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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은 인생을 담고 있다'라는 말처럼 남자의 자격 하프 마라톤은 남자의 인생을 담았다. 하프 마라톤이 미션이었던 남자의 자격을 보고 저번 주에 많은 우려를 하였다. 황영조가 직접 코칭을 맡아주어 각 멤버별 마라톤 체력을 측정하였는데, 예상대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비덩 이정진 외에는 모두 완주할 수 없는 체력이라 판단하였고, 심지어 이윤석은 3km를 뛰고 구토증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에너자이저 김성민까지 완주는 힘들다고 판단했던 남자의 자격은 이번 미션에서 각 멤버마다 완주가 아닌 자기만의 미션 완료 거리가 주어졌다.

하프마라톤은 21.097km를 뛰어야 하지만 목표거리는 각자 달랐다. 윤형빈과 김성민, 김국진은 15km, 이윤석은 5km, 이경규는 7km, 김태원은 2km, 이정진은 완주였다. 나 또한 마라톤 대회에 10km를 뛰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 힘들게 완주한 기억이난다. 10km를 가지고 완주라 하긴 힘들지만, 어찌되었든 하프는 어느 정도의 연습이 필요한 거리이고 황영조의 말처럼 잘못하다간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쉽지 않은 운동이다.



그리고 고성에서 마라톤이 시작되었다. 처음에 의기양양하던 모습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고통스런 표정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김태원이 의외로 선전을 하며 5km이상을 달리는 것을 보고 이 정도면 충분히 노력했구나라고 생각했다. 중간에 김태원이 체온으로 인해 포기하고, 이윤석과 이경규도 거의 포기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이정진은 선두를 지키다가 페이스 좋은 김국진에게 역전을 당하고, 착한 왕비호 윤형빈은 이윤석을 챙기며 달리다가 자신의 페이스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김성민은 역시 말 많은 마라톤을 즐기며 달리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윤형빈이 의외로 치고 나오기 시작했고, 선두는 여전히 김국진이었다. 이정진은 무릎 이상으로 인해 뛰지를 못하고 걸어가고 있었고, 그 뒤를 김성민이 쩔뚝거리며 헤헤거리고 해맑은 쩔뚝임으로 뛰고 있었다.



김성민은 지치기 시작했고, 설상가상 진눈개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자신과의 약속이 있었던 듯 외투도 입지 않고 고통을 참아가며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윤형빈 또한 남모를 지독한 연습으로 김국진을 따돌리고 1등을 차지했다. 김국진 역시 처음과 같은 페이스를 끝까지 지키며 2등으로 들어왔다. 마지막 스퍼트로 이정진이 3등, 그리고 김성민이 4등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여기까지만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잘했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특히 김성민이 느꼈던 여러 감정이 섞인 눈물은 보는 사람도 뭉클하게 했다. 자신과의 싸움, 자신과 타협하지 않는 저런 모습을 배워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이제 시작이었다. 당연히 포기할 것이라 생각했던 이경규와 이윤석이 끝까지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포기할 듯, 포기할 듯 했지만 절대로 쓰러지지 않는 남자. 그 남자들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노장의 이경규는 구토증세가 나오는 순간까지 갔다. 다행히 식체였지만, 근육통과 체온은 여전히 문제였다. pd가 나와 포기하라하고, 작가가 나와 그만 뛰라하는 상황이 되자 이경규는 고민한다.

이경규가 고민하게 만든 남자는 바로 이윤석이다. 이윤석이 5km를 넘었을 때, 독감까지 걸렸기 때문에 심히 걱정했고, 저 정도면 충분히 자신의 몫은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윤석은 포기하지 않았다. 절뚝거리며 끝까지 뛰고, 또 뛰었다. 나중엔 뛸 기력이 없어서 길바닥에 쓰러지기도 하고, 난간에 당기는 배를 기대어 있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뛰었다. 아니 걸었다. 나중엔 나무를 지팡이 삼아 걷기 시작했다.


