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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남자 이승기. 바른 생활 청년으로 알고 있었던 이승기는 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5년이나 힘든 생활을 했다고 한다. 핸드폰이 없는 이유도, 술을 마시지 않는 이유도 모두 착한 남자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야심만만에서 그의 그동안 고충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그렇게 힘들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학교에서 절대로 전력질주를 하지 않고, 최근 진학한 대학원에서는 전공 책을 들 때도 제목이 보이도록 잘 들어야 하며, 밥 먹을 때도 말아먹거나 밥, 국 그릇을 절대로 들어서는 안되는 여러 행동을 제어하며 이미지 관리를 해 왔던 것이다.

자기 전과 아침에는 무조건 세수를 하고, 아침 밥은 꼭 먹어야 하는 바른 생활 청년 이승기는 그동안의 이미지가 모두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설정이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그리고보니 1박 2일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았다. 친구 특집에서 이승기는 아침 식사 복불복을 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이 화살표를 잘못 올려놓아서 엉뚱한 곳을 헤매다가 지게 되었다. 친구에게 아침 밥도 못주고, 아침부터 엉뚱한 곳을 헤매게 만든 제작진을 향해 분노를 터트리는데 그 과정에서 평소의 이승기와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건들 건들하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짝다리를 짚으며 "부셔버릴꺼야!"를 외치며 시니컬하게 분노하던 그의 모습은 약간 낯설기도 하면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친구를 위해 분명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제작진의 어쩔 수 없다는 발언에 화가 날 만도 하다. 강호동은 이승기가 변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누가 보아도 이승기가 더 이상 착한 남자를 고집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때로는 나쁜 남자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런데 아뿔사. 새로 시작한 이승기 주연의 "찬란한 유산"에서 이승기의 그런 모습이 그대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찬란한 유산에서 선우환역을 맡은 이승기는 그 드라마에서 완전 나쁜 남자이다. 고은성(한효주)를 향해 술값을 내라고 하고, 가방을 돌려주지 않으며, 핸드폰을 발로 밟는 등 나쁜 일을 일삼고, 부잣집 아들로 할머니와 트러블이 많은 사연있는 삐뚤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의 이민수나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같은 느낌인 선우환은 요즘 트렌드인 나쁜 남자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착한 남자 이승기가 나쁜 남자 역할을 하니 약간 낯설기도 했지만, 그 동안 야심만만과 1박 2일등에서 보여주었던 행동들과 자연스럽게 매치되면서 나쁜 남자의 캐릭터가 동떨어지게 느끼지지는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승기가 5년 동안 지켜왔던 착한 남자 이미지를 갑자기 던져버린 것이 이상하다. 그렇게 어렵고 고통스럽게 만들어온 착한 남자 이미지를 왜 폭로하고 전혀 반대의 나쁜 남자로 되려 했던 것인지 이해가 된다.

아마도 새로운 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염두해 둔 새로운 이미지 관리가 아닌가 싶다. 그 덕분인지 '찬란한 유산'에 이승기 효과는 시청률로 나타났고,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 스토리나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긴 하지만, 이승기의 나쁜 남자 변신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저번에는 1박 2일에서 찬란한 유산을 촬영하다 바로 분장을 그대로 한 채 오기도 했다. 예전에 돌아온 일지매의 주연을 맡았을 때는 1박 2일에서 덤블링을 했던 기억도 난다. 물론 돌아온 일지매는 일본 촬영까지 하고 정일우로 바뀌긴 했지만 말이다.

