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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2013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재미있다는 의견과 재미없다는 의견으로 명확하게 나뉘는데, 그 중심에는 장나라가 있다. 재미없다는 쪽은 장나라 때문에 보기 싫다고 한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장나라가 맡은 정인재 역할이 짜증나는 캐릭터이긴 하다. 착하기만한 비현실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선생님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착한 캐릭터이다. 그래서 결국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가 되고 만다. 착한 역할인데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밉상인 것이다. 강세찬 역할과 대립적인 구도를 나타내기 위해서 택한 캐릭터 설정이라지만 강세찬 같은 선생은 많은데 정인재같은 선생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이런 반응을 가져오는 것 같다. 


드라마의 제왕에서도 이런 민폐녀 캐릭터가 있다. 바로 정려원이 맡은 이고은 역할이다. 이고은은 초보 작가로 앤서니 김 덕분에 경성의 아침으로 입봉을 하게 된다. 그 과정도 너무 민폐스러웠는데, 드라마에 대한 이상적인 생각으로 인해 스토리를 바꾸다 쓰러져 투자 기회까지 날려버리게 된다. 사랑을 가르쳐준다는 명분하에 억지스런 설정이 이어지다보니 재미가 반감되는 것 같다. 니들이 사랑을 알아? 오갱끼데스까? 라고 대사를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사랑은 위대하다는 것을 억지로 주입시키려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랑은 위대하지만 뻔하디 뻔한 결말이 예측되는 사랑 타령은 민폐녀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차라리 성민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했으면 더 나은 결과가 나왔을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 이런 민폐녀를 사용하지 않은 드라마는 어디에 있을까? 우선 청담동 앨리스의 문근영이 맡은 한세경이 그런 역할이 아닌가 싶다. 사랑만 아는 착한 여주인공인 한세경은 추가로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신념까지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한계를 알고 자신의 본능에 충실해지기로 한다. 증오했던 모델이인 서윤주를 롤모델로 삼으며 시계토끼를 찾아 청담동에 들어가려는 한세경의 삐뚤어질테다 독기녀의 모습은 참신했다. 그러나 기존의 민폐녀 자아와 충돌하면서 내면의 갈등을 표출하는 장면은 다시 뻔한 결말을 도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들었다. 아직 독기녀는 시작도 안했는데 시작하자마자 다시 민폐녀가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과연 한세경은 서윤주를 보고 자신의 미래라 생각하며 후회할 것인지 아니면 독기녀로 사랑 대신 성공을 쟁취할 것인지, 결말이 너무 한쪽으로 기운 것 같아 아쉽지만 마지막에 반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또 하나의 독기녀 드라마가 있다. 바로 내 딸 서영이. 주말 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서영이는 독기녀의 모범 답안이 아닐까 싶다. 워낙 스토리가 탄탄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부드럽게 잘 소화해내기도 했지만 역시 서영이의 역할이 제일 컸다. 서영이는 아빠의 빚도 자신이 다 갚고, 일부러 재수하고 알바를 뛰어 동생 대학 등록금을 벌며 착한 딸로 살아온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가득하지만 어머니와 동생 때문에 살아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점점 삐뚤어지기 시작하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증오하던 아버지를 버리고 행복하게 살아가게 된다.

독했던 서영이의 모습은 꽤 오래갔다. 동생을 보고서도 못본척하고, 아버지는 제사상에 올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간다. 청담동 앨리스의 한세경이 청담동 진입에 성공하여 이런 독한 모습을 좀 더 보여주었다면 좀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다 서영이는 최근들어 하나가 틀어지면서 모든 것이 다 틀어지게 되어 버리고, 그 틀어지게 된 원인은 쌍둥이 동생의 사랑 때문이었다. 독기녀로서 가장 모범적인 답안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서영이가 아닐까 싶다. 시청률이 높은 이유 또한 이런 서영이의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일까?