역시 pd가 말렸다. 그만 뛰라고, 몸 상한다고... 작가는 충분하다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방송을 만드는 사람이 그만하면 되었다고 말리는데 이윤석은 뛰고 또 뛴다. 아니 걷고 또 걷고, 지팡이와 함께 3다리로 걷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본 이경규는 포기하려 했던 마음을 포기하고 이윤석과 함께 뛰기 시작했다. 이윤석에게 작가와 pd가 왜 그렇게 뛰려고 하냐고 물었다. 약간은 원망과 속상함이 섞인 질문이었다. 이윤석은 이경규를 위해 뛴다고 했다. 이경규가 뛰니까, 자신도 뛴다는 것이다. 또한 아내와 어머니를 위해 뛴다고 했다. 자신도 끝까지 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자신과의 약속을 위해 뛴다고 했다. 이윤석은 지금까지의 미션 중 제대로 끝까지 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국민약골이란 캐릭터가 아니라 자신의 체력 때문이었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니 자신도 얼마나 속상했을까.

그래서 다시 걷기 시작한다. 안경에는 김이 서리고, 다리는 절뚝거리고, 얼굴을 창백해져서 쓰러질 듯 쓰러질 듯 달리고 또 달린다. 걷는 것이었지만, 누가보아도 그건 뛰는 것이다. 마음 속으로 가장 빠르게 말이다. 이경규는 그런 이윤석의 모습을 보고 또 뛴다. 질 수 없다가 아니라 함께하자는 마음이었다.

이경규와 이윤석의 관계가 참으로 부러웠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올 때 이경규는 이윤석을 하인부리듯 할 수 있기에 좋다고 하고, 이윤석도 자신을 항상 불러주는 이경규가 좋다고 한다. 어찌 볼 때는 이윤석이 이경규의 잔심부름하는 것이 안타까워 보일 때도 있지만, 그것은 이경규와 이윤석의 관계가 그만큼 신뢰를 바탕으로 맺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경규와 이윤석이 도착 지점인 공설운동장에 들어온 것이다. 5시간이 채 안되는 하프마라톤 최장시간 기록을 남기며 말이다. 트랙을 도는 이경규는 100m를 앞에 두고 와락 눈물을 흘린다. 김성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어서 그걸보니 눈물이 났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이경규의 삶에 대한 눈물이 아니었나 싶다. 넘어지고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이경규. 한 때는 정말 일어서지 못할 것 같고, 이제 그의 시대가 끝난 줄 알았지만, 그 또한 포기하고 싶을 때가 계속되었을테지만, 다시 일어나고 또 일어나 지금의 이경규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윤석도 마지막 완주를 하였다. 정말 최고의 기쁨이었고, 감동이었다. 난 TV를 보며 끝까지 이윤석을 응원했다. 아마도 모든 시청자들이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남자의 자격. 오늘 이경규의 눈물로 그 자격이 제대로 세워졌다. 그들은 정말 진정한 남자이다. 모든 남자가 닮고 싶어하는 남자의 모습이 오늘 마라톤과 눈물 속에 있었다.


가시고기 이야기를 들어보았는가? 아빠 가시고기는 엄마 가시고기가 새끼 가시고기를 낳으면 밥도 먹지 않고, 계속 새끼를 지킨다고 한다. 비늘도 벗겨지고, 흐믈 흐믈거리며 끝까지 새끼 가시고기를 지킨다. 그리고 자신의 새끼들을 위해 몸을 내어준다. 그 고기를 먹고 새끼들은 또 다시 아빠 가시고기가 된다고 한다.

남자의 삶은 겉으로 보기엔 가시고기와 같이 보인다. 모든 것을 희생하고 또 희생해야 하는 삶. 하지만 오늘 남자의 자격을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남자의 삶은 남들에게 빼앗길까봐 가족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자신과의 타협을 하지 않으며 끝까지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 그리고 그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여주어 본이 되는 삶. 그것이 남자의 삶, 남자의 자격이 아닌가 싶다. 하프마라톤을 무사히 완주한, 그리고 완주는 아니더라도 체력 이상으로 뛰어 준 김태원과 모든 멤버들에게 당신들이 '최고'라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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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고민은 남자의 자격을 보고 1박 2일을 볼 것이냐, 패밀리를 떴다를 보고 골드미스가 간다를 볼 것인가로 나뉠 것이다. 일밤은 현재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에 해피선데이와 일요일이 좋다의 경쟁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패밀리가 떴다를 보고 1박 2일을 보거나 남자의 자격을 보고 골드미스가 간다를 보기란 쉬운 선택이 아니다. 패떴이 끝나는 시간이 1박 2일이 어느 정도 시작한 다음이기 때문이다. 시간 차이로 인해 해피선데이 혹은 일요일이 좋다를 선택하여 볼 수 밖에 없다.

