 같았다. 페르난도를 순식간에 무한도전 제7의 멤버로 만들어버리는 무한도전의 힘 또한 볼 수 있었다.
가장 큰 무한도전 다웠던 것은 유재석의 체조경기 해설이었다. 무모한 도전. 정형돈과 노홍철 그리고 유재석의 올림픽 해설에 대한 도전은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훌륭하게 도전에 성공하였다. 하면 된다라는 메세지를 가지고 있는 무한도전의 도전은 대한민국 평균이하가 굉장한 것에 도전함으로 할 수 있다와 할 수 없다의 문제가 아닌 하거나 말거나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하는데 우리가 못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통해 사람들에게 힘과 웃음을 주고, 무한도전은 무한도전만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무한도전을 무한도전답게 해주는 것은 바로 가치관과 정체성으로 인해서 인 것 같다. 재미와 웃음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자연스런 감동과 눈물을 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아래에 가치관과 정체성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치관과 정체성은 무한도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무한도전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그런 가치관과 정체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올림픽특집을 통해 무한도전은 한국을 전세계에 알렸고, 또한 한국에는 세계는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세계 속의 무한도전, 무한도전속의 세계를 말해주는 듯하였다.
무한도전이 저번 주의 결방으로 인해 아쉬웠었는데, 이번 주에는 올림픽 특집으로 무한도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인지, 이번 올림픽 특집은 여러가지 올림픽 종목을 보여줌으로 무한도전의 초심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무한도전만의 말도 안되는 도전들을 보여준 올림픽 특집은 지압판 멀리뛰기, 옷버끼기 유도, 비눗물 수영, 함정 장애 육상등의 종목들로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더불어 이번에 대한민국과 헝가리의 핸드볼 경기에 해설 보조 위원에 도전함으로 실제로 방송에서 정형돈이 나와 해설을 하였다. 해설자들마저 어색하게 만든 정형돈의 해설은 경기를 보면서 웃음을 주었던 것 같다.
10분씩 돌아가면서 유재석, 박명수등도 나와서 같이 해설을 했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정형돈의 어색한 해설을 듣느라 약간 아쉽기도 했다. 역시 웃기는 것 빼고는 모든 잘하는 정형돈은 어색하긴 했지만, 해설은 처음치고 매우 잘한 것 같다. 무한도전이 응원하고 해설한 핸드볼은 전반전에 초반 9분까지 한점도 내주지 않는 기염을 토하며 19대 11의 점수차로 마쳤다. 또한 튀는 복장과 외모를 하고 있는 나머지 멤버들인 정준하, 박명수, 유재석의 모습이 전세계로 방영되고 있는 화면에 잡혀서 응원하는 모습이 나옴으로 큰웃음을 주었다.
후반에는 정형돈을 대신하여 노홍철이 나와서 전반전의 아쉬웠던 정형돈의 해설을 채워주었다. 객원 해설 위원으로 나온 노홍철은 시종일관 시끄럽고 수다스러운 흥분된 캐릭터를 유감없이 해설에서도 보여주었다. 딱딱한 경기 해설이 아니라 마치 예능을 하는 듯한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네비게이션에서 노홍철이니 현영 목소리나 나오는 것이나, 고스톱을 칠 때 연예인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처럼 핸드볼 경기를 더욱 친근하고 재미있게 만들어 준 것 같다. 후반에서도 노홍철의 해설과 더불어 모든 사람의 응원에 힘입어 33대 22라는 큰 점수차로 승리하게 되었다.
무한도전의 이번 올림픽 특집은 시간차를 둔 멋진 작전이었던 것 같다. 올림픽 때문에 예능 프로가 많이 결방되고 있는 이 시점에 특집으로 올림픽과의 연관성을 만들어냄으로서 올림픽 방송과 무한도전 모두에게 득이되는 방식을 취한 것이 과감한 도전이었던 것 같다. 토요일에 한국에서 무한도전 올림픽 특집을 하고 바로 일요일에 베이징에서 핸드볼 해설을 한 무한도전의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도전 역시 무한도전만이 보여준 도전이 아니었나 싶다.
이로서 얼마나 시청률이 올랐을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들에게는 많은 웃음과 즐거움을 주었던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물론 무한도전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방송이 되었을 지 모르지만, 각 방송에서 모두 핸드볼 방송을 하였던 것만큼 다른 채널을 선택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무한도전 팬들이라면 이번 올림픽 특집과 핸드볼 해설이 매우 즐거웠을 것 같다.
무한도전의 이런 Win-Win 전략은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무한도전만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무한도전이 특정한 포멧이나 주제를 가지고 진행해오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과 시도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가능한 전략이 아닌가 싶다. 무한도전의 유일한 컨셉이라면 "도전" 만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많은 부상에도 진통제를 맞아가며 우생순을 만들어가고 있는 대한민국 여성 핸드볼팀의 승리에 진심을 다한 축하와 응원을 보낸다. 대한민국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