보고 싶다도 비슷한 케이스에 속한다. 윤은혜가 맡은 이수연은 착한 딸이었지만 성폭행을 당하고 차 사고를 당한 후 페이스 오프하여 독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다시 한정우의 사랑 덕분에 민폐녀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보고 싶다에서는 이수연보다 유승호가 맡은 강형준이 더 인상에 남는다. 이수연을 보호하는 강형준은 자신의 사랑이 한정우에게 빼앗기자 나쁜 남자로 변하게 되는데 이 모습이 더 흥미진진하다. 과연 강형준은 다시 착한 남자로 돌아올 수 있을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있어서 사랑이란 주제는 빠져서는 안될 필수 요소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드라마에서 사랑을 다루기 때문에 사랑을 다룰 때 보편적으로 다루면 안하느니만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민폐녀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모든 것이 다 용서가 되고 모든 적들을 무릎꿇게 만든다는데 에 있다. 이에서 진화한 캐릭터는 민폐녀가 현실과 맞닥들이며 삐뚤어져 악독녀가 되는 것이다. 주인공이기에 마지막에 결국 다시 민폐녀로 돌아오게 되긴 하지만 이를 어떻게 요리하냐에 따라 드라마의 재미가 배가하기도 하고 반감되기도 하는 것 같다. 개인적인 바람은 서영이 같은 캐릭터가 좀 더 많이 나와야 신선한 스토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 오늘은 보고 싶다가 하는 날이다. 왜 "보고 싶다"가 "전우치"를 뛰어넘지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오늘은 과연 강형준이 어떻게 복수해나갈 것인지, 그 친구가 누구인지 밝혀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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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과 정글의 법칙W의 차이는 너무나 현저하게 난다. 정글의 법칙을 볼 때는 정말 대단하다라는 탄성과 함께 생존 법칙이나 부족들과 어울어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정글의 법칙W는 너무 안쓰럽다라는 탄식과 함께 여배우들이 살 탈까봐 조마조마함과 부족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앞서게 된다. 


정글의 법칙W에서 애벌레를 먹을 때는 시청자 입장에서 봐도 저렇게까지 해가면서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안쓰러웠다. 특히 조안의 팔에는 알러지인지 벌레에게 물린 것인지 벌겋게 달아올랐고, 이수경의 얼굴 한쪽은 모기에 11방이나 물려 안타까웠다. 악어 사냥을 하러 갈 때는 악어 소리 흉내를 장난치듯 내면서 재미를 돋구려 했지만 동글잠 부족이 마치 가이드가 되고 정글의 법칙W 멤버들은 여행객처럼 보이는 모습은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창을 던져본 사람과 정주리와 박상면, 조혜련 뿐이었고, 나머지는 카누에서 얌전히 앉아서 졸다가 사오정 소리내며 악어 쫓기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다.

애초부터 정글의 법칙W는 생존을 찍을 생각이 없었다. 멤버 구성을 보면 조안과 이수경은 여배우고, 김재경은 걸그룹 멤버이다. 정주리와 조혜련은 개그우먼이고, 박상면은 배우이다. 조안은 알러지까지 있고, 이수경은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다. 정글의 법칙W에 맞는 사람은 그나마 조혜련과 박상면 정도였다. 나머지는 도대체 왜 섭외를 했는지 알 수 없는 멤버들이고, 기본적인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위험천만한 정글에 관광온 여행객들처럼 말이다. 힘들게 머리도 안감고, 여배우로서 기본적인 조건도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고생한 것은 알지만 그것이 어떤 감동이나 재미도 주지 못했다. 그저 안쓰러울 뿐이었다. 

그 이유는 정글의 법칙 병만족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글의 법칙이 인기를 얻은 것은 단순히 정글에 갔기 때문이 아니다. 오지에 가는
그런 프로그램은 예전부터 많이 있었다. 정글의 법칙이 다른 점은 철저히 준비를 해서 정글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최대한 생존에 맞춰 살아갔기 때문이다. 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집을 만들어 선물하고, 어울어져서 부족들처럼 생활하는 것이 정글의 법칙이 진정성과 재미를 둘 다 잡을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TV에서 보던 연예인들이 정글의 부족이 되어 살아가는 모습이 시청자의 눈에는 신선해보였고, 그들의 준비성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정글같은 도시에서 생존해가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메세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글의 법칙W는 고생은 많이 했지만, 오지 체험 패키지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진정성보다는 피곤함과 지침이 더 느껴졌고, 어떻게해서든 빨리 벗어나고픈 마음이 시청자에게까지 전달될 정도로 부침이 느껴졌다. 마치 광희 4명이 다녀온 것 같았다. 정글의 법칙에서 유일하게 연약했던 광희. 광희를 보듬어주고 위로해주며 끝까지 같이 가려고 했던 병만족의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기에 광희같은 존재가 한명 있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광희 4명이 있는 것은 정글의 법칙보단 정글 체험 패키지로 느껴질 따름이었다.