일요일이 좋다의 장점이라면 패밀리가 떴다에 게스트발로 초반 시청률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패떴을 보기 시작하면 어쩔 수 없이 골미다까지 이어져야 하는 경우가 많기에 유리한 점이 있다. 해피선데이의 장점은 1박 2일을 보기 위해 시청자가 남자의 자격도 덩달아 보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자의 마인드에 있는 것 같다. 일요일이 좋다와 해피선데이에 나오는 출연자들은 예능에서 내로라 하는 연예인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막상막하이지만, 프로그램의 마인드가 굉장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

패떴과 골미다의 특징은? 그들만의 리그가 정답일 것이다. 매우 폐쇄적이고 짜여진 틀에서 움직이는 패떴과 골미다는 연예인들의 개인기들로 가득 채운다. 패떴은 농촌에서 찍는 것이지만, 일은 폼으로 깨적 깨적하고, 게임하기에 올인한다. 게다가 시민들은 지나가는 엑스트라에 불과하다.

이번 회에도 유이와 산다라박이 나와 초호화 게스트발을 살렸다. 하지만 역시 여느 연예인이 나왔을 때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예쁜 여자 연예인이 나오면 남자들이 헤벌레하면서 어떻게든 여자 연예인의 환심을 사려 개인기도 불사한다.X맨의 구애 장면과 매우 비슷하다.

골미다 역시 신선한 소재로 시작했지만, 결국 식상한 이야기로 나아간다. 골미다의 삐끗거림은 노홍철-장윤정 커플로 인해 일어난다. 이 둘이 사귀는 것이 알려지기 바로 전 장윤정은 선을 보았고, 그 후에도 계속 선을 보기 위해 경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윤정이 현영으로 교체되었지만, 현영 역시 동일한 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일요일이 좋다는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점이다.

함께하는 소통

반면 1박 2일과 남자의 자격은 어떠할까? 만약 이들도 동일한 행동을 보였다면 원래 방송 프로그램은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 이해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1박 2일과 남자의 자격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방송된다.

이번 회에서 주인공은 1박 2일 멤버들이 아니라 시민들이었다. 50년만에 처음 만난 선암마을 어르신들이 주인공이었고, 아내와 함께 기념 여행을 온 부부가 주인공이었다. 별명이 강호동이라는 아이와 YB팀의 차량 인도를 했던 아주머니들이 주인공이었다.

귀찮다고, 방해된다고 밀쳐버리는 것이 아니라 안아주고 양해를 구하고, 친구처럼 때로는 아들처럼 구는 1박 2일 멤버들은 마치 내 친구 마냥 느껴졌다. 살갑게 대하는 1박 2일 멤버들을 만난 어르신들의 아들, 딸, 손자, 며느리들은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그것이 바로 시청자가 느끼는 1박 2일에 대한 감정이 아닐까 싶다.

남자의 자격 또한 가슴 뭉클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과연 이 남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걱정되었지만, 그 어느 예능 프로그램보다 가장 신선하고 특이한 캐릭터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미션을 해 나갈 때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나간다. 조종사편은 특히 감동적이었고, 이번 대학 신입생편에서도 학생들과 교수들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다.

당연한 것이 차별화된 해피선데이

방송에 시청자를 참여시키는 것은 해피선데이가 정확하게 잡은 컨셉인 것 같다. 벌써 시청자와 함께하는 1박 2일 2탄에 수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한데다 앞으로도 시청자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방송을 만들 것이라 생각된다. 방송을 보는 사람은 시청자이고,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재미이다. 재미는 자극적인 것에서 나오지 않고 공감을 통해서 나온다.

