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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유치환 시인의 깃발에 나오는 '소리없는 아우성'이란 말은 그사세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그사세에는 톱스타와, 유명 작가, 그리고 화려한 연출과 아름다운 카메라 기법, 심지어 블로그 마케팅까지 모든 것을 총동원하였으나 시청률은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아도 참으로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잘 만든 월메이드 드라마를 왜 외면하는 것일까? 원래 내가 좋아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안좋아하기는 하지만, 이건 좀 심한 것 같다. (난 대부분의 사람이 안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현빈과 송혜교의 연기력을 문제 삼기에는 너무도 정도가 심하다. 개인적으로는 현빈의 연기에 매우 만족하고, 송혜교 또한 발음이 부정확한 것 빼고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청률을 그렇게 안나오게 할 요인은 아닌 것 같다. 에피소드식으로 한 회에 하나의 흐름을 끊어주는 것도 시원 시원하고 매력이 있다. 내용은 더 없이 흥미롭다. 누구나 TV의 뒷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가. 그 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느 드라마보다 더 시원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매 회마다 메세지도 담겨 있어서 고급 와인을 마시듯 뒷맛을 음미할 수 있는 향이 있다.


작가가 도대체 왜 안보는지 모르겠다고 한 것처럼 나도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잘 만든 그사세는 시청률이 바닥이고, 스케일만 큰 신파극 같은 에덴의 동쪽이 최고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연기력만 놓고 보아도 송승헌과 이연희보다 현빈과 송혜교가 훨씬 잘한다. 이쁘기도 이연희나 송혜교나 비슷하고, 잘생기기도 송승헌이나 현빈이나 비슷하다. 그런데 왜 에덴의 동쪽은 연일 시청률 1위를 달리고, 그사세는 바닥을 찍을까.

 
좋은 드라마
 

그사세는 좋은 드라마이다. 참 잘 만든 좋은 드라마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시청률의 원인이기도 한 것 같다. 그사세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행간을 읽어야 한다. 좋은 문학 작품을 읽을 때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행간을 읽으며 그 의미를 되세겨 보게 되는 것처럼 그사세 또한 섬세한 노희경 작가의 행간을 잘 음미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음미할 수록 그 재미에 푹 빠져들게 된다.

영화를 보면 깐느다 베를린이다하며 상을 탄 영화들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상 받은 영화는 재미없다는 것을 말이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영화가 큰 상을 받곤 한다. 그리고 정말 지루한데 상을 받기도 한다. 그것이 이해할 수 없고, 지루한 이유는 나의 지적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의 예술적인 감각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기에 지루한 것일거다.

그래서 난 조폭 영화같이 단순하고 액션과 폭력이 난무하는 저질 개그들이 가득한 영화에 흥분하고 재미있어 했던 것 같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영화를 보는데 굳이 책을 보듯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런 영화를 평가할 때 지루하다던가, 재미없다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저 좋은 영화라고 말한다.