최소한 박시은이나 전혜빈 정도는 해 주어야 정글의 법칙을 위해 준비된 멤버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정글의 법칙W에서 유일하게 준비된 사람으로는 조혜련 밖에는 볼 수 없었다. 다른 멤버들은 요리도 못하고, 사냥도 못하고, 불도 못피우고, 낚시도 못하고, 채집도 못했다. 그저 주는 것을 먹고, 처해진 환경에 겨우 적응해서 살아갈 뿐이었다. 게다가 악어 사냥으로 살아가는 부족들에게 사냥을 나가서 카누 안의 조명 때문에 오히려 악어가 도망가게 했으니 이 정도면 민폐수준이다. 

정글의 법칙W. 여배우들의 안전을 챙기려 무리하는 것보다는 생존에 준비된 사람들을 섭외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또한 단순히 무작정 정글로 보내는 것보다 기본적인 생존 기술을 미리 한국에서 준비해가는 과정까지 방송하여 시청자들에게도 멤버들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알려준다면 시청자도 안심하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멤버들이 하나라도 더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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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목드라마는 SBS의 대풍수, KBS의 전우치, MBC의 보고싶다가 방영중에 있다. 대풍수는 고려 말, 조선 초기에 고려가 어떻게 멸망하고, 조선이 세워졌는지 풍수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사극이고, 전우치도 사극이긴 한데 도술을 부리는 장면이 SF적인 느낌을 갖게 해준다. 퓨전 무협 사극이라고 하는데 우뢰매나 백터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보고싶다만 유일하게 현대극인데 성폭행과 복수를 기반으로 한 다소 무겁고 드라마에서 잘 다루지 않는 금기된 소재를 다루고 있다. 


가장 오랜된 드라마로는 대풍수가 있다. 대풍수는 36부작으로 현재까지 20회가 진행되어 16회가 더 남아있다. 대선과 연말까지 합치면 내년까지 쭉 방영될 예정이다. 내년 2월 쯤에는 좀 기대되는 드라마가 준비 중인데 조인성과 송혜교, 김범이 주연인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방영 예정이다. 대풍수가 마무리를 잘 해주면 후속작이 편하게 시작할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힘이 딸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처음엔 대풍수를 가장 재미있게 보았다. 풍수를 기반으로 스토리를 풀어간다는 점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풍수학적인 깊이보다는 일반 사극과 다를바 없는 정치적인 음모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에 치중되면서 밍숭맹숭한 스토리가 되어버렸다. 출생의 비밀이나 멜로라인도 이제는 약발이 먹히기엔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보다 화려한 액션과 풍수학적인 부분을 강조하여 자미원국을 찾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면 뒷심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지성의 연기나 지진희의 연기 때문에 계속 보고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다음은 전우치다. 전우치의 시청률은 보고싶다와 비슷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전작인 착한남자가 송중기의 활약에 의해 18%라는 좋은 시청률을 넘겨준 덕분에 현재의 11%라는 시청률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솔직히 가장 기대가 컸던 드라마가 전우치였다. 이미 영화로 잘 알려져 있고, 영화의 스토리라면 옥탑방 왕세자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도술이 들어가니 말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도술을 부릴 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든다. 장풍이 나갈 때는 더 가관이다. 초등학교 때 우뢰매의 CG도 그보다는 나았던 것 같은데 다시 과거로 회귀한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일부러 어설프게 한 줄 알았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기술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기가막혔던 추노의 CG가 영화판에서는 초급수준의 CG라는데, 전우치의 CG는 80년대 CG라해도 믿을만한 수준이다. 