같은 장면을 보아도 미국인이 웃는 포인트와 일본인이 웃는 포인트가 다르고, 중국인과 한국인이 다르다. 그 이유는 문화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기에 공감대의 형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재미는 공감을 통해 오고, 그 공감은 시청자와 소통했을 때 나오는 것이다. 1박 2일과 남자의 자격이 재미있는 이유는 시청자를 끌여들여 소통을 시도하고, 소통을 통해 공감을 만들어내는데에 있다.

해피선데이와 일요일이 좋다의 차이가 점점 크게 벌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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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이 어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바로 스태프들이 1박 2일 멤버들에게 게임에 져서 전원 야외 취침을 하게 된 것이다. 말이 야외 취침이지 정말 최악의 환경이었다. 이미 모델까지 예약을 해 둔 상태이고, 오랜만에 이명한 PD가 온 시점에 호우주의보가 내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데다, 설마 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기에 야외취침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설마 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나보다. 그리고 1박 2일 멤버들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던 것 같다. 1박 2일팀은 고소해하면서도 미안해하고, 스태프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지만, 먼저 최고참인 이명한 PD가 개집이었던 헛간에 자리를 잡고 누워 솔선수범을 보여주어 다들 자리를 잡고 누웠다. 모든 감독들과 늦게 온 신입PD까지 야외에서 취침을 하였고, 1박 2일은 그것을 또 잘 살려서 내보냈다.

이번 1박 2일은 스태프들이 살렸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1박 2일은 "리얼"이란 단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리얼"을 얻기 위해 "신뢰"라는 것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1박 2일을 해 오면서 여러 구설수에도 올랐기에 그에 대한 집착은 더욱 강한 것 같다. "신뢰"를 얻기 위해 1박 2일은 끊임없이 "소통"을 갈구한다. 그리고 그 "소통"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들어 준다.


이것이 1박 2일의 힘이고 매력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런지 1박 2일에는 장벽이 없다. 친구들이 와도 어울리고, 어르신들이 나와도 어울리고, 아이들이 나와도, 스태프가 나와도, 심지어 외국인이 나와도 처음부터 1박 2일 멤버였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그건 바로 공감과 소통에 대한 노력의 결과라 생각한다.

반면, 시트콤 형식을 추구하고 있는 패떴은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프로그램이 되어가고 있다. 패떴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들만의 리그처럼 느껴진다. 그들끼리 가족이고, 그들끼리 밥 먹고, 게임하고, 자고... 어디에도 끼어들 틈이 없다. 정해진 각본 위에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처럼 느껴지는 패떴을 보고 있으면 가식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김수로의 김꼬마 캐릭터는 이천희가 나가자 바로 김계모의 캐릭터를 없에버리고, 삐지기 잘하는 윤종신의 캐릭터를 살짝 빼와서 김꼬마로 만들어버렸다. 작은 일에도 삐지는 김꼬마의 모습이 그렇게 느껴진다.


패떴은 시트콤을 추구한다. 모든 것이 컨트롤 된 상태에서 촬영이 된다. 그리고 정해진 울타리 안으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마치 트루먼쇼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소통의 부재는 가식을 만들어낼 뿐이다. 그래서 패떴에는 아무도 어울리지 않는다. 어르신들을 허겁지겁 쫓아내기 바쁘고, 어르신들이 오면 바로 집으로 가버린다. 실제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방송에서는 그렇게 보인다. 또한 게스트들 조차 패떴 안에 융화되지 못한다. 어떤 캐릭터라도 만들어주려고 유재석과 이효리가 애를 쓰지만 어떤 캐릭터도 만들지 못하고 패밀리들의 단결된 모습만 보여주고 끝난다.

연예인도 제대로 못살리는 패떴과 외국이도 제대로 살리는 1박 2일의 차이는 바로 소통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뢰와 공감과도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패떴이 1박 2일을 따라하라는 것이 아니다. 패떴은 패떴이고, 1박 2일은 1박 2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소통과 신뢰와 공감을 담아내라는 말이다. 남자의 자격이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는 이 마당에 1박 2일이 시간대라도 바꾼다면 '일요일이 좋다' 자체가 위험하다.