이승기가 그동안 착한 남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이 아닌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힘들 것 같기도 하다. 최근 초난강이 알몸으로 공원을 활보한 사건 또한 이런 콤플렉스가 쌓여서 터진 일이 아닌가 싶다. 유재석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고, 이승기도 이런 착한 남자를 대표하는 사람 중 한명이었다. 나쁜 남자가 설정이 아닌 착한 남자 이미지 만들기가 너무 힘들어서 이제 벗어던지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승기는 이미지 관리의 천재이다. 자신의 모습을 착하게 때로는 나쁘게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노력과 전략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이승기와 그의 소속사 직원들은 어떤 포지셔닝을 가지고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을 것 같다. 자신을 그만큼 잘 관리하고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참 놀랍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나쁜 남자 이승기, 아니 선우환으로 찬란한 연기를 펼칠 이승기가 어떻게 나아갈 지 기대가 된다. 1박 2일에서는 어떤 캐릭터로 나아갈지도 말이다. 이제 1박 2일에 착한 이미지는 김C밖에 안 남았는데, 김C가 덕분에 인기를 좀 끌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남자의 변신은 무죄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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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도 끝났다. 미워도 다시 한번도 끝났다. 신데렐라맨은 이것을 노렸을까? 아니면 운이 좋았을까? 카인과 아벨의 후속작인 '시티홀'과 미워도 다시 한번의 후속작인 '그저 바라보다가'가 있긴 하지만, 신데렐라맨의 타이밍은 매우 적절하다. 큰 인기를 얻었던 카인과 아벨, 그리고 미워도 다시 한번이 동시에 끝나버렸으니 말이다.

물론 '시티홀'과 '그저 바라보다가'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시티홀에는 차승원과 김선아, 추상미가 주연으로 탄탄한 연기력과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그저 바라보다가 또한 연기파 배우 황정민과 미녀는 괴로워로 인지도를 얻은 김아중이 함께 하고 있다. 그럼에도 신데렐라맨이 우위를 점할 것 같은 예상은 신데렐라맨의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스토리의 쉬운 접근성

신데렐라맨의 스토리는 매우 이해하기 쉽다. 벌써 제목에서부터 그 내용을 대충은 짐작할 수 있다. 계모와 언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백마탄 왕자님 만나 신분 상승되는 스토리 말이다. 스토리에 쉽게 접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막상 신데렐라맨을 보고 나면 더 이해하기 쉬워진다. 현대판 왕자와 거지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쌍둥이 동생 중 한명은 재벌집에 한명은 가난하게 살아가다 재벌집 아들이 아프자 우연히 찾은 가난한 쌍둥이 형제가 재벌집 아들을 대신하여 신데렐라맨이 된다는 뻔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뻔한 스토리는 식상하지 않고, 신선하다. 권상우가 1인 2역을 맡아 신기한 화면 기술을 보는 재미도 있고, 이준희와 오대산의 캐릭터가 완전히 상반되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다. 재벌집 아들인 이준희는 내성적이고 냉정하며, 까칠한데다 한가지 표정만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오대산은 외향적이고 시끄러운데다가 화통하고, 잔정도 많다. 게다가 오대산은 싸움도 잘한다. 그러니 이준희와 오대산이 바뀌면 극의 긴장감과 재미는 더해질 것이다. 환경은 같지만 극과 극의 캐릭터가 바뀌면서 일어나는 애피스도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지만,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이준희와 아무 것도 없지만,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오대산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권상우의 이미지

처음 시작했을 때, 권상우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컸다. 몇 년전부터 구설수에 오르내려 이미지가 안좋았던 권상우는 무릎팍도사마저 구제해 줄 수 없는 상태였다. 결혼도 하고 아빠가 되는 기쁜 소식도 있었지만, 그것이 권상우의 이미지를 바꿔놓을만큼 강력하지는 않았다. 신데렐라맨이 시작되고도 권상우의 발음 지적부터 연기 지적까지 우려의 표시가 많았다. 하지만 4회가 진행된 지금, 권상우에 대한 이미지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였다. 바로 신데렐라맨 때문이다.