도술을 부릴 때는 연기자가 불쌍해보일 정도로 CG가 뒷받침되지 않아서 스토리에 몰입할수가 없다. 그나마 차태현의 연기력이 뒷받침되기에 그 재미에 보고 있다. 이치와 전우치가 똑같이 생겼는데 극중 사람들은 아무도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막장 드라마인 아내의 유혹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안경 하나 쓰고, 콧수염 붙였다고 아무도 못알아보다니 너무한거 아닌가 싶다. 차라리 1인 2역이 아니라 2인 1역을 하는 것이 더 리얼리티가 살고 혼돈되지 않았을 것 같다. 전우치의 최대 피해자는 이희준이 아닐까 싶다. 넝쿨담으로 담박에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는데, 순식간에 발연기로 전락해버렸으니 말이다. 이희준은 사극 자체에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어투나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사극톤과는 거리가 멀었고, 약간은 과정되어야 하는 표정 연기 또한 섬세하지 못했다. 거기다 CG까지 한몫하면서 도술을 부릴 때면 잠시 채널을 돌리고 싶을 지경이다. 유이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데, 대사를 하면 왜 말이 없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전우치에 대해서 혹평을 하긴 했지만, 그만큼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소재는 정말 재미있는 소재인데 잘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대로라면 후속작인 아이리스2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수목드라마의 다크호스, '보고싶다'이다. 보고싶다는 초반에 성적이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소재가 왕따와 성폭행에 관한 것이다보니 가족과 함께 보기 껄끄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스토리와 연기력으로 소재의 불편함을 잠재운 드라마 중 하나이다.  현재는 11.7%로 수목드라마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금 시청률 추이로 보았을 때는 계속 상승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이제 유승호의 팬들이 밀어주기 시작하여 점차 바이럴도 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 싶다"의 스토리는 매우 탄탄하다. 게다가 감성적이기까지 하다. 이 추운 겨울에 마음 한켠을 뜨겁게 해주는 무언가가 보고싶다에는 있다. 대사 한줄 한줄이 과거와 연결이 되며 아련함을 가져다주는 보고 싶다는 유천을 연기파 배우로 등극시켜주었다. 가장 큰 수혜자는 역시 유천일 것이다. 옥탑방 왕세자로 이런 연기를 할 줄도 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보고 싶다에서 쐐기를 박는 것 같다. 한정우의 반항적이면서, 순종적이고, 감성적인 복잡한 감정선을 잘 잡고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유승호의 강형준역 역시 매우 복잡한 캐릭터인데 유승호가 잘 소화를 해 내고 있다.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위해 한정우가 한태준을 잡아 넣도록 계획하고 있는 복수심이 있으면서, 내색하지 않으며 이수연(조이)을 사랑하는 달콤한 절름발이의 대부호역을 잘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정우와 이수연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잘 이끌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중견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하는 곳이 바로 "보고 싶다"이다. 이수연 엄마 역을 맡은 송옥숙은 김명희역을 너무 잘 소화해 내었다. 이수연을 죽인 강간범이 사건을 재연하는 부분에서 오열하던 모습은 보고 싶다에서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을만 하다. 초반에 전광렬의 연기도 인상 깊었고, 한진희의 냉혹한 연기나 청소부 아줌마 역의 김미경 또한 이번 주를 끌고 나갔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토리에 있어서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계속 유발해낸다. 이수연을 겁탈한 강간범을 죽인 범인이 누구일지 힌트를 주었지만 아무도 청소부 아줌마라고 생각지 못했다. 당시 시청자들이 꼽은 용의자로는 강형준, 이수연, 김명희였고, 꽤 신빙성 있는 근거로 이 세명을 지목했지만, 범인은 청소부 아줌마였다. 그리고 이번 회에서 또 한명의 용의자가 있음을 알려주었고, 또각 또각하는 소리로 이수연인지 강형준인지를 다시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있다. 

메세지 또한 꽤 명확하다. 성폭행범들이 얼마나 쉽게 풀려나고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지, 그리고 피해자의 심정은 어떠하고, 그 가족은 어떤 상황에 빠져드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청소부 아줌마의 딸 보라는 아품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하게 되었고, 이수연은 얼굴을 성형하여 조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살게 되었다. 또한 한정우는 집을 떠나 몇십년째 이수연을 찾아다니고 있고, 세가정이 해체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 청소부 아줌마는 가해자들을 죽이는 방법으로 복수했고, 한정우는 잘못을 뉘우치게 하기 위해 복수의 칼을 간다. 또한 그런 한정우에게 강형준은 또 다른 복수의 칼 끝을 겨누고 있다. 복수를 안하면 너무나 원통한데, 복수를 하면 모두가 다치게 되는 설정을 만들어 놓아 더 애절하게 만들었다. 