1박 2일은 이미 패떴을 넘어섰고, 남자의 자격도 골미다보다 재미있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통의 부재로 일밤의 아성이 무너진 것을 보고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돌아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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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예능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는 1박 2일은 파죽지세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강호동과 그 멤버들의 유대관계는 점점 끈끈해지고, 그 유대감을 통해 각자의 캐릭터 또한 더욱 확실해져가고 있다.

최근 나온 MC몽의 인디언보이 또한 1박 2일의 절대적인 서포트 하에 일사분란하게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방송 끝나고 뮤직비디오로 3사에서 다 나오더니 여행지로 떠날 때 나오고, 배경음악으로 심심할 때마다 깔리고, 아침 기상송에, 이수근이 오버할 때도 서로 '인디언 보이'를 홍보해주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솔직히 '인디언보이'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들 정도이지만,(최근에는 엔딩 뮤직으로 이수근 노래를 틀어주고 있다) 멤버들과 제작진까지 모두의 유대관계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예능으로서는 최고의 웃음을 가져다 주고 있는데 저번 주 1박 2일은 강호동의 전두지휘하에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몸개그를 보여주었다. 어제 쓴 글 (2009/08/09 - [채널1 : 예능] - 예능의 정석으로 본 강호동과 유재석) 에서 강호동이 희생을 강요하고, 자신이 희생하는 스타일이라 했는데 어제 방송에서도 어김없이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바로 강호동이 난 것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떠오르는 빗발이 거센 날씨에 진흙이 된 운동장. 그들이 펼친 포토제닉 삼단뛰기에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어준 사람은 강호동이었다. 이수근의 '미친 돌기'을 보더니 무언가 자극을 받은 듯 앉아서 웅덩이의 깊이를 가늠하였다. 그리고 더 강렬한 미친 스핀과 함께 접시물에 코박듯 날아서 웅덩이에 바로 쳐 박았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MC면 비 맞기도 싫어할 것 같은데 진흙을 얼굴에 바르고 흙탕물에 코를 박다니 매우 신선했고, 의외적인 상황이어서 배꼽을 잡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강호동의 이런 희생은 다른 멤버들 또한 자극했을 것이다. 요즘들어 부쩍 몸개그가 늘은 김C를 보면 알 수 있다. 얌전했던 김C는 예능이 처음인데다가 내성적인 성격이기에 예능에서는 부족한 끼를 가지고 있다. 오히려 일반인보다 수줍음이 많은 김C는 요즘들어 부쩍 몸개그가 늘었다. 즉, 몸을 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외성이 있을 때 웃음을 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김C가 몸개그를 하면 제일 웃길 수 있다. 소극적이던 그가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강호동의 적극적인 희생으로 자극을 받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강호동의 리더십은 바로 솔선수범이 아닐까 싶다. 먼저 희생하고 먼저 몸개그하고 먼저 망가짐으로 다른 멤버들이 안심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자극을 주어 동기부여를 해주고 있다. 또한 이미 강라인이 되어 강호동을 롤모델과 리더로 삼고 있는 1박 2일 멤버들에게는 강호동을 따라잡기 위해서라도 강호동의 이런 희생적인 개그에 자극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청자의 기대치 역시 의식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못 웃기면 리더도 저렇게 희생적으로 웃기기 위해 노력하는데 멤버들은 농땡이 치고 거저 먹고 있다는 말을 할까봐서라도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호동은 희생적인, 그리고 희생을 강요하는 스타일로 리드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박 2일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구심점인 강호동은 육중한 무게만큼이나 1박 2일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강호동의 개그가 불편한 사람도 물론 있을 것이다. 넘어지고 때리고 입수하는 스타일이 과격하고 오버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그의 기본은 몸개그이다. 희희낙락은 이런 몸개그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예전부터 가장 웃겨왔던 사람들은 모두 몸개그의 달인이었다.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는 이미 찰리 체플린 시절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개그의 기본이 되어왔기에 불편해 한다는 것은 수준이 너무 높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다음 주 외국인 특집이 가능한 이유도 바로 이런 몸개그 때문이다. 몸개그는 전세계에서 다 통한다.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지는 모습을 통해 전 가족이 웃을 수 있는 것이 몸개그이고, 1박 2일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기 때문에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외국인편은 1박 2일의 강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줄 것이다. 그래서 다음 주 외국인 특집이 더욱 기대가 되기도 한다.