신데렐라맨에서 오대산역은 권상우를 구원해주는 캐릭터였다. 발랄하고, 유쾌하고, 건들거리지만 속정있는 오대산의 모습은 권상우의 발음도 커버할만큼 좋은 배역이다. 역시 배우는 연기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 것 같다. 무릎팍도사에서 해명했던 백마디보다 신데렐라맨에서의 연기 하나가 더 이득이었다. 권상우의 연기에 토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만큼 오대산역을 확실하게 소화해냈고, 1인 2역이란 난위도 높은 연기도 훌륭히 잘 해내었다. 이준희의 발음도 첫회에서만 잘 알아듣기 힘들었을 뿐, 다른 회에서는 괜찮았다.

또한 상대역인 소녀시대 윤아 역시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주어 권상우를 더욱 빛나게 해 주는 것 같다. 물론 윤아를 신인이라 말하기는 무리가 있긴 하지만, 가수인 점과 연기 경력을 생각해보면 신인에 가깝다. 소녀시대에 대한 선입견도 윤아를 통해 벗겨지는 것 같다. 아무튼 윤아가 권상우와 함께 신데렐라맨의 흐름을 잘 조절하고 있기에 신데렐라맨은 지금과 같은 절호의 기회에 치고 나가지 않을까 싶다.

적절한 타이밍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타이밍이 절묘하다. 카인과 아벨, 미워도 다시 한번이 동시에 끝나고 두 방송사 모두 새로운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황정민과 김선아라는 흥행보증 배우들이 있긴 하지만, 권상우와 윤아 역시 인지도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또한 스토리가 이미 진행중이고 가장 재미있는 부분으로 진입하려는 초기이기 때문에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많다.


내조의 여왕도 초반부에 막 재미있어지려는 찰라 꽃보다 남자가 종영하게 되어 순간적으로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에덴의 동쪽도 막대한 홍보와 스페셜 특집을 이용해 절묘한 타이밍을 만들어내어 여러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높은 시청률대를 유지하였다. 반면 아무리 잘만들어도 타이밍을 잘 못잡아서 시청률 확보에 실패한 드라마도 많이 있다. 신데렐라맨의 경우는 아무래도 전자의 경우가 아닌가 싶다. 잘 나가던 두개의 드라마가 한꺼번에 막을 내렸으니 말이다.

뚜껑은 열어보아야 알겠지만, 신데렐라맨이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는 지금, 새로 시작하는 두 드라마에 밀리지는 않을 것 같다. 극 중에서 오대산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대박! 신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신데렐라맨이 그 제목처럼 처음엔 힘들었지만, 왕자님을 만나 대박나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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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가 3회까지 진행되었다. [자명고]는 [주몽]과 [바람의 나라]를 이어 고구려의 태무신왕 시절 낙랑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이야기를 그려낸 것이다.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이야기는 어릴 적 보는 동화책으로 유명하기에 전국민이 알 정도로 잘 알려진 내용이다. 그리고 자명고는 이런 인지도를 발판삼아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너무 큰 신경전을 펼친 것이 화근이 아니었나 싶다. [에덴의 동쪽]과 펼친 신경전은 결국 [에덴의 동쪽]의 승리로 끝나면서 [자명고]에게는 충격을 안겨주었다. 어설픈 스페셜을 급하게 제작하느라 안하느니만 못한 스페셜 방송을 내보내고도 결국 WBC로 인해 타격을 받게 되었는데 눈치 작전을 펼치느라 시청자들에게 처음부터 안좋은 모습을 보여준데다, 스페셜 방송에서는 처음부터 자명고를 찢는 장면이 나와 김을 세게 만들었다. 물론 그 내용은 극의 초반부 내용이지만, 극의 흐름자체가 시간의 역순으로 흘러가는 구조이기에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이처럼 [자명고]는 스스로 울리기는 커녕 동네북이 되어가고 있다. [꽃보다 남자]에 치이고, [에덴의 동쪽]에게 당하고, [내조의 여왕]이 치고 올라오면서 사방이 우겨쌈을 당한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시청률은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점이 [자명고]를 동네북으로 만들었는지 한번 살펴보자.