연기력, 스토리, 메시지, 스타까지 모두 완비한 보고 싶다는 수목드라마 최고의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부작 중 12회를 마친 보고싶다는 이제 후반부를 향해 달리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새롭게 수목드라마의 돌풍을 일으키지 않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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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인상깊게 본 방송 프로그램은 최후의 제국이다. 최후의 제국은 SBS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로 250여일간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대안을 찾아본 의미있는 방송이었다. 특히 솔로몬제도의 아누타섬에 간 것은 정말 대단한 의지가 아닌가 싶다. GPS에도 잡히지 않는 너무 작은 섬. 돛단배를 타고 별을 나침판 삼아서 밤새 가야 겨우 찾아낼 수 있는 곳까지 간 최후의 제국은 그만큼 자본주의의 영역에서 벗어난 곳을 찾기가 힘든 세상에 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우리는 바로 옆에 자본주의가 아닌 나라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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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프로그램은 제작되었을까?  기획의도를 보면 고장난 자본주의에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경제를 찾고 싶은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쓰여져있다. 자본주의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아도 우리는 부가 어디로 쏠려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청담동 엘리스에서는 청담동에 사는 상류층들의 삶이 이상한 나라와 같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청담동 엘리스라는 드라마는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후의 제국에서 보여준 영상에는 중국 상하이의 현재 문화가 있었다. 상류층에 들기 위해서 파티에 참여해야 하는데, 그런 파티에 참여하려면 수차례의 면접을 통과해야만 갈 수 있다. 그것도 파티에 참여만 하는 것이지 그 이후는 자신이 알아서 해야 한다. 청담동 엘리스에 나오는 타미홍이 주최한 파티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한세경은 온갖 정보를 수집하고 타이밍을 맞춰서 파티 티켓을 얻어내고, 파티에 참석하여 청담동 진입을 시도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호텔 키 뿐이었다. 그렇게 스폰을 받아서 청담동에 입성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아니 영광처럼 받아들여지는 이상한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고, 현재 자본주의의 모습이다. 

현실은 어떠한가? 

충격적이었다. 매우 충격적이었다. 세계는 1%와 99%의 양극화된 사회가 되었다고 하는데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다. 아프리카는 예전 그대로 못 살고, 미국은 기름을 두른채 잘 살고, 우리나라는 중간에서 미국을 따라가기 위해 애쓰고... 이 정도로만 느꼈다. 하지만 미국의 실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미국에서 빈곤에 처한 어린이는 전체의 22%라고 한다. 5명 중 1명은 굶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 45명 중 한명은 집이 없어서 모텔을 집 삼아 살고 있다. 배 고파하는 미국 아이들. 줄 음식이 없어서 얇은 스파게티면을 불려서 토마토 케찹 3,4방울 떨어뜨려 스파게티 흉내만 낸 것도 겨우 먹는 미국 아이들.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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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타고 미국 동남부에서 서북부인 시애틀까지 온 가족도 있었다. 아이가 2살과 4살쯤 되어 보였다. 2살난 여아는 카시트에서 온종일 생활했고, 4살난 남아도 자동차 안 생활이 현기증나는 것 같았다. 샤워를 못해서 머리는 떡져있었고, 차 안에는 짐이 가득 실려 있어서 움직일 공간도 없다. 이들이 이렇게 된 이유는 바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때문이었다. 미국의 파생금융은 파생에 파생을 만들게 되었는데, 집을 살 때도 대출을 한 것에 대출금을 다시 담보 삼아 대출을 받는 식으로 뻥튀기 되어 사다보니 한번에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고, 대출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되자 집들을 모두 은행에게 빼앗기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창고업만 성황을 이루게 되었다. 컨테이너 박스에 물건을 저장해두는 창고는 중산층이 집을 빼앗기게 됨으로 그 안에 있는 물건들을 보관해 둘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공공요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전기료만 수백만원이 나오고 수도비도 수십만원이 나오고, 의료보험은 부자들만 가입할 수 있어서 기본적인 의료 혜택도 못받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의 현실을 보면서 이곳이 미국인지 북한인지, 아프리카인지 알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이는 미국 뿐만이 아니다. 미국이 이러한데 다른 나라는 어떠할까? 유럽은 최악의 상황이다. 하수구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고, 같이 모여서 집을 불법 점거하여 사는 사람들도 있다. 범죄가 들끓고 있지만 해결할 방법은 없다. 자본주의의 민낯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최후의 제국에 나온 이야기는 아니지만 필자 또한 개인적으로 들은 정보에 의하면 그리스나 이탈리아에 손전등과 배터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 전체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은 언론에 절대로 나오지 않기에 더욱 문제는 곪아가고 있다. 