좋은 드라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사세는 분명 좋은 드라마이다. 나에겐 재미도 있다. 그런데 재미가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야 하는, 음미해야 하는 그런 드라마는 좋은 드라마이지만, 자칫 재미없는 혹은 지루한 드라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에덴의 동쪽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 그냥 보고 즐기면 되는 그런 류의 드라마이다. 인물 설정은 매우 복잡한 관계 속에 있지만 그것은 드라마를 보면서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런 복잡한 관계 설정은 극적인 효과도 주고, 드라마에 대한 충성도도 가져다 준다. 에덴의 동쪽은 복수에 관한 것이다. 처참하게 짓밟히다가 통쾌하게 복수하는 단 한줄로 내용이 요약되는 간단한 메세지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 에덴의 동쪽이 점점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이유도 아마 복수가 슬슬 시작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신태환 사장의 회장의 잔인하고 교활한 악행이 하나씩 무너지고 있는 것이 통쾌한 것이다. 주윤발을 능가하는 무적 송승헌의 액션도 볼만하다. 수백대 일로 싸워도 절대로 지지 않아 삼합회와 야쿠자까지 아우로 둔 송승헌의 액션과 온갖 외국어에 능통한 그를 보고 있으면 슈퍼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사세는 섬세하고 부드럽다. 액션이래봐야 미친 양언니의 어이없는 싸움과 싸움을 말리다 눈을 다친 현빈의 액션 정도이다. 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는 여자를 보고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웃으며 떠들지만 눈에서는 눈물이 한줄기 떨궈진다. 그리고 그 웃음들 속에서 그녀를 사랑하는 현빈만이 그 눈물을 보게 되고,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준영아 무슨 일 있니?' 그 행동 하나 하나가, 맨트 하나 하나가 감동적이고, 디테일의 힘을 보여준다. 하지만 직관적이지는 않다. 한번 더 생각해보아야 그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깐느에서 상도 받고 흥행에도 성공한 그런 영화는 없는 것일까? 그사세가 그런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잘 만든 좋은 드라마가 상도 받고 시청률도 잘 나오는 그런 드라마 말이다. 결국 이렇게 내가 그사세의 매니아가 되어간다고 해도 난 그사세의 시청률 수직 상승을 기대하고 바라며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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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세의 시청률은 정말 안습이다. 4~5%에 머무는 그사세의 시청률은 경쟁작인 타짜(후속 떼루아)와 에덴의 동쪽에 비해 턱없이 낮다. 현빈과 송혜교가 나오는데도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는데는 톱스타가 시청률의 견인 역할을 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톱스타만 나오면 모르겠지만, 스토리나 연출, 영상 모두 수준급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참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도데체 왜 그사세의 시청률은 한자릿수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것일까? 한번 그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1. 평범하지 않은 소재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드라마들이 있긴 했지만, 방송가 이야기를 할 때에는 배우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였다. 하지만 그사세는 PD에 주로 초점을 맞춰서 스토리를 풀어나가고 있다. 방송의 속을 까 뒤집는 시도라 할만하다. 하지만 그 소재가 보통 사람들에게 얼마나 흥미로운 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방송가의 생리에 대해 알 수 있어 매우 재미있게 보고 있다. 하지만 방송에 특별히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부풀려 하는 드라마에서 방송가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풀어나가는 것에 대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톱스타들이 아니었다면 다큐드라마라 불려도 좋을만큼 리얼함을 강조하는 듯 하다. 드라마의 허구와 허황이란 기름이 쫙 빠진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그사세를 보고 있으면 단백하고, 쫄깃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평범하지 않은 소재, 다시 말해 독특한 소재는 독이 될수도 약이 될수도 있다. 독이 되는 것은 사람들이 생소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고, 약이 되는 것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독특함을 강조하여 마케팅을 하면 어떨까 싶다. 방송가에 숨겨져 있던 비밀처럼 말이다.

 
2. 어려운 용어
 


아무래도 방송 전문 드라마이다보니 어려운 용어가 많이 나온다. 생소한 단어는 스태프나 배우에게는 익숙한 단어일 수 있으나 시청자들에게는 어색하기만 한 단어들이 많다. 이는 스토리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는 방송 용어들은 때로는 의학용어만큼이나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려운 용어가 나올 때 의학 드라마처럼 밑에 자막을 넣어주거나 상세한 부연설명이 있다면 좀 더 쉽고 유익하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세심한 감정의 표현을 잘 표현한 드라마인만큼 시청자를 위한 그런 배려 또한 가미되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빠른 스피드
 