1. 제작비

차라리 제작비라도 낮았으면 그려려니 했겠지만, 100억대가 넘는 제작비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대작으로 그 비용만큼 실망감도 컸다. 아무리 살펴봐도 어디에 그렇게 많은 제작비가 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CG부분은 깔끔하게 처리되었긴 했지만, 마치 [용가리]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정말 이해가 안되는 것은 정려원의 한 회 출연료가 2000만원이라는 것이다. 정려원이 주연인 것도 의아한데 출연료까지, 그것도 동결한 금액이 한 회당 2000만원이라니 말이다. 정려원의 연기력으로 보나 명성으로보나 연기 경력으로보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50부작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100억 중 10억이 정려원에게 들어가는 꼴이다.

2. 주연 배우


박민영과 정려원, 그리고 정경호가 주연인 100억대 드라마. 이것만으로도 시청률은 자명하다. 차라리 연기를 잘하는 신인 연기자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신인은 아니지만, 천추태후에서 강한 인상을 보여주었던 최철호가 나왔다면 어땠을까도 싶다. 정경호의 연기는 그렇다해도, 박민영은 신인에다 연기도 영 어색하다. 분명 사극을 보고 있는데 시트콤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대사 또한 퓨전사극이란 말로 인해 옛말체가 아닌 현대식으로 하고 있는데 그들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연기력이 부족했기에 그런 것은 아닌가도 싶다.

아무런 임펙트가 없는 배우들의 지명도와 연기력은 [자명고]에겐 치명적이다. [돌아온 일지매]처럼 큰 틀을 짜놓고 배우들을 넣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일반 사극처럼 주인공이 대두되는 구조임에도 카리스마 없는 주연 배우들은 조연 배우조차 희미하게 만드는 것 같다.

조연배우는 주연 배우의 역할이 크면 클수록 그 빛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데 주연 배우 자체가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연기력이 좋은 조연배우 역시 묻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무휼 역의 문성근이나 최리 역의 홍요섭, 왕 자실 역의 이미숙, 모 하소 역의 김성령등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이 박민영-정려원-정경호의 그늘에 가려버리고 마는 듯한 느낌이서 아쉽다.

3. 스토리

[자명고]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첫 회에 자명고를 찢는 장면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로비스트]나 [카인과 아벨]처럼 처음에 중간의 장면을 보여줌으로 반전의 효과를 기대하게 해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자명고]의 경우는 예외인 것 같다. [자명고]가 노린 노림수는 이해가 간다. [자명고]는 첫회에 자명고를 찢는 장면을 보여 줌으로 그 이상의 스토리가 숨이있다는 호기심을 갖게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자명고는 북이 아니라 공주의 이름이었고, 호동 왕자는 낙랑 공주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명 공주를 사랑했다는 것. 그리고 낙랑 공주는 호동 왕자를 사랑하긴 했지만, 낙랑국을 살리기 위해 자명고를 찢었다는 슬픈(?) 뒷 이야기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자명고를 찢는 장면을 첫회에 보여주었던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는 호동-낙랑의 스토리는 자명고를 찢으며 끝난다. 그리고 그 장면 이후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어떻게 자명고를 찢게 되었는지, 그리고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사랑은 얼마나 뜨거웠는지 그것에 관심이 있는데 첫 회에 다 나와버렸으니 김이 다 새어 버린 것이다.

아무리 그 뒤에 또 다른 사랑 이야기가 숨어있다고 해도 일단 관심 밖의 이야기다. 게다가 스토리의 구성이 시간의 역순으로 흘러가게 된다. 낙랑 공주의 무덤을 찾아갔다가 인형극을 보기 위해 호동 왕자가 극장으로 가자 그 아래 숨어있던 자명 공주의 회상에서 자명고를 찢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자명고를 지키려다 낙랑공주에게 당한 자명 공주를 살리기 위해 머드팩을 시키는 과정에서 다시 타임워프를 하여 아역으로 흘러 들어간다. 시청자는 이제 아역부터 머드팩 장면까지 한번 기다려야 하고, 머드팩부터 인형극장까지 또 한번 기다려야 한다.