미국의 금융회사들이 문을 닫고 있고, 국내에도 많은 금융회사들이 문을 닫고 있거나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문제가 충격적으로 다가온 사실은 미국의 뒤를 따르고 있는 우리나라이기 때문이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를 봐 놓고도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서브 프라임 모기지가 활황을 이루고 있다. 대출금의 대출금의 대출금을 받는 현실. 무리한 대출로 인해 저축은행들은 부도를 내고, 뱅크런이 발생하는 일들이 주기가 더 짧아지고 있다. 이는 곧 중산층을 몰락으로 다가올 것이고 이는 이미 예견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회의 하부층은 이미 무너지고 있고, 모래성처럼 서서히 균열이 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 어떤 결과가 나오건 이 현상을 멈추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이 상황이 더 늦거나 더 빨리 찾아올 뿐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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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2013에서는 학교 폭력을 다루고 있다. 학교 폭력이나 학교 문제의 대부분은 가정 문제이다. 부모가 이혼했거나 가난하거나 알콜중독인 경우 아이들은 탈선을 하게 된다.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결국 사회 문제로 귀결되고 마는 것이다. 이를 교육시켜주고 보완해줄 선생들 또한 자본주의 논리로 돌아가기 때문에 성적을 못올리는 선생은 무시받고, 살아남기 힘들다. 성적을 올리는 선생만이 인정받는 현실. 존경받는 선생은 없는 현실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드라마의 제왕에서와 같이 드라마만 만들어지면 아버지도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해져 있어서 1등이 아니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전재하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를 성취하려 한다. 뺏고, 빼앗고, 찌르고, 때리고, 죽이는 행위는 이미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세상이다. 적자생존이라는 명분하에 자본주의의 이빨은 사정없이 우리를 갈기 갈기 찢어놓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중산층이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너무 많은 대출로 인해 집을 잃게 될 것이고, 집을 잃은 사람들은 거리로 나앉게 될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더 가리지 않고 돈을 얻으려 할 것이고, 이는 범죄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분열은 더욱 강화되고, 정밀화되며 차안에서 먹고 자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안은 없는가? 

SBS 최후의 제국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필자의 아이도 2살과 4살이다. 아이들이 카시트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 유치원을 보내려하니 40명을 뽑는데 800명이 지원을 하는 상황이다. 그 유치원 비용이 싼 것도 아니다. 월 60만원 이상이 나가게 된다. 하교 2시 기준이고 하교 6시 기준으로 하면 80만원이 나가게 된다. 일반 유치원이 그러하다. 영어유치원은 최소가 월 100만원이고 이 또한 경쟁률이 치열하다. 월 60만원이 지출된다고 했을 때 2명의 아이를 1년 동안 유치원에 보내려면 1440만원이 들게 된다. 대학 등록금도 이보다는 저렴하다. 

최후의 제국에서 제안하는 대안은 공존과 꽃이다. 돈보다 꽃, 생존보다 공존이 우선되어야 자본주의는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티벳의 고립된 산골짜기나 솔로몬 제도의 GPS로도 못찾아가는 아누타섬, 파푸아뉴기니의 상각부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의 상각부족에는 빅맨이라는 지도자가 있다. 빅맨은 그 마을의 가장 부유한 사람이 자격을 얻게 되고, 빅맨은 자신의 재산을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 빅맨의 부족 중에 어린 아이가 굶는다거나 어떤 가정이 집이 없다는 것은 부족의 존멸이 걸린 심각한 문제로 어떤 상각부족에서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부족의 수치라 생각하고, 빅맨은 공평하게 나누지 않으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아누타섬에서는 아로파라는 개념이 있다. 아로파는 서로 나누고 같이 아파하고 기뻐하고, 모두의 이익을 생각하는 사랑을 뜻한다. 아누타섬에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순수와 사랑만이 존재했다. 마치 유토피아처럼 말이다. 실크로드의 끝자락에 브록파 여인들은 돈이 아닌 꽃이 가장 큰 가치이기에 매일 꽃을 가꾼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꽃을 가꾸며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지에 있는 이런 부족들의 삶은 분명 자본주의에 충격을 주는 신선한 사례다. 또한 수천년간 부족을 이어올 수 있었던 동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자본주의가 바로 이렇게 돌아가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토피아지만 자본주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유토피아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눈에 들어온 대안으로는 협동조합이 눈에 띄었다. 올해는 UN이 정한 협동조합의 해로 국내에도 12월부로 협동조합법이 시행되었다. 이탈리아의 볼로냐라는 곳은 400여개의 협동조합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고, 이로 인해 GDP가 4만불에 이르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 기업이 주주의 이익을 위해 돈을 버는 곳이라면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돈을 버는 곳이다. 기업은 직원의 것일까, 주주의 것일까? 월급을 주기 때문이 직원의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IMF 때를 보면 여실히 누가 주인인지를 알 수 있다. 직원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부속품처럼 모두 짤려 나갔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지분 규모에 상관없이 조합원이 모두 한표를 가지고 있다. 수익도 모두 나누게 되는 협동조합은 모두의 상생과 공존을 위해 존재한다. 볼로냐에서 유치원은 4개의 협동조합이 모여서 운영된다. 저렴한 가격에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택시도 협동조합이고, 생필품도 모두 협동조합에서 조합원이 되어 조달하게 된다.