그사세의 흐름은 매우 빠르다. 드라마의 가장 이상적인 단계는 아마도 초반에 느리고, 갈수록 빨라지다가 막판에 다시 느려지는 것일거다. 초반에는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고, 중간에 들어온 시청자들도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느리게 진행하고, 앞이나 뒤에 줄거리를 다시 한번 정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일정 시청자들이 모여지면 중반에는 빠르게 진행함으로 기존 시청자들의 이탈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막판에는 다시 속도를 늦춰서 최대한 보유하고 있는 시청자들을 마지막까지 끌고 가야 시청률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사세의 경우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미드의 형식을 빌려 에피소드형으로 단막에 끝나기도 하지만, 그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에 다시 적응하기 쉽지 않다. 초반부터 지금까지 빠르게 속도를 진행해 온 것은 기존 에덴의 동쪽이나, 타짜의 시청자들을 끌어오기에 역부족인 것 같다. 에덴의 동쪽은 이제야 반을 넘은 시점이기에 쉽게 시청자들을 가져오기는 힘들다. 타짜는 이제 끝나서 타짜의 시청률을 끌어올 수 있는 타이밍이다.

타짜의 후속 떼루아는 이제 곧 방영하기에 그사세보다 우위에 있다. 실질적으로 그사세의 경쟁작은 떼루아라고 볼 수 있기에 그사세는 지금의 시점에서 속도를 늦추고, 타짜의 시청자를 끌어올 수 있도록 줄거리 정리든, 회상 장면이든 넣어서 처음 보는 사람들도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떼루아는 처음부터 시작하기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시청률이란 그다시 신뢰할만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현재 방송의 가치를 매겨주는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 시청률은 기본적으로 공감대를 토대로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공감을 얼마나 이끌어내는지 말이다.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관심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관심과 공감이 시청률의 근간이 아닌가 싶다.

그사세는 좀 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사람들이 관심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고, 또한 어려운 전문 드라마를 모든 사람들이 즐겨볼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시켜야 할 것이다. 현재 타겟팅 되어있는 쪽은 방송계에 있는 사람이나 20대 후반~30대 초반이라 생각된다. 그 타겟팅된 사람들이 4~5%밖에 안된다고 바꿔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좀 더 저변확대를 위해 천천히 그리고 쉽게 풀어나간다면 현재 타짜로 인해 방황하는 시청자들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그사세는 근래에 가장 완성도 높은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나 연출, 영상, 스토리등 모든 면에서 수준급이라 할만하다. 한 회마다 메세지도 있고, 세심한 감정의 표현도 있다. 배우와 PD와 작가 그리고 스태프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엮어놓았다.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바로 시청률이다. 완성도가 높은 프로그램일 수록 시청률은 낮아지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완성도가 높일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지금의 기회를 잘 잡아서 시청률까지 수준급으로 올리는 그사세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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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가 결말을 내렸다. 해피앤딩으로 끝난 타짜는 드라마의 한계점을 남긴 체 막을 내렸다. 만화와 영화는 성공을 했지만, 드라마로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무언가에 쫒기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제작 환경이 좋지 않아 급박하게 만들어 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한 회도 빠짐없이 지켜본 타짜는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앤딩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시각을 바꾸자 마음에 드는 앤딩을 찾아내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타짜의 최대 수혜자 계동춘에 관한 것이다. 타짜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계동춘이 아닌가 싶다. 계동춘의 입장에서 타짜를 보았을 때 타짜의 진정한 메세지를 느낄 수도 있고, 더욱 타짜스런 결말을 짓게 되지 않나 싶다.

마치 옛날에 테이프를 뒤로 돌려 반전적인 내용이 흘러나오는 것을 들어보려 오토리버스 기능이 되는 카세트를 부모님께 졸라서 산 적이 있다. 아마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중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뉴스에까지 나왔으니 당시에는 매우 큰 화제가 되었던 이슈이다. 타짜의 주인공을 계동춘으로 놓고 다시 타짜를 보는 것도 비슷한 재미와 반전을 가져다 주는 것 같다. 그럼 계동춘을 타짜의 주인공으로 놓고 다시 한번 테이프를 돌려보도록 하자.