이처럼 시간의 역순으로 구성된 스토리는 참신해 보이기도 하지만,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만들어버린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없어진다. 가장 중요한 자명고를 찢는 장면과 어떻게 찢겨지게 되었는지, 호동 왕자는 누구를 좋아했는지까지 다 알게 되었다. 그 이후의 장면들을 별로 궁금하지 않은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아역으로 시작했다면 지금보다는 더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싶다. 성인 연기자들의 실망스런 연기는 연기대로 보았고 스토리도 어떻게 흘러갈지 거의 다 알게 되었다. [천추태후] 역시 이런 장면으로 시작하였지만, 바로 아역으로 넘어갔고, 채시라와 최재성, 김석훈의 연기가 훌륭했기에 아역을 보더라도 성인 연기자들이 빨리 나오기를 기다렸다. 게다가 이제 처음의 스토리까지 다 왔다. 하지만 [자명고]는 너무도 자명한 스토리와 연기력을 보여주었기에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기대치를 한껏 낮추지 않았나 싶다.

월화드라마는 충분히 가능성이 많은 곳이다. 수목드라마의 [카인과 아벨], [돌아온 일지매], [미워도 다시 한번]에 비하면 [꽃보다 남자]나 [내조의 여왕]과의 경쟁은 수월한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꽃보다 남자]가 F4의 힘으로 선전을 하고 있고, [에덴의 동쪽]이 끝난 후 그 시청률을 그대로 끌어올 수 있었다. 게다가 후속작인 [내조의 여왕]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자명고]가 치고 올라가면 충분히 [에덴의 동쪽]의 시청률을 끌어 당길 수 있었을텐데 분위기로 보아서는 [내조의 여왕]에게도 밀릴 처지에 놓인 것 같다. 첫번째는 [꽃보다 남자]처럼 강력한 얼굴 마담이 없고, 두번째로는 [내조의 여왕]처럼 김남주나 최철호 같은 주연배우들의 연기 포스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동네북이 되어버리고 만 [자명고]는 앞으로 어떻게 이 위기를 해쳐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앞으로 이 위기를 어떻게 해쳐 나갈 것인지, 자명고가 될 것인지, 동네북이 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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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드라마의 야심작 천추태후가 기대된다. 1,2회에서 채시라가 괴성을 지르며 나와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곧 3회부터 아역으로 바뀌며 천추태후가 보여주었던 처음의 무게감은 많이 가벼워졌다. 강조(최재성)의 창술 외에는 별 뚜렷한 액션이나 긴장감이 없었다.

스토리 전개를 위해 초반에 상황을 설명해야 하기에 긴장감은 약간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경종 최철호였다. 신들린 듯한 그의 연기는 경종의 종잡을 수 없는 괴팍한 성격과 그 안에 있는 여린 감성까지 잘 잡아내었다.

막장 드라마와 발연기가 판치는 요즘 드라마에 최철호의 경종 연기는 단물과 같이 달았다. 그의 광기 어린 철없는 행동들을 보면서 무슨 왕이 저럴까 싶었지만, 아버지에게 억울하게 죽은 어머니의 모습을 본 경종은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고, 그 후로 그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시처럼 괴팍한 성격으로 자신을 둘러싼 것임을 그의 연기를 보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천추태후가 회임을 하자 모든 가시들을 걷어내고 본래 자신의 여린 마음을 보여 준 경종의 모습 또한 매우 신선하였고, 공감이 되었다. 이제 경종은 이번 주면 병으로 죽음을 맞이함으로 최철호의 연기도 이번 주까지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역들도 함께 이번 주까지 나오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는 채시라가 그 바통을 넘겨받아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채시라의 연기를 보고 처음에는 무척 어색했다. 채시라의 연기보다는 여자 무사의 이미지를 사극에서 좀처럼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갑옷을 입고 칼과 활로 기합을 넣으며 싸우는 채시라의 모습은 그녀가 왜 채시라인지 증명해주는 듯 했다. 어릴 적부터 남자 옷을 입고 화살 쏘기 대회에 나가고, 발해인들 돕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체 의리와 의협심을 앞세워 경종에게 죽임을 당할 뻔할 정도로 어떻게 보면 철이 없고, 어떻게 보면 용감하고 의지가 강한 천추태후의 모습을 잘 살려내고 있는 것 같다.