필자의 한 후배는 3가정이 모여서 시골에 땅을 샀다. 시골에서 땅을 사서 공동체를 만들어 협동조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 교육도 십시일반하여 돌아가며 맡아 하기로 했다. 나의 이익이 아니라 모두의 공존을 위해 결정한 것이다. 이런 공동체성을 만들어가고 회복하지 않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한민국은 희망이 없다. 

IMF를 겪은 필자는 돈이 어떻게 사라지는지 보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환율은 급등하여 원화 가치는 1/3로 줄어들었다. 모든 재산이 곤두박칠치게 되었고, 모두 직장을 잃게 되었다. 그 때는 금모으기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이번 쓰나미는 모든 가치를 0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취업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대학생들, 취업하자마자 생존을 위해 야근을 밥먹듯 하는 직장인들, 높은 집값으로 신혼집을 대출얻어 살다보니 맞벌이를 할 수 밖에 없고, 맞벌이를 하다보니 아이를 낳을 수 없고, 아이를 낳는다해도 수백만원짜리 놀이학교와 영어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현실. 맞벌이를 해도 돈은 쌓이지 않게 되며 마이너스 인생이 반복되게 된다. 이러다 쓰나미가 몰려오면 모두 거리로 나 앉게 된다. 최근에 야후와 모토로라가 한국에서 철수하게 되었다. 야후 직원들은 6개월치 월급을 받고 다시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오지만 문제는 그 많은 직원들을 수용할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외국계 회사들은 자신들도 어렵기에 점차 발을 빼고 있고, 긴축 정책에 들어가게 되었다. 국내 기업도 상황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당장 내년부터 대기업 취업의 문은 더 좁아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유치원 때부터 너무 바빠서 준비할 시간이 없는 현실. 순식간에 사라질지도 모르는 재화를 벌기 위해 가족이 해채되고 이기심과 고독과 외로움과 범죄만 팽배해져가는 이 시대에 노아의 방주를 준비할 시간은 없다. 최후의 제국을 보며 느낀 것은 심한 충격과 함께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신은 노아의 방주를 만들고 있는가? 아니면 노아의 방주를 만드는 사람들을 향해 쓸데없는 짓이라며, 혹은 종북좌파라며 손가락질 하고 있는가? 초스피드로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아야 한다는 것이 최후의 제국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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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허술하고 전형적인 스토리의 마의가 1위를 차지하고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력의 드라마의 제왕이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월화드라마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학교 2013이다. 분위기는 드림하이3정도 되는데, 연기력이 뒷받침되면서 기대 이상으로 재미를 주고 있는 드라마이다. 요즘 청담동 엘리스와 학교 2013을 보는 낙으로 TV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다. 


학교2013은 학원물이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뻔한 일들. 하지만 모든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 말이다.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백배공감하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학교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우리가 다녔을 때의 학교도 학교 2013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입시지옥과 아웃사이더들의 치열한 반항과 사투. 서태지가 얼마나 싫었으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다고 했을까.  