 
1. 걸출한 타짜, 계동춘의 등장
 

한국의 타짜 중 양대산맥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아귀와 작두. 하지만 작두는 잠수탄지 오래이고, 아귀만이 독식을 하고 있던 때였다. 아귀도 인정한 아귀의 오른팔이 있었으니 바로 계동춘이라는 사람이었다. 적당히 벗겨진 머리에 조폭도 떨게 만드는 마스크, 그리고 철저하게 반대로 순수하고 소년같은 목소리, 외모와 목소리만으로 포커페이스와 상대방에게 혼란을 주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계동춘은 한국의 타짜 중 아귀를 제외하고는 1인자라 할만한 거물중에 거물이었다.

아귀의 원수 작두를 판때기에 앉히기 위해 계동춘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맞아 열심히 설계를 준비중에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삐리 두명이 나타났다. 한 명은 스스로 아귀에게 붙어버렸고, 고니라는 또 한명의 고삐리는 계동춘의 훌륭한 실력에 호흡기를 떼이고 만다. 그것도 '양말속에 숨겨둔 탄 쓰기'라는 기술로 말이다.

 
2. 새로운 타짜의 등장과 계동춘의 위기
 

자신이 호흡기를 뗀 고니라는 고삐리와 아귀의 수하이자 계동춘의 수하이기도 했던 영민이라는 고삐리가 계동춘의 발목을 잡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하지만 그들은 계동춘의 시대를 접게 하는 신출내기로 성장하게 된다 . 결국 영민이의 초고속 성장에 계동춘은 빵개판만 들락거리게 되고, 사랑했던 여인인 정마담마저 영민이라는 고삐리에게 빼앗기고 만다.

그러다 어느 날 호흡기를 뗀 고니라는 놈이 난데없이 나타나 원수를 갚겠다며 빵개판에서 수작을 부렸다. 영웅은 적이 많다고 했는가. 결국 머리에 피도 안마른 고삐리였던 한참 어린 신출내기에게 보기좋게 당하고 만다. 계동춘은 타짜로서 일생일대의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되고,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는 계동춘은 타짜로서의 본능을 발휘하여 아귀에게 올인하기로 한다.

 
3. 의리의 남자, 계동춘
 

사랑했던 여인, 정마담도 어린 애송이에게 빼앗기고, 카지노 경영 또한 빼앗기고, 아귀의 관심 조차 영민이라는 놈에게 빼앗겼지만, 계동춘은 아귀에 대한 의리를 끝까지 지킨다. 타짜로서의 본능을 억제하지 못하고 경마에 빠져 고니 패거리에게 또 한번 빨래 당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계동춘은 아귀 옆에 찰싹 붙어 있는다.

어린 애송이 영민은 아귀의 총애를 받지만 곧 배신하고 만다. 그리고 정마담마저 배신하고 만다. 이제 아귀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심지어 아귀가 전재산인 400억을 당하고 사채업자에게 쫒기는 신세가 되어도 계동춘은 끝까지 아귀의 편에 선다. 마지막 아귀의 판때기에서는 없는 아이들까지 동원하여 만반의 준비를 다 해놓기도 한다.

하지만 아귀의 운은 거기까지 였다. 애송이들와 정마담까지 합세하여 아귀를 무너뜨리고 만 것이다. 사랑했던 여인이 이제는 적으로 바뀌었으니 계동춘의 인생도 파란만장하다. 그리고 결국 정마담이 자신의 보스인 아귀를 총으로 머리를 쏴 죽이게 된다. 그 피를 얼굴에 제대로 맞은 계동춘은 그 동안의 파란만장했던 아귀와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게 되고 아귀를 향해 달려들어 끌어안으며 울부짖게 된다. 계동춘의 의리는 아귀가 죽어도 계속 되었던 것이다. 의리의 남자 계동춘.