채시라의 표정과 행동 하나 하나가 그런 천추태후의 모습을 잘 담아내면서도 자신만의 캐릭터로 소화해내는 것을 보니 채시라의 연기력 또한 주인공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연기를 잘하다고 하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연기자가 실제 그 인물과 같다고 느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연기를 잘하는 악역의 경우 실제로 사람들에게 머리 끄댕이를 잡으시거나 욕을 듣기도 한다고 한다. 어떤 연기자들은 연기를 하다가 그 캐릭터에 자신을 너무 몰입시켜서 자신과 그 캐릭터를 혼돈하는 빙의의 상황까지 몰고가 그 휴유증을 심하게 겪기도 한다.

최철호와 채시라의 연기가 천추태후에 있어서 큰 존재감을 갖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잘 소화해 냈기 때문인 것 같다. 최철호는 실제로 경종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그 아픔이나 분노, 사랑 등의 감정이 대사로만이 아닌 감정과 얼굴 근육 하나 하나에서 느낄 수 있었다. 채시라 또한 여전사라는 생소한 이미지로 다가왔음에도 금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채시라가 천추태후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말이다.

천추태후의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아직 아역이 나오는 부분인데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다음 주부터 채시라 및 성인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전쟁신도 더욱 많아질 것이고, 권력의 구도도 더욱 긴장감이 넘치게 될 것 같다. 효과음에도 많이 신경을 쓴 천추태후가 펼칠 흥미진진한 전쟁신과 채시라를 필두로 김석훈, 최재성, 이덕화등의 성인 연기자들의 연기도 기대된다. 더욱이 오랜만에 신애의 모습도 볼 수 있어서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천추태후가 주말드라마의 전성기를 다시 열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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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의 동쪽이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막장드라마라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막장드라마와 시청률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아있지만, 막장드라마라는 혹평을 받는 이유는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선 에덴의 동쪽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기에 혹평보다는 호평을 먼저 살펴보자.

에덴의 동쪽에 대한 호평

1. 막대한 제작비

250억. 이 한마디로 에덴의 동쪽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블록버스터급 드라마인 에덴의 동쪽은 한류스타 송승헌과 스타급 배우 연정훈, 이연희, 유동근, 조민기등 탄탄한 배우들을 섭외하였고, 홍콩, 일본, 마카오등을 오가며 해외 촬영을 하였다. 무엇보다 마케팅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고, 정확한 타이밍에 적절한 광고를 함으로 초반에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였다.

2. 긴장감있는 스토리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스토리는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그 거미줄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관계 설정과 복잡한 듯한 스토리는 적당히 머리를 쓰게 하며 그 속으로 빨려들아가게 만든 것 같다. 거기에 복수와 분노라는 감정을 단순하고 강하게 집어넣으므로 감정이입이 잘 되도록 하여 더 많은 긴장감과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한다.

3. 중년배우들의 연기력

국대화 회장인 유동근, 태성그룹의 조민기는 중년배우로서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젊은 연기자들의 부족한 연기력을 충분히 보충해주고도 남는 이들의 연기는 에덴의 동쪽의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다. 능글 능글하고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일품인 유동근은 초반 발연기로 말이 많았던 이연희의 부족한 연기력을 충분히 커버해주었다. 이연희가 난데없이 국악을 부를 때에도 장단을 맞추며 추임세를 넣어준 유동근 덕분에 닭살이 덜 돋았던 것 같다.

악역이란 이런 것이라 확실하게 보여준 조민기 역시 멋진 연기로 에덴의 동쪽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거의 주인공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큰 비중을 갖고 있는 신태환 회장은 자신의 야망과 욕심에 잔인해지고 포악해진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백발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가 아닌가 싶다.