출처: KBS 홈페이지



학교2013에서는 이를 좀 더 극단적으로 다루었다. 양극화된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두 선생의 차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학생들의 꿈을 중요시 하는 기간제 교사 정인재와 학업계회서부터 걷는 학원강사 출신 강세찬이 학교를 대변하는 캐릭터라 볼 수 있다. 정인재는 사범대를 나왔지만 높은 임용고시의 벽을 넘지 못하고 기간제 교사가 된다. 요즘은 기간제 교사가 되는 것도 백없고 돈없으면 안되는 세상이다. 기간제 교사가 되기 위해 수천만원씩 로비를 해야 하는 비참한 현실. 들어가도 이리 저리 눈치보느라 바쁘고, 학생들에게조차 무시당하는 애매한 존재이다. 이 정인재 선생은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중요시 여기고, 인생을 가르쳐주고 싶은 선생님이다. 또 한 선생은 성적 올리는 기계처럼 비법들만 가지고 스킬을 가르쳐주는 학원강사이다. 학원강사로 살아남으려면 성적을 올려야 하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자신만의 다양한 비법들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성정만능주의로 행복은 성적순인 선생이다.

이 문구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말이다. 과거에도 입시는 전쟁이었고, 지금도 입시는 전쟁이다. 오히려 지금이 옛날보다 나은 것일지도 모른다. 체벌도 안하고, 대학을 안가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를 통해서 가수가 될 수도 있고, 디자이너나 모델, 창업등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길들이 많이 열려 있다.

학교2013은 그래서 더욱 양극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전교 상위권 석차에 드는 아이들 그룹과 전교 하위권 석차에 드는 아이들 그룹. 성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위권 범생이들. 하루라도 안싸우면 손등에 가시 돋는 문제아들. 송하경과 김민기는 범생이를, 고남순, 박흥수, 오정호는 문제아를 맡은 캐릭터인 것이다. 

학교는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범생이와 문제아로 말이다. 그리고 그 안에 선생이 있다. 선생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있지만, 어떤 선생은 성적만을 가르치고, 어떤 선생은 행복만을 가르치기에 그 안에 충돌이 일어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행복이 승리할 것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이 메세지여야 하니 말이다. 실제로 인생에서도 행복은 성적과 별로 연관이 없기도 하다.

학교2013은 이런 극단적인 캐릭터들을 보여줌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제를 제기하려 하고 있다. 과연 학교2013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우선 박흥수의 등장은 고남순과 오정호 그리고 박흥수의 갈등 고조로 이어지고, 당분간 이 스토리가 극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학교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모습은 액션과 러브라인일 것이다. 주요 시청층이 10대~20대 학생들임을 감안하면 더 자극적이고 원초적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점점 학교2013이 극단적인 쪽의 모습만 부각시키다보니 전체적인 균형이 잘 맞지 않는 느낌이다. 학교2013이 처음에 재미있었던 이유는 범생이와 문제아들 사이에 있는 중간층들이다. 마치 배경처럼 있는 나머지 학생들이 학교2013이 잡아야 할 균형점이 아닌가 싶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흥미로운 것은 싸움 구경이다. 학교2013에는 싸움이 나면 친구들이 말리는데, 실제로 학교에서 싸움이 일어나면 말리기보다는 판을 만들어주고, 응원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일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으니 수업시간에 스마트폰하는 모습도 좀 더 부각되었으면 현실적인 공감대를 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학교2013에 재미를 느꼈던 것은 교권추락과 학교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초반에 너무나 잘 풀어주어서였다. 공감대가 형성되고, 속 시원하게 말해지고, 있는 그대로를 전달해주니 관심이 가게 되었다. 하지만 3회부터 분위기가 점점 양극단으로 쏠리는 현상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가 보여지면서 자극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진부한 스토리가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다.

그럼에도 다른 드라마에 비해서 가장 재미있긴 하다. 최다니엘의 뻔번한 연기와 이종석의 놀라운 연기 변신이 학교2013을 더 재미있게 해 주는 것 같다. 학교 2013이 끝날 때 쯤엔 정말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응답하라 1997이 현재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형식이었다면, 학교 2013는 현재에서 미래로 타임워프하는 형식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학교 졸업한지도 15년이 흐르다보니 그 때 문제아였던 친구들이 지금 사회에서 잘 나가기도 하고, 그 때 범생이었던 친구들은 대기업에 입사하여 매일 치열한 경쟁 속에 피골이 상접해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메세지를 주고 싶다면 학교2013의 학생들이 2030년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동창회의 모습을 그려봐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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