 
4. 진정한 타짜, 계동춘
 

2년 후 계동춘은 감방에 들어갔다가 나오게 된다. 자신이 스승이자 보스로 모시던 아귀의 최후가 비참하게 끝나고 힘겹게 패돌려서 모은 돈이 순식간에 날아간 것을 직접 보고 그것 때문에 온갖 고초와 험한 꼴을 봐 왔음에도 불구하고 계동춘은 타짜의 본성인 야수성을 버리지 못하였다. 그는 밥은 굶을지언정 경마권은 놓으면 안된다는 타짜의 신념으로 경마장에 거지꼴로 드나들게 되고, 하필이면 고니의 파트너에게 딱 걸리고 만다.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계동춘은 끝까지 대한민국 넘버 1 타짜로 살아남을 것이다.

이 정도면 타짜의 결말로서 깔끔하지 않은가 싶다. 타짜의 결말은 거지꼴로 경마장에서 마권 줍는 것이라는 훌륭한 메세지까지 담고 있으니 말이다. 소설을 한번 써 보았지만, 계동춘은 타짜의 주인공으로서 손색이 없다. 또한 드라마에서 보통 연기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 주인공을 맡기 마련인데, 타짜에서 가장 연기를 잘한 사람은 계동춘이었다. 팬들에 대한 서비스도 남달랐다. 시청자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리는가하면 양말이 땀으로 인해 뻣뻣해질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를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진정한 타짜의 주인공은 계동춘이 아니였나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보게 된 것이다. 도박이라는 것의 무서움은 고니처럼 사랑하는 사람도 되찾고 원수도 갚고, 돈도 엄청 버는 것이 아니라 바로 패가망신 당해도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중독성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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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의 가장 큰 수혜자를 계동춘이라 한다면, 바람의 화원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문근영이 아닐까 싶다. 국민동생에서 이제 어엿한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면서 연기에 대한 논란마저 잠재워버려 국민 배우로 재탄생한 문근영은 바람의 화원이 코가 다치는 부상까지 입어가며 촬영한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바람의 화원이 요즘들어 스토리가 점점 약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문근영이 보여주는 연기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가지고 있다. 또한 조만간 문근영의 성이 밝혀지고, 아버지의 비밀도 밝혀지면 다시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넘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저번 주에 문근영은 정향에게 자신의 여성임을 밝히게 된다. 또한 김홍도에게 자신이 여자라면 어떻하겠냐고 물어보아 넌지시 자신이 여성임을 알려주기도 했다. 그리고 남자여자의 신윤복이 아닌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화면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정향의 도움으로 도화서 별제 장벽수의 생일 잔치에 기생으로 분장한 문근영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 전에 빨래터에서 여장을 한 것이나, 형인 영복이 죽기 전 환상 속에서 여성의 모습을 한 것이 있으나 기생의 모습을 한 문근영이 가장 여성스럽고 아름다웠던 것 같다.


바람의 화원을 통해 목소리를 쉬게 하여 일부러 남자 목소리를 내면서 남장여자의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 낸 문근영은 걸음걸이나 행동 그리고 얼굴 표정까지 세심한 부분까지 남자처럼 보이기 위해 신경을 쓴 듯 보였다. 그 연기가 너무 훌륭해서일까? 이제는 극중 기생으로 여장을 한 문근영의 모습이 아름답긴 하지만 어색하게 느껴졌다. 아니.. 오히려 극중으로 본다면 더욱 자연스러운 것일거다. 이제는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어도 여자가 아닌 남자가 여자로 변장을 한 것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여성의 모습을 잃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문근영을 바라보고 있으면 남동생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덜렁 덜렁 사고치고 다니며 욱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남동생처럼 말이다. 아마도 그녀의 남장 연기가 그만큼 훌륭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요즘 문근영에 대한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이 나돌았지만,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을 향한 질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 이제는 아름다운 여성을 남자로 느끼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주는 국민 배우로 거듭나서 멋진 연기자의 길을 걸어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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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의 나라는 시작할 때만 해도 많은 기대와 관심이 있었다. 스페셜 프로로 인해 관심까지 고조 시켰던 바람의 나라는 송일국의 출연으로 더욱 기대를 갖게 하였고, 원작 바람의 나라에 대한 기대도 커서 당연 수목 드라마의 권좌에 오를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졸속도 이런 졸속이 없었다. 기대했던 송일국은 주몽과 캐릭터가 겹치는 듯 보였고,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며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를 이끌어 나갔다. 꼬이기만 하고 풀리지 않을 듯한 무휼의 인생 또한 초반의 기대를 져버리게 만든 요인이기도 했다.


반면 기대치 않았던 경쟁 프로인 베토벤 바이러스가 강력한 강마에 바이러스를 퍼트리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고수하였다. 또한 비슷한 장르인 사극으로 바람의 화원이 등장하면서 연일 이슈를 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람의 나라는 타이밍을 참 잘 맞추는 것 같다. 베토벤 바이러스가 끝나가며 힘을 잃어갈 때 쯤 무휼의 모든 오해가 사라지고, 왕자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서 베토벤 바이러스가 끝나자마자 화려한 전쟁씬이 나오게 된다.

새롭게 시작한 종합병원2는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 채 초반부라 그런지 어색한 부분이 많다. 게다가 바람의 화원은 원작이 원래 그렇기는 하지만 스토리 상 가장 답답한 부분을 지나가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바람의 나라는 타이밍을 정말 잘 맞춘 것 같다. 이번 전쟁씬으로 인해서 베토벤 바이러스가 끝나고 갈팡질팡 하던 시청자들이 많이 바람의 나라로 유입이 되었을 것 같다.

웅장한 전쟁씬은 과연 저게 우리나라에서 찍은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멋있었다. 예고편에서 방패 전술이 나오길레 영화 300의 장면이 아닌가 싶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욱 멋지고 기발했다. 방패 부대를 앞세워 동그란 원을 여러 개 만드는 진을 짜서 전차 부대의 원거리 공격을 막아내고 전차가 근접해 오면 방패를 경사로 만들어 경사 위에 태운 다음 방패를 들어올려 전차를 뒤집어 버리는 전술은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이번 전쟁은 주몽과 비교될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주몽은 처음에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관심을 끌어모으며 대작 분위기를 형성했지만, 예산 때문이었는지, 시간 때문이었는지 뒤로 갈수록 졸속한 전쟁 장면을 계속 보여줌으로 인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뒷심이 유독 약했던 주몽과 다르게 첫 시작은 미약했지만, 가면 갈수록 재미있어지는 바람의 나라는 뒷심이 정말 강한 것 같다.

주몽에서 수십명의 사람들을 데리고 전쟁 장면을 찍었다면, 바람의 나라에서는 적어도 수백명의 사람들을 모아서 촬영한 것 같다. 갑옷이나 무기, 그리고 전투 액션 장면, 분장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한 것이 없이 완벽하게 웅장하고 화려한 전쟁 장면을 연출해 낸 바람의 나라는 무휼과 도진의 관계가 연으로 인해 더욱 골이 깊어지고, 갈등이 팽창됨에 따라 더욱 흥미진진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자회의의 배극과 부여의 대소왕과 도진, 그리고 고구려 태황후 측근들의 음모와 계략 속에서 무휼이 어떻게 살아남을 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통해 싸움의 신이라 불리는 태무신왕으로 거듭나게 될 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종합병원2는 이제 시작이고, 바람의 화원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으니 최고의 정점을 올리고 있는 바람의 나라가 수목드라마를 제패하게 될 것은 떼어논 당상이 아닐까 싶다. 주몽과 바람의 나라 모두 송일국이 주연을 맞아 주몽역과 그의 손자 무휼역을 모두 맡고 있지만, 주몽의 약한 뒷심과는 다르게, 바람의 나라는 강한 뒷심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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