만약 강호동이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먼저 흙탕물에 코를 박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요통이 도진 은지원이나 파스를 붙여야 했던 MC몽이 다음 날 촬영을 하려고 하기나 했을까? 아프다고 빠지지 않았을까 싶다. 강호동을 중심으로 더욱 강력한 유대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1박 2일이 앞으로 어떤 일들을 저지를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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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을 보고 뒤집어져 버렸다. 현재 방영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재미있지 않나 싶다. 6명의 멤버들은 확실한 캐릭터를 가지고 캐릭터를 오히려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게다가 1박 2일 자체에 시청자들을 끌어들임으로 확실한 소통법을 보여주었다. 이는 우결이나 패떴과 더욱 비교되면서 상대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다.

소통이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매우 쉽다.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 되는 것이다. 보통은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려고만 한다. 사람들도 말 많은 사람들은 피하고 싶어한다. 인기있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말을 들어줄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방송은 그동안 일방적인 의사소통의 방식, 즉 한쪽만 말하는  방송을 해 왔다. 여러모로 소통의 채널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제작자가 만드는데로 시청자들은 볼 뿐이었다. 이런 방식은 언제나 변화하기 마련이다. 경제에서도 예전 산업시대 때에는 제품을 만들면 사람들이 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즉, 공급이 있으면 수요가 있기 마련이라는 의견이었다. 당시에는 통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품만 만든다고 항상 수요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수요를 먼저 찾고나서 공급을 결정한다. 이는 매우 세분화되어 수요의 니즈를 각 분야별로 나누어 개인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돈이 나오는 곳은 수요에서 나오고, 공급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요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이 왕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방송도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은 당연히 소통이다. 1박 2일은 너무도 잘 듣는다. 적극적으로 시청자를 컨텐츠 안으로 끌여들이기도 한다. 때로는 무모해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항상 대박을 치고,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함께 만들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결이나 패떴은 그저 말하기에 급급하다. 귀는 막고, 누가 뭐라고 하든 절대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럴수록 수요의 곡선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어 안드로메다형 컨텐츠를 제작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너무도 멀리가서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우결과 그 길을 따라가고 있는 패떴은 아직도 자신의 말만 말하기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도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은 듯 한다. 문제의 원인은 듣지 않는데에 있는데, 말하는데에서 원인을 찾은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더 강하게 말하려 한다. 그리고 그것은 시청자들의 반발심만 높이고 있다. 어쩌면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변화를 하려 하지 않는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자전거 패달처럼 멈추면 쓰러지는 경쟁의 세상에 너무 안일한 처사는 아닐까. 그렇기에 반사적으로 1박 2일이 더욱 혜택을 보는 면도 있을 것이다. 1박 2일이 여행하는 곳은 이제 시청자들의 문화가 되어버렸다. 어제의 오빠밴드 글 (2009/08/02 - [채널1 : 예능] - 패떴과 맞짱 뜬 오빠밴드)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파급력은 대단하다. 스타벅스가 그러했고, 나이키가 그러했으며 무한도전의 듀엣가요제가 그러했다.

듣기를 잘하는 사람과 말하기를 잘하는 사람의 성향을 살펴보면, 말하기를 잘하는 사람은 보통 자기 자랑을 잘 하고, 자신의 잘난 점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반면 듣기를 잘하는 사람은 겸손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상대방에게 의지가 되고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예능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는 비단 사람과의 관계나 경제, 예능에서만 나타나는 일은 아니다. 홈페이지의 시대가 끝나고 블로그의 시대가 온 것도 바로 듣는 창구를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댓글을 통해, 혹은 트랙백을 통해 듣는 귀를 가지게 되었기에 말이다. 트위터는 더하다. 한마디 하면 백마디를 들어야 하니 말이다. 앞으로 웹의 변화 또한 듣는 쪽으로 점점 나아가고 있다.

우결과 패떴에게도 전성기가 있었다. 당시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말하기만 계속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1박 2일이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한도전이 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듣는 귀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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