에덴의 동쪽에 대한 혹평

1. 기획의도와 다른 스토리의 흐름

복잡한 인물 설정과 단순한 감정의 흐름으로 긴장감을 더해주었던 것이 장점이지만, 전체적인 스토리 흐름은 점점 산으로 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복수에 대한 극적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해 분노의 장면을 너무 단순하게 그린 점이 혹평의 이유가 아닌가 싶다. 특히 이동철이 송승헌으로 넘어오면서 한류스타를 인식한 것인지 거의 무적으로 만들어버렸다. 오토바이 한대로 조폭들을 제압하며, 중국어, 영어, 일본어등이 언어를 구사하며 삼합회와 야쿠자를 아우로 삼아버린 이동철의 모습은 현실과 많은 괴리감을 느끼게 만들기 충분했다.

2. 발연기

가장 논란의 핵심에 있는 것은 연기력이다. 발로 연기를 하는 것처럼 못한다고 하여 붙여진 발연기는 이연희를 필두로 시작되었다. 송승헌 또한 오랜 연기 생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연기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대상에서 이연희는 신인상을 송승헌은 대상을 받았으니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에덴의 동쪽 제작비의 힘이 아닌가 싶다. 다른 것은 차지하더라도 명민좌와 송승헌을 같은 레벨로 볼 수 있을까?

이는 발연기로 논란이 많은 에덴의 동쪽에 논란을 막기위한 입막음 조치라 생각되지만, 그렇다고 못하는 연기를 잘한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엊그제 펼쳤던 송승헌의 눈물연기는 10년전 가을동화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울다가 입꼬리를 올리며 다른 쪽을 한번 쳐다보고 다시 울듯 말듯한 연기는 10년째 변함이 없다.

한류스타라지만, 일본이나 중국의 외국 친구들을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다지 인지도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 특히 중국 친구들이 에덴의 동쪽을 보기 시작했는데 하늘을 향해 두손을 벌린 후 가슴을 두번 치고 입술을 훔친 후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민망한 인사법은 그들이 보기에도 유치했는지 서로 한번씩 해보며 코미디같다며 깔깔 웃었다. 난 창피해서 그들에게 한국인들도 코미디로 생각한다고 말해주었다.

3. 내부분열


이미 예전에 터져야 할 것이 이제야 터진 것 같다. 처음부터 이상했던 스토리들은 배우들이 캐릭터를 잡기 힘들 정도였나보다. 급기야 이다해는 하차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고, 송승헌을 제외한 여러 배우들도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작가는 한술 더 떠서 작가에게 도전하는거냐며 되려 언성을 높히기까지 했다니 감독이나 제작진들의 입장이 참 난처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사세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작가와 배우 그리고 PD가 한 뜻이 되어야 드라마가 잘 만들어진다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많은 갈등이 있긴 하지만, 결국은 서로 도우며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여야 좋은 드라마가 만들어 질텐데 지금 에덴의 동쪽의 상황을 보면 속된 말로 "개판 오분 전"이다.


에덴의 동쪽에 대한 호평과 혹평들을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다수의 혹평과 호평이 있겠지만, 에덴의 동쪽은 아쉬운 점이 더욱 많다. 연말 시상식에서도 에덴의 동쪽에 너무 퍼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에덴의 동쪽이 높은 시청률만큼 높은 제작비가 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이연희의 신인상까지는 그렇다해도 송승헌의 대상은, 그것도 김명민과 공동 수상은 그 시상식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일로 밖에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막장 드라마를 밀어주는 막장 시상식으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덴의 동쪽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둘을 극단적인 평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호평은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혹평은 발전을 하라는 채칙으로 받아들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에 더욱 보답하여 좋은 연기와 좋은 스토리 그리고 좋은 드라마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또한 한류, 한류 하기전에 해외에서는 한국인들이 창피함을 느끼지 않고 대장금과 같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국위선양을 할 수 있는 한류를 만